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아트의 24/7] B안
CHEIL WORLDWIDE 기사입력 2012.04.20 03:17 조회 3652




지금 나에겐 코털 정리기와 새로운 스킨로션이 필요하다. 가벼운 런닝화도 있었음 한다. 보풀이 일어난 2011년식 추레한 추리닝을 대체할 배기스타일 트레이닝복도 원한다. 하지만 누가 뭐래도 이 순간 가장 필요한 것은 따로 있다. 지친 내 몸이 안달루시아 사람처럼 안달하는 그것. 그래서 까탈루냐인보다 더욱 까탈스러운 팀장님을 만족시킬 절실한 그것은 바로 A안이다. B안은 안된다. C안 따위는 지금 내 책상 위에도 주체 할 수 없을 만큼 많다.

세상은 두 가지로 구성되어 있다. 남자와 여자, 하늘과 땅 그리고 A안과 B안. 지금 난 그 어느 때보다 원한다. A안을 말이다. 뜬금없는 A안 타령에 짐작들 하셨겠지만 최근 2개의 경쟁 PT에 참여했다. 11명의 AE들과 말을섞고 14명의 제작팀 사람과 몸을 비비대었으며 4명의 CD님과접촉을 했다. 매번 경쟁 PT는 승패를 떠나 소중한 학습의 장을 제공한다. 무엇보다 이것은‘우리’가 벌이는 ‘우리의 싸움이다’라는 감정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박아트 요즘 일 좀 하나보다 잉- 우리 팀이 한다’라는 감정이 동기유발의 한 축이라면 나의 검증이라는 다른 한 축도 있다. 현재 할 수 있는 모든 역량의 총집결이라는 점에서 경쟁 PT 자체는 수많은 고수들의 향연이기도 하다. 하지만 모든 이가 고수는 아니다. 나아갈 방향을 알고 일관되게 갈 길을 가는 사람. 진행하면서 길을 만들고 방향을 짚어가는 사람. 그리고 자기가 어디 있는지도 갈지도 모르는 사람. 세가지 분류에서 겨우 고민하는 법 좀 배웠다는 박아트는 과연 어디에 속하는 사람일까?

몇 날 고민하다, 내놓은 생각의 덩어리가 꽤 그럴듯 해보인다. 아니 완벽하다 싶다. 이리 저리 봐도 막아낼 논리는 완벽하다. 앞 태를 보고 뒤 태를 보면 콘셉트는매우 섹시하기까지하다. 이번 전쟁은 나의 일기토로 마무리 될 듯하다. 아니나 다를까 회의에서 모두들 솔깃한 모양이다. 내가 봐도 괜찮다. 모레까지 디테일하게 손보고 확장시키면 되지 않나 싶다. 하지만 그런 호의적인 분위기는 며칠 만에 달라진다. 스르르 밀려난 나의 완전무결한 생각은 말 그대로 B안이 되어버린다. 모두 각자의 논리와 근거가 있는 만큼 생각의 크기에서 당연하게 밀린 거라지만 마음 한 켠은 아무래도 수긍하기 힘들게 된다. 무수한 정보와 그만큼의 불확실성이 난무하는 과정에서 난 갑자기 그들의 판단에 의문을 표하기 시작한다.

100%의 예지력을 지닌, 그러나 0%의 설득력으로 아무도 귀 기울이지 않는 목소리. 나의 생각은 저주받은 카산드라의 예언이 된다. 아드레날린 분 출량이 줄어들고 괜히 맘에 안 드는 구석도 생긴다.운전석에 앉으면 흥이 나지만 조수석에 앉으면 멀미가 나는 법. 내 생각과 멀다라고 느끼면 가슴은 남의 의견에 쉽게 문을 열지 못한다. 옛말이 맞다. 남의 밭에 김을 매면 오뉴월에도 발목이 시리다고 하지 않았던가? 그제부터 나는 대의를 위해 묵묵히 우리의 A안을 위해 걸어간다.

