[Global Creative] 크리에이티브와 ‘바나나’
광고계동향 기사입력 2015.12.11 12:00 조회 3867
어린 시절, 감기 정도로는 어림도 없고 몸살로 끙끙 앓을 지경에 이르러서야 잠시나마 그 천상의 맛을 체험할 수 있었던 바나나. 하지만 지금은 명품에서 상품으로 추락해버린 바나나의 처지도 적잖이 애잔한데, 앞으로 바나나를 다시 맛볼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뉴스에 이게 웬 자다가 봉창인지 바나나 뒷다리 긁는 소리처럼 황당하다. 사연인즉, 우리가 마트에서 만나는 바나나는 상업적 판매에 용이하게 최적화된 단일종으로 전 세계 바나나의 95% 정도를 차지하고 있는데, 신종 파나마병인 TR4에 절대 취약하여 바나나 농장의 피해를 막을 방법이 현재로써는 전무하다는 것! 백신도 없고 치료 방법도 없다니 이윤만을 신봉하는 다국적 기업의 비즈니스가 원망스럽기만 하다. 혹여 이런 바나나 신세가 되지 않기 위해서라도 단일종이 아닌 다양한 종으로 진화하고 있는 크리에이티브를 살펴보기로 하자.
 
글 ┃ 박선용 한컴 CR1 그룹 CD


‘기부’를 손쉽게 만드는 따뜻한 생각
 
올해 4월, 네팔에서 있었던 지진은 수많은 인명 피해로 지구촌의 마음을 안타깝게 했다. 세계 각지에서 도움의 손길이 전해졌는데 동영상 채널의 갑(甲) 유튜브도 자신만의 방식으로 기부에 동참한다.

요즘 동영상 채널이 다들 그렇듯 동영상을 보려면 일정 시간 광고를 보아야 하는데 대다수는 ‘SKIP(넘기기)’ 버튼으로 지루함을 탈출하고는 한다. 유튜브는 바로 그 지루함을 참을성으로 치환하여 기부에 동참하게 하는 마법을 부린다. ‘SKIP’ 버튼 위에 ‘Watch to Donate(기부 시청)’ 버튼을 만들어 이 버튼을 누르면 광고를 끝까지 보게 되어 0.01달러를 네팔에 기부할 수 있게 만든 것.

기부 버튼을 누르는 네티즌, 기부금을 내는 광고주, 그 가교 역할의 유튜브 모두를 산타클로스로 만드는 이런 방식으로 네팔뿐만 아니라 아프리카, 인도 등 도움이 필요한 곳에 따뜻한 손길을 전한다고 하니 유튜브에게 귀여운 머리라도 있으면 쓰다듬어 주고 싶을 정도다.
 
▼유튜브의 ‘Watch to Donate’ 캠페인


‘안전’을 잊지 않게 하는 영리한 생각

자동차 사고의 대다수는 부주의에 의한 것일 텐데, 한 연구에 의하면 10명 중 7명은 운전 중 옆에 사랑하는 사람이 있으면 더 주의를 기울이게 된다고 한다. 그러나 가족이나 애인, 친한 친구 등 사랑하는 사람이 늘 운전 중에 옆에 있을 수는 없으니, 프랑스의 알리안츠 생명은 기발한 방법으로 가족들을 차 안으로 불러들인다.

바로 미리 녹음된 가족의 목소리로 ‘FAMILY GPS’ 음성을 만든 것. 차 안에 울려 퍼지는 것은 사무적인 기계음이 아닌 남자친구, 할머니, 아들 등의 목소리다. “자기야~ 여긴 제한속도 50km인 거 알지?”, “아가야~ 이제 좌회전이란다.”, “도로에 뭔가 있는데 조심해요. 바나나 껍질인 것 같아요.”

우리나라 내비게이션 업체들도 사투리 버전, 여자친구 버전 등으로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지만 가족의 목소리는 그 의미가 남다른 것 같다. 필자 역시 혼자 운전할 때는 킹콩이 되었다가 가족이 있을 때는 땅콩이 되는 것으로 보았을 때 이 인사이트는 상당히 잘 찾은 것으로 보인다. 알리안츠 생명에게 앙증맞은 귀가 있다면 잘했다고 귓불이라도 만져주고 싶은 심정이다.

▲프랑스 알리안츠 생명의 ‘FAMILY GPS’ 캠페인

크리에이티브가 바나나처럼 멸종 위기를 피하기 위해

바나나의 멸종 위기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고 한다. 60여 년 전 실패를 다시 반복하는 것은 온전히 인간의 탓이다. 400여 가지가 넘는 바나나 중에, 생산 및 이송과 판매에 유리하다는 이유로 대부분 ‘그로 미셸(Gros Michel)’을 재배하게 된다. 하지만 단일종이다 보니 면역력이 약해져 파나마병으로 멸종되자, 맛은 떨어지지만 파나마병에 저항성을 가졌던 ‘캐번 디시(Cavendish)’가 가까스로 그로 미셸을 대체해 우리 입을 즐겁게 해 온 것이다. 그런데 다시 파나마병의 변종이 현재의 캐번디시 바나나를 괴사시키고 있으니 이 무슨 운명의 장난, 눈물의 신파극이란 말인가?

학자들에 의하면 유전적 다양성이 사라진 개체는 치명적인 질병에 두 손 들고 항복할 수밖에 없다고 한다. 단일종의 위험이라는 원리가 어디 바나나뿐이겠는가? 회의실에서, 역사 교실에서, 의회에서 누군가 한 가지 생각을 강요하고 여러 가지 의견과 가능성 등을 획일화한다면 그곳에서는 열매는커녕 뿌리부터 썩어들어갈 것이다.

설탕을 바른 듯 꿀에 담근 듯 아무리 달콤한 기운이 오더라도 하루아침에 바나나 신세가 되지 않기 위해서라면, 크리에이티브여, 문제는 다양성일세
 
바나나 ·  멸종 ·  다양성 ·  알리안츠 ·  유튜브 ·  기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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