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END/LIFE] 과거로 가는 사람들, ‘레트로’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HS Ad 기사입력 2018.09.18 12:00 조회 4753
 
 
혹시 돌아가고 싶은 과거의 시절이 있나요? 2015년 취업포털사이트 ‘커리어’가 20대 취준생 대상으로 벌인 설문조사에 따르면 ‘과거로 돌아가고 싶은 적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응답자의 92%가 ‘그렇다’고 응답했습니다. 우리에게 그리움과 향수, 그리고 부모님 세대의 트렌드를 새롭게 발견하는 재미를 안겨주는 ‘레트로’ 열풍! 왜 우리는 레트로에 매력을 느끼는 것일까요? HS애드 블로그에서 그 이유를 분석해 보았습니다.  
 
낡을수록 매혹적이다, 지금은 ‘레트로’시대 
 
레트로는 ‘Retrospect(회상)’의 줄임말로 옛날의 상태로 돌아가거나 과거의 체제, 전통 등을 그리워하여 그것을 본뜨려는 경향을 말합니다. 특히 유행에 민감한 패션 분야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는데요. 눈 깜빡할 사이 빠르게 변하는 트렌드 속에서도 자신만의 고유한 문화를 지향하는 일명 ‘힙스터(Hipster)’들에게 특히 주목받고 있는 트렌드입니다.   
 
 
 
▲음료수를 사면 사은품으로 증정하던 유리컵이 '빈티지'로 인정받으며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이미지 출처: 광고고전 유튜브 채널)
 
그런데 최근 불고 있는 레트로 열풍은 특정 계층의 취향을 넘어서 대중에게 사랑받는 트렌드로 진화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빈티지’를 표방한 제품의 유통이 끊임없이 늘고 있으며, 이미 사라지거나 유행이 지난 브랜드의 제품 수요가 증가하는 추세에 있기 때문입니다.  
 
최근 중고거래 사이트에서는 재미있는 중고제품을 찾아볼 수 있는데요. 주스나 커피, 우유를 사면 사은품으로 제공되었던 상표가 새겨진 유리컵이 2~3만 원 대의 가격으로 거래되고 있는 것입니다. 1980년대 어느 가정에서나 쉽게 발견할 수 있었던 사은품 유리컵이 ‘레트로’, ‘빈티지’라는 이름과 함께 ‘잇템’으로 재탄생한 것이죠.  
 
하늘 아래 같은 레트로는 없다 
 
최근처럼 레트로 문화가 활성화되기 이전에도 ‘복고풍’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트렌드 중 하나였습니다. 유명 관광지나 테마파크 등지에서 ‘옛날 교복 체험’이나 ‘추억의 뽑기’ 등을 쉽게 만나볼 수 있었던 것이 그 예입니다. 그런데 최근의 복고 경향은 그 형태가 좀 달라 보입니다. 이전의 복고 유행이 일회성 체험이나 간접 경험에서 그쳤다면, 최근 불고 있는 레트로 열풍은 마치 시간적 배경 자체를 과거로 옮기는 행위처럼 보이기 때문입니다. 
 
  
 
대중음악 분야에 있어서도 이러한 복고 추구의 변화는 뚜렷합니다. 이전에는 옛 인기 가요를 단순히 듣는 것으로 복고를 즐겼다면 오늘날 레트로는 그 시절 제작된 LP판과 전축을 구해서 그 시절의 방식을 사용해 감상하는 것처럼 보다 적극적이고 완전한 형태의 복고를 추구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더 오래된, 더 레트로한 무드를 찾는 젊은 세대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익선동, 을지로 등 도심 속 오래된 지역이 주목받고 있으며, 구도심의 오래된 가게터에 들어선 레트로 빈티지 카페도 인기입니다. SNS에서 입소문을 타면서 인기를 모으고 있는 이들 레트로 카페는 적극적으로 복고를 즐기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기존의 지역색과 융화되어 지역 고유의 멋을 살린 ‘핫 플레이스’로 사랑받고 있습니다. 
 
  
 
▲최근 SNS에서 많은 화제를 모으며 인기를 얻고 있는 디제잉 바 '감각의 제국' 인스타그램. 을지로에 자리잡은 '감각의 제국'은 80년대 무드에 젖을 수 있는 레트로 클럽이다 (이미지 출처: 감각의 제국 인스타그램) 
 
레트로 자체를 새로운 하나의 트렌드로 받아들이는 젊은이들도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추억을 회상하기 위하여 복고를 지향하는 것이 아니라 생소하고 이색적인 유행의 흐름으로 레트로를 인식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유행에 힘입어 최신 트렌드와 기술의 편리함을 결합한 레트로 또한 속속 선보이고 있습니다. 겉에서 볼 때는 오랜 시간 전통을 고수한 노포처럼 보이지만 내부를 들여다보면 최근 유행하는 이국적인 메뉴, 화려한 디저트를 만날 수 있는 레트로 카페가 인기를 끕니다. 
 