그러나 여전히 B안으로 몰린 나의 예언은 맘속에 담아둔 채다. 그렇게 마무리한 경쟁 PT의 끝에는 꿀 같은 10시간의 숙면이 주어지고 긴 잠에서 깨어나면 멍한 표정으로 벽지에 시선을 던지게 된다. 그 상태에서 PT의 과정이 정리된다. 내 생각의 허점들이 오렌지 알갱이 마냥 터진다. 그제서야 허점을 지적했던 선배들의 말이 귀에 박히기 시작한다. 나의 한계를 실감하고 나의 생각이 결국 예언도 아닌 그냥 B안이었을 뿐이구나 라는 생각에 미치자 벌어진 입 사이로 나오는 한마디. Open your eyes! 진짜 잠에서 깬다. 다시 한번 질문으로 돌아가 나는 위의 세 가지 타입 중 어느 쪽에 속하는 사람일까? 전쟁이 끝나고 아침이 되자 내가 어디 있는 지를 알게 되는 그 정도의 위인일 뿐이다. 그러니 맨날 B안만 내고 B안만 들고 온다. 언제까지 성장소설만 쓸 셈인지 모르겠다
제일월드와이드 ·  매거진 ·  박병국프로 ·  박아트 ·  A안 ·  B안 ·  광고시안 ·  경쟁피티 · 
이 기사에 대한 의견 ( 총 0개 )
2023년 광고 시장 결산 및 2024년 전망
2023년 연초 광고 시장에 드리웠던 불안한 예감은 현실이 됐다. 지난 2021년 20.4%라는 큰 성장 이후 2022년 5.4% 재 성장하며 숨 고르기로 다시 한번 도약을 준비하던 광고 시장이었다. 하지만 발표된 다수의 전망들은 2023년 광고 시장의 축소를 내다보고 있다.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에 따르면 2023년 광고비는 전년 대비 3.1%p 하락으로 전망됐고, 이중 방송 광고비는 17.7% 감소가 예상됐다.
[월간 2024밈] 4월 편 - 잼얘해봐?
  오늘 점심 떵개했다?  HSAD 광고 사건  펠꾸 모음  카카오톡 미니 이모티콘  잼얘 해봐.   오늘 점심 떵개했다 음식을 맛있게 먹기로 유명한 유튜브 먹방 유튜버 떵개떵. 출처: 유튜브 떵개떵  음식을 맛있게 먹는 떵개떵의 이름에서 따와,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 '떵개했다'라는 말을 사용해요! '오늘 점심
우리의 일상을 금연 동기 가득한 일상으로, “이렇게 참은 김에, 이참에, 금연 어떠세요?”
“금연에 관심이 있는 흡연자들이 금연을 실천할 수 있도록 행동 메시지를 개발해 주세요.”
우리가 사랑한 다이닝, 아웃백 ㅣ 脫 패밀리레스토랑을 위한 2024년 아웃백 리브랜딩 캠페인
“패밀리레스토랑 1등을 넘어 캐주얼다이닝이라는 새로운 시장을 정의, 리딩하고 싶습니다”
근데, 언제 봤다고 주인공이세요?
  눈 떠보니 '나'로 태어난 사람.   기억의 수첩을 뒤적여 본다. 맨 첫 장엔 무엇이 쓰여 있을까. 후뢰시맨 가면을 쓰고 엑스칼리버 장난감을 휘두르던 아이. 다섯 살 첫 기억에서 나는 악의 세력에 맞서는 정의로운 용사이자 세상의 주인공이었다. 좀 더 커서 마왕을 단칼에 썰어버릴 줄 알았던 나는, 거울 속 빨갛게 올라온 여드름 하나에도 어쩔 줄 몰라 하는 어른이 됐다. 정의로움으로 세상을 밝힐 줄 알았던 나는, 블로그
2023년 광고 시장 결산 및 2024년 전망
2023년 연초 광고 시장에 드리웠던 불안한 예감은 현실이 됐다. 지난 2021년 20.4%라는 큰 성장 이후 2022년 5.4% 재 성장하며 숨 고르기로 다시 한번 도약을 준비하던 광고 시장이었다. 하지만 발표된 다수의 전망들은 2023년 광고 시장의 축소를 내다보고 있다.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에 따르면 2023년 광고비는 전년 대비 3.1%p 하락으로 전망됐고, 이중 방송 광고비는 17.7% 감소가 예상됐다.
