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a Insight 2] 옥외광고 ‘특정광고물’을 아십니까?
광고계동향 기사입력 2018.10.12 02:49 조회 3745
 
 
최근 옥외광고물법 시행령에 ‘특정광고물’이라는 새로운 분류가 신설되었다. 현 기술 수준을 전제로 한 분류체계 이외에 새로운 기술·소재·미디어를 통한 광고매체를 신속하게 도입하기 위해 현 정부가 권장하는 네거티브 규제 방식을 적용한 첫 사례이다. 이를 통해서 신규 광고매체의 도입뿐만 아니라 현 정부의 산업정책에 어떠한 효용가치가 있는지 소개하고자 한다.  
 
옥외광고의 새로운 분류, ‘특정광고물’규정 신설 

지난 5월 28일,「옥외광고물 등의 관리와 옥외광고산업 진흥에 관한 법률 시행령(이하 ‘옥외광고물법 시행령’)」이 개정되었다. 개정의 중심 내용은 기술·소재·미디어의 발전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새로운 옥외광고물이 시장에 신속하게 도입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기존의 16종1) 이외에 임시적으로 합법적인 광고물로 수용할 수 있도록 ‘특정광고물’을 새로운 분류로 신설하는 것이다. 물론 일정한 시설 내부에 설치되는 광고일 경우 법적인 허가·신고의 절차가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이러한 개정이 그다지 효용이 없을 수 있으나, 시설 내부가 아닌 외부에 설치되는 옥외광고의 경우 이번 개정은 상당히 고무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특정광고물은 현존하지 않는 광고물인 만큼 구체적인 형태나 표시방법을 규정하지 않고 옥외광고정책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행정안전부장관이 정하여 고시하도록 했다. 이는 기존의 옥외광고의 범주와는 다른 형태의 광고가 출현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다. 이러한 개방적인 규제 방식을 도입한 이유는 정부의 ‘포괄적 네거티브 규제 전환’ 에서 기인한다. 
 
 
 
정부의 포괄적 네거티브 규제 전환 

2017년 10월경, 국무조정실은 신정부가 발표한 ‘신산업 네거티브 규제혁파’의 후속 조치로, ‘신산업 분야 네거티브 규제 발굴 가이드라인’을 확정하고 발표했다. 네거티브 규제라 함은 명시적으로 금지되지 않는 한 모든 것이 허용된다고 보는 규제 방식으로, 포지티브 규제(명시적으로 규정된 것에 한해서만 허용)의 반대 개념이다. 사실, 이 명칭은 무역규제 분야에서 발생했다. 수출입 허용 품목에 대해서
명시되어 있는 품목만 수출입이 허용되고 명시되지 않은 품목은 수출입이 제한 또는 금지되는 방식을 포지티브 리스트 시스템이라 하고, 반대로 수출입이 제한 또는 금지되는 품목만 명시하고 명시된 품목 이외의 모든 품목은 수출입을 허용하는 방식을 네거티브 리스트 시스템이라 한다. 얼핏 보면, 네거티브 규제 방식의 네거티브가 ‘부정적인’이라고 해석되는 영어 단어(Negative)이기 때문에 좋지 않은 것이라고 오인할 수 있지만, 산업계의 입장에서는 금지되는 것만 하지 않으면 다른 모든 것을 할 수 있다는 개방적인 의미이기 때문에 오히려 규제라기보다 완화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개념도 복잡한 이 ‘네거티브 규제’에 ‘포괄적’이라는 추상적인 수식어가 붙어버렸다. 그럼 기존의 네거티브 규제와 정부가 말하는 ‘포괄적’네거티브 규제는 무엇이 다른 지가 궁금할 것이다. 정부의 보도자료에 따르면, 포괄적 네거티브 규제 방식은 기존의 요건 나열식 네거티브 리스트(협의)에서 벗어나, 포괄적 개념 정의와 유연한 분류체계 도입을 통한 유연한 입법 방식을 도입하고 규제 샌드박스 등 혁신제도까지 포함하는 개념으로 정립했다. 여기서 말하는 유연한 분류체계라 함은 현 기술 수준을 전제로 한 분류체계 이외에 기타 유형을 포괄하는 혁신 카테고리를 신설한다는 의미이다. 가령, 국내의 경우 차량을 분류하는 체계는「자동차 관리법」에 따라 규격(경형, 소형, 중형, 대형) 과 종류(승용, 승합, 화물, 특수, 이륜)로 규정한다. 이 경우 새로운 형태의 혁신적인 자동차가 출현할 시 기존 분류체계에는
포함되지 않아 자동차로 등록할 수 없어 시장 출시에 어려움이 발생한다. 반면, 유럽(EU)의 경우 모터사이클을 L1~L6으로 분류하고, 여기에 속하지 않는 차량은 L7로 분류하여 새로운 형태의 차량 출현 시 신속한 수용이 가능하다. 이러한 관점을 옥외광고산업에 적용한 결과, ‘특정광고물’의 도입이 가능하게 된 것이다.
 
옥외광고물법은 전형적인 포지티브 규제 방식을 가지고 있다. 허용되는 광고물의 종류가 정해져 있으며, 광고의 종류별로 표시 방법(크기, 설치 위치, 수량 등)이 규정되어 있다. 종류에 따라서는 디자인이나 색상까지도 규정되어 있는 경우도 있다. 틀에 박힌 규제 방식이다 보니 규제에 융통성이 없는 것이고 새로운 광고 유형이 출현할 때마다 규제에 가로막혀 산업의 발전이 더디다는 산업계와 학계의 비판이 끊이질 않았다. 이에 대한 응답이라고 해야 할까, 디지털 광고물이 도입되던 시기인 2016년도만 해도 가장 ‘아날로그’스러웠던 법령이 이제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발맞춰가는 모습이다. 
 