많은 수의 레트로 카페나 레스토랑은 SNS를 통한 고객과의 소통에 적극적입니다. 입소문을 모으고 널리 알려지는 경로 또한 SNS를 통하는 경우가 많죠. 컨셉과 지향점은 아날로그적이며 복고적인 무드를 추구하지만 고객과의 접점은 스마트하게 가져가는 이들의 모습은 ‘뉴트로(New-tro, 새로움(New)과 복고(Retro)를 합친 신조어로, 복고(Retro)를 새롭게(New) 즐기는 경향)’라고 불리며 젊은 세대에게 반향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또한 경제불황 속에서 작지만 확실한 행복을 추구하고자 하는 ‘소확행’이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으면서, 이색적인 카페를 찾아가 디저트를 즐기고 SNS에 남기는 ‘인증샷’을 찍는 이른바 ‘카페놀이’가 젊은 층의 호응을 얻고 있는 것 또한 레트로 카페의 인기 요인 중 하나로 분석됩니다. 
 
컬쳐 & 라이프스타일을 아우르는 ‘레트로’ 열풍 
 
‘레트로’ 열풍은 대중문화와 접목되어 더욱 강력한 확산성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서울에서 가장 오래된 빵집으로 명맥을 이어오던 ‘태극당’은 tvN의 인기 드라마 ‘응답하라 1988’에 등장한 이후 제2의 전성기를 맞이했습니다. 드라마 속에 등장한 1980년대의 빵집은 그 시절을 기억하는 사람들에게는 향수를 불러일으켰고, 젊은 세대에게는 신선함으로 다가왔습니다. 빠르게 바뀌는 유행 앞에서 피로감을 느끼던 대중에게 느리지만 정겨운 옛 명소의 재발견은 즐거움과 신선함을 안겨주었습니다. 
 
 
 

▲아이유(IU)의 리메이크 앨범 ‘꽃갈피 둘’의 표지 사진 (출처 : 아이유 공식 페이스북)

 
가수 아이유(IU)의 리메이크 앨범 ‘꽃갈피’를 위시하여 ‘슈가맨’, ‘복면가왕’ 등의 방송 프로그램, 최근 일본에서 리메이크 개봉되기도 한 영화 ‘써니’ 등의 대중문화 콘텐츠는 ‘힙(hip)’한 트렌드로서의 레트로 열풍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입니다. 그때 그 시절로 타임머신을 타고 날아간 듯, 완벽한 재현과 함께 그 시절의 스타를 소환해 보여주는 대중문화 콘텐츠는 이 시대가 원하는 레트로의 모습이 어떤 것인지 가늠할 수 있도록 합니다. 
  
레트로 열풍의 이면에 숨은 ‘부작용’ 

한편,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두루 인기를 얻고 있는 레트로 문화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습니다.  
 
  
 
레트로 문화의 인기에 따라 오랜 역사와 전통을 가진 동네의 가게 터를 임대해 카페나 음식점을 개업하는 사람들이 늘어났는데요. 골목상권이 활성화되고, 자본과 인구가 대량 유입되면서 자연스럽게 임대료와 권리금이 천정부지로 치솟았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현상의 이면에는 기존 사업자들이 비싼 임대료를 버티지 못하고 내몰린 가운데 거대 자본이 유입되는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 현상이 가속화될 위험이 있습니다. 또한 기존에 있던 가게들이 떠나면서 본래 동네가 가지고 있던 고유의 개성과 지역색이 사라지게 되고 결국 상권 붕괴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생겨날 수도 있습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오랜 시간 동네에 살고 있던 원주민들은 인기를 얻는 동네의 모습이 ‘빛 좋은 개살구’에 불과하다며 분통을 터뜨리곤 합니다. 레트로 문화의 유행이 쇠락한 동네의 부활을 가져오기도 하지만, 자본주의의 논리가 지나치게 개입될 경우의 부작용 또한 만만치 않다는 것은 ‘레트로의 딜레마’입니다. 
 
  
 
장기적인 경제불황과 취업난 등으로 눈 앞의 현실을 걱정해야 하는 청춘이 낭만, 여유, 문화 등을 논하는 것은 어쩌면 사치처럼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레트로 문화에 동조하는 사람들이 늘어난다는 것은 이렇듯 빡빡한 세태에 대한 나름의 ‘저항’일 수도 있습니다. 단순한 호기심을 넘어 하나의 트렌드가 된 레트로 열풍 속, 과거를 그리워하는 청춘들의 심리를 짚어 보아야 하는 까닭이 여기 있습니다. 
 
낡고 오래된 것들이 전해주는 느린 감성은 과거에 대한 동경과 그리움의 차원을 넘어서, 급변하는 시대의 흐름으로 발생하는 회의감과 피로를 해소하는 탈출구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레트로 문화의 유행은 이전 세대에 대한 공감대 형성뿐만 아니라 지금 세대에 대한 이해의 기반이 되어 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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