광고회사 광고주 현황조사
광고회사 현황조사 광고회사 성장세 주춤한 가운데, 해외물량 늘어 ’23년 10대 광고회사 취급액 20조 8,218억 원
HSAD가 선보이는 생성형 AI기반의 ‘LG 힐링미 아르테’ 예술 작품
생성형 AI기술을 활용해, LG전자 프리미엄 안마의자 ‘힐링미 아르테’ 디지털 캠페인 영상이 공개됐습니다.
[Special] 커뮤니케이터가 일하며 꼭 알아야 할 Bible Site
생각의 축을 쌓아 가속도를 붙여야 할 순간, 방전된 배터리처럼 아무 생각도 나지 않는 분, 마케팅 회사에 다닌다는 이유로 늘 트렌드에 앞서야 한다는 중압감을 갖고 계신 분, 쌓이는 일감 앞에 한 호흡 길게 쉬어가는 여유가 필요하신 분 우리가 ‘커뮤니케이터’라는 이름으로 살아가며 몰라서는 안 될 Bible Site를 각 영역별 전문가가 추천합니다.
[캠페인 하이라이트] MCC 고베식당을 이야기하다
크리에이티브 컨설팅, 실행을 담보로 할 수 있을 것인가? ‘MCC 고베식당’ 프로젝트는 둘로 나뉘어진다. 바로 컨설팅과 실행이다. 그 둘이 함께 붙어 있기에 힘을 발휘한 프로젝트였고, 또한 둘로 나뉘어 있기에 어려운 프로젝트기도 했다. 2010년 4월 27일 매일유업에서 날아든 굵직한 숙제 하나. “우유하던 우리가 카레를 하려고 하는데, 어떻게 하면 잘 할지… 총체적으로 해봐!” 그렇게 시작된 숙제는 제일기획으로서는 새로운 ‘제품 컨설팅’ 의 영역이었다. 지금 이 시점, ‘ 크리에이티브 컨설팅’이라 명명된 우리만의 USP(Unique Selling Point)가 되어가고 있지만 초기만해도 가뜩이나 압도적 독점브랜드가 있는 시장 상황 속에 제품개발도 완결되지 않은, 유통도 가격도 결정되지 않은 실로 막막한 프로젝트였다.
2023년 광고 시장 결산 및 2024년 전망
2023년 연초 광고 시장에 드리웠던 불안한 예감은 현실이 됐다. 지난 2021년 20.4%라는 큰 성장 이후 2022년 5.4% 재 성장하며 숨 고르기로 다시 한번 도약을 준비하던 광고 시장이었다. 하지만 발표된 다수의 전망들은 2023년 광고 시장의 축소를 내다보고 있다.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에 따르면 2023년 광고비는 전년 대비 3.1%p 하락으로 전망됐고, 이중 방송 광고비는 17.7% 감소가 예상됐다.
광고회사 광고주 현황조사
광고회사 현황조사 광고회사 성장세 주춤한 가운데, 해외물량 늘어 ’23년 10대 광고회사 취급액 20조 8,218억 원
HSAD가 선보이는 생성형 AI기반의 ‘LG 힐링미 아르테’ 예술 작품
생성형 AI기술을 활용해, LG전자 프리미엄 안마의자 ‘힐링미 아르테’ 디지털 캠페인 영상이 공개됐습니다.
[Special] 커뮤니케이터가 일하며 꼭 알아야 할 Bible Site
생각의 축을 쌓아 가속도를 붙여야 할 순간, 방전된 배터리처럼 아무 생각도 나지 않는 분, 마케팅 회사에 다닌다는 이유로 늘 트렌드에 앞서야 한다는 중압감을 갖고 계신 분, 쌓이는 일감 앞에 한 호흡 길게 쉬어가는 여유가 필요하신 분 우리가 ‘커뮤니케이터’라는 이름으로 살아가며 몰라서는 안 될 Bible Site를 각 영역별 전문가가 추천합니다.