첫 번째 특정광고물 사례 기대 

지속적으로 새로운 옥외광고가 등장하는 것은 산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특정광고물의 사례는 아니지만 얼마 전 개봉한 미래사회를 그린 영화 ‘인랑’에서 낯익은 광고물이 눈에 들어왔다. 바로 택시표시등 전광류 사용 광고(이하 ‘택시표시등 광고’)였다. 사실 택시표시등 광고는 이미 2014년 법령의 개정을 통해서 시범사업으로 허용된 바 있으며, 그 이듬해 행정안전부와 국토교통부의 합동고시를 통해 대전에서 첫 사업이 시도되었다. 그러나 사업자 선정 문제로 난항을 겪다가 지난해 6월 에서야 실제 운행이 시작됐다. 이 시범사업의 사업기간은 옥외광고물법 시행령 제19조의 2에 따라 2019년 6월 말까지로 정해져 있으나 운영에 대한 평가 결과에 따라 그 시기가 연장될 수 있기 때문에 그 추이는 지켜봐야 할 것이다. 고무적인 것은 최근 행정안전부가 택시표시등 광고의 적용지역을 수도권
지역으로 확대할 준비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림1 참조]
 
 
 

한편, 산업통상자원부와 행정안전부는 친환경 자동차인 전기차의 충전 인프라 확충을 위해 전기차 충전소에 상업광고를 허용하여 충전사업을 지원할 계획이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연구 보고서인 ‘전기차 충전 서비스 시장 활성화를 위한 정책 연구’에 따르면, 미국 OpConnect 社는 미국 내 500여 개 충전소를 운영(2014년 기준) 하고 있으며, 충전기는 주로 쇼핑센터·대형마트·상업용 건물·대학교의 주차장 등에 설치되어 전기차 충전기 이용자들과 함께 일반 보행자들에게도 광고를 노출한다. 국내에서 개발 중인 노상주차기가 결합된 충전기를 해외 사례와 같이 광고매체로의 활용할 경우 특정광고물로 지정되는 첫 번째 사례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림 2 참조] 
 
 
 
개인적으로 기대되는 새로운 옥외광고매체는 홀로그램과 증강현실을 이용한 옥외광고이다. 현재 상용화 된 홀로그램 옥외광고는 눈에 잘 보이지 않는 투명한 막에 빔을 투사하여 홀로그램인 것처럼 구현하는 방식을 사용하고 있지만, 미래사회를 그린 영화 ‘공각기동대: 고스트 인 더 쉘’에서는 우리가 상상하는, 허공에 떠있는 홀로그램을 건물 크기만 한 형태로 구현하고 있다. 또한 모바일 기기와 연동된 증강현실(Augmented Reality, AR)은 물리적인 구조물에 대한 규제가 대부분인 옥외광고에 있어서 창의적인 해법으로 제시되고 있다. 버스 쉘터 옥외광고에 증강현실을 이용한 ‘Pepsi Max - Unbelievable’은 이미 유튜브에서도 상당히 많은 뷰(View)를 기록하며 성공적인 광고캠페인으로 회자된 바 있으며, 스마트폰을 이용한 ‘이케아 플레이스(Ikea Place)’ 역시 소비자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한 성공적인 사례로 기록되어 있다. 최근에는 스마트폰을 넘어서 웨어러블 디바이스(Wearable Device)의 발달로 인해서 안경에도 증강현실이 접목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 의 보고서2)에 따르면, AR산업의 시장규모 중 광고는 전자상거래, 하드웨어에 이어 세 번째 순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AR기술을 통해서 착용한 안경(Head-mounted display, HMD)에 실시간으로 정보를 띄어주는 것도 가능해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이 가능하다. [그림3 참조] 
 
 
 

정부정책과의 연계를 잊지 말아야 

전형적인 포지티브 규제인 옥외광고물법에 ‘특정광고물’이라는 새로운 분류의 추가는 네거티브 규제 로의 첫 번째 시도이자 개방적 사고방식의 DNA가 새롭게 이식된 사례라고 볼 수 있다. 새로운 제도의 도입이 단순히 광고매체를 더 늘리는 역할만 하기보다는 현 정부가 추진하는 일자리 창출 정책이나 중소기업 활성화 정책과 연동될 필요가 있다. 국내 광고산업이 약 12조 원 대를 기록3)하고 있는 가운데 온라인 및 디지털 광고는 점차 증가하고 있지만 기존 4대 매체(방송, 인쇄 등)의 비율은 점차 줄어들고 있다. 전체 시장규모가 정체되어 있는 상황에서 신규 매체의 등장은 기존 매체시장의 잠식을 뜻한다. 특정광고물이라는 새로운 분류가 도입됨에 따라 옥외광고시장에도 새로운 매체의 등장 가능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 이를 통해서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되고 새로운 기업들이 창업과 성장을 도모한다면 단순히 신규 광고매체라는 의미를 넘어서 옥외광고산업 전체의 새로운 모멘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옥외광고 ·  광고 ·  정책 ·  규제 ·  옥외광고물법 ·  특정광고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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