[캠페인 하이라이트] MCC 고베식당을 이야기하다
크리에이티브 컨설팅, 실행을 담보로 할 수 있을 것인가? ‘MCC 고베식당’ 프로젝트는 둘로 나뉘어진다. 바로 컨설팅과 실행이다. 그 둘이 함께 붙어 있기에 힘을 발휘한 프로젝트였고, 또한 둘로 나뉘어 있기에 어려운 프로젝트기도 했다. 2010년 4월 27일 매일유업에서 날아든 굵직한 숙제 하나. “우유하던 우리가 카레를 하려고 하는데, 어떻게 하면 잘 할지… 총체적으로 해봐!” 그렇게 시작된 숙제는 제일기획으로서는 새로운 ‘제품 컨설팅’ 의 영역이었다. 지금 이 시점, ‘ 크리에이티브 컨설팅’이라 명명된 우리만의 USP(Unique Selling Point)가 되어가고 있지만 초기만해도 가뜩이나 압도적 독점브랜드가 있는 시장 상황 속에 제품개발도 완결되지 않은, 유통도 가격도 결정되지 않은 실로 막막한 프로젝트였다.
2023년 광고 시장 결산 및 2024년 전망
2023년 연초 광고 시장에 드리웠던 불안한 예감은 현실이 됐다. 지난 2021년 20.4%라는 큰 성장 이후 2022년 5.4% 재 성장하며 숨 고르기로 다시 한번 도약을 준비하던 광고 시장이었다. 하지만 발표된 다수의 전망들은 2023년 광고 시장의 축소를 내다보고 있다.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에 따르면 2023년 광고비는 전년 대비 3.1%p 하락으로 전망됐고, 이중 방송 광고비는 17.7% 감소가 예상됐다.
광고회사 광고주 현황조사
광고회사 현황조사 광고회사 성장세 주춤한 가운데, 해외물량 늘어 ’23년 10대 광고회사 취급액 20조 8,218억 원
HSAD가 선보이는 생성형 AI기반의 ‘LG 힐링미 아르테’ 예술 작품
생성형 AI기술을 활용해, LG전자 프리미엄 안마의자 ‘힐링미 아르테’ 디지털 캠페인 영상이 공개됐습니다.
[Special] 커뮤니케이터가 일하며 꼭 알아야 할 Bible Site
생각의 축을 쌓아 가속도를 붙여야 할 순간, 방전된 배터리처럼 아무 생각도 나지 않는 분, 마케팅 회사에 다닌다는 이유로 늘 트렌드에 앞서야 한다는 중압감을 갖고 계신 분, 쌓이는 일감 앞에 한 호흡 길게 쉬어가는 여유가 필요하신 분 우리가 ‘커뮤니케이터’라는 이름으로 살아가며 몰라서는 안 될 Bible Site를 각 영역별 전문가가 추천합니다.
[캠페인 하이라이트] MCC 고베식당을 이야기하다
크리에이티브 컨설팅, 실행을 담보로 할 수 있을 것인가? ‘MCC 고베식당’ 프로젝트는 둘로 나뉘어진다. 바로 컨설팅과 실행이다. 그 둘이 함께 붙어 있기에 힘을 발휘한 프로젝트였고, 또한 둘로 나뉘어 있기에 어려운 프로젝트기도 했다. 2010년 4월 27일 매일유업에서 날아든 굵직한 숙제 하나. “우유하던 우리가 카레를 하려고 하는데, 어떻게 하면 잘 할지… 총체적으로 해봐!” 그렇게 시작된 숙제는 제일기획으로서는 새로운 ‘제품 컨설팅’ 의 영역이었다. 지금 이 시점, ‘ 크리에이티브 컨설팅’이라 명명된 우리만의 USP(Unique Selling Point)가 되어가고 있지만 초기만해도 가뜩이나 압도적 독점브랜드가 있는 시장 상황 속에 제품개발도 완결되지 않은, 유통도 가격도 결정되지 않은 실로 막막한 프로젝트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