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eRATING GENeRATION] 새로운 세대의 등장, 변화의 선물
INNOCEAN Worldwide 기사입력 2014.06.24 09:37 조회 6910

새로운 세대의 등장, 변화의 선물

시대를 읽는 관점에 따라, 사람의 욕구에 따라 세대가 형성되고 발현된다.
이러한 세대는 정치와 사회, 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경계를 허물기도,
다시금 확고한 고정관념과 편견을 양산하기도 한다. 우리 사회를 움직이는 분명한 이유, ‘세대’를 말한다


Generation is Generating Power
TEXT KIM CHAN HO (PROFESSOR OF SUNGKONGHOE UNIVERSITY)

우리에게 세대는 무엇인가
요즘 일부 초등학교에서는 아이들이 40대 중반을 넘은 여자 선생님을 ‘할매’라고 부른다고 한다. 노인의 사회적 기준 연령이 점점 낮아지는 추세다. 그런 분위기를 반영하는 화장품 광고 문구들이 있다. ‘안티에이징’, ‘에이지 어웨이’ 등이 그것이다. 동안(童顔) 열풍 속에서 사람들은 나이가 한 살이라도 젊어 보이게 하려고 안간힘을 쓴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고령화가 진행되는 가운데, 늙어가는 것에 대한 두려움과거부감이 극심해지는 것이다. 거기에 맞물려, 노년이 되기 훨씬 이전부터 나이를 매우민감하게 의식하고 세대를 엄격하게 구분하는 경향이 짙어진다.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세대는 무엇인가. 왜 그것이 점점 중요해지는가.


인류가 살아온 역사의 대부분은 변화가 매우 완만하였다. 그래서 한 개인의 인생은 충분히 예측 가능한 시나리오대로 영위될 수 있었다. 전통이라는 것이 사회의 작동 원리로 견고하게 자리 잡고 있는 동안, 그것은 세대를 넘어 안정적으로 재생산된 것이다. 삶의 양식이 대물림되고 복제되면서 ‘할아버지의 과거 = 손자의 미래’라는 등식이 성립하였다. 여기에서 젊은이의 존재는 그렇게 의미 있게 부각되지 못한다. ‘점잖다’는 표현에서 알 수 있듯이, ‘젊지 않다’는 것은 인격적으로 어느정도 수양된 상태를 뜻하는 것이다. 젊은이들은 늙은이들을 떠받들고 그들의 가르침에 따름으로써 사회적인 역할을 원만하게 수행할 수 있었다.

그런데 근대사회로 접어들면서 상황은 바뀐다. 산업혁명과 시민혁명을 두 축으로 사회 전체가 격동하는 가운데 젊은이들이 그 혁신의 주역으로 떠오른 것이다. 구질서를 타파하고 새로운 체제를 수립하는 과정은 필연적으로 기성세대의 부정을 수반하게 된다. 프랑스 혁명을 주도한 조르주 당통의 경우 20대 청년으로서 동료들과 함께 그렇게 엄청난 일을 꾀했다. 그러한 흐름은 20세기에 들어와서 더욱 분명하게 나타난다. 대중문화(Popular Culture)라는 것은 기본적으로 젊은 세대의 전유물로 출현하였고, 유럽의 68혁명에서 미국의 반전 운동 및 히피 문화에 이르기까지 청년들은 고루한 어른들에게 반기를 들었다. 한국에서도 4.19혁명, 6.3학생운동, 87항쟁에 이르기까지 민주화 운동의 핵심에는 대학생들이 있었다.

그렇게 격렬한 정치적·사회적 변동 속에서도 개인의 일생은 상당 부분 예측 가능한 경로를 따라 전개되었다. 산업화에 힘입어 경제가 꾸준하게 성장하는 상황에서 사람들의 물질적인 삶도 함께 향상되었는데, 기본적으로 그 혜택은 개개인의 능력에 따라 차등적으로 누릴 수 있었다. 그런데 산업사회가 성숙하는 후기 근대에 접어들면서 사람들의 인생항로는 점점 불투명한 것이 되어간다. 과잉 생산, 자동화, 글로벌화 등의 영향으로노동시장에서의 경쟁이 점점 치열해짐에 따라, 취직 연령은 자꾸만 늦어지고 퇴직 연령은 점점 빨라진다. 그런 가운데 집값은 너무 비싸져서 젊은이들의 혼인이 힘들어진다. 결혼 연령이 늦어지고 결혼했다 해도 아이를 낳지 않는 부부가 늘어난다.

따라서 이제는 같은 30대라 해도 그 처지가 천차만별이다. 누구는 고액 연봉을 받으면서 경제적 기반을 착실하게 닦아가고, 누구는 창업을 해서 사장님 행세를 하고 다니는데, 나는 아직 한 번도 월급을 받아본 적이 없는 빈털터리다. 누구는 신혼의 단꿈에 젖어 있고, 누구는 벌써 이혼에 재혼 경력까지 있는데, 나는 아직 연애조차 제대로 해본 적이 없다. 60대의 삶도 제각각이기는 마찬가지다. 누구는 손주 키우는 재미에 푹 빠져있고, 누구네 아들은 취직도 결혼도 하지 못한 채 아직 부모 집에 얹혀산다. 어떤 이는 안정적인 연금에 자녀가 꼬박꼬박 부쳐주는 용돈으로 여유 있게 살아가는데, 그 친구는 아들의 사업자금 융자보증을 섰다가 빚더미에 올라앉았다. 이처럼 모든 세대에 걸쳐 같은 연령대라 할지라도 살아가는 모습과 형편이 판이해지는 상황에서 세대를 중심으로 사회 구성원들이 정체성을 공유하기는 쉽지않다.

하지만 그런 가운데서도 세대 간의 단절은 점점 깊어지고 있다. 강의실에서 한 가지 간단한 조사를 해본 적이 있다. 자신이 지난 일주일 동안 휴대폰에 등록된 이름들을 헤아려보도록 했더니 그 대부분이 자기 세대에 집중되어 있다는 점이다. 익숙하게 알고 지내는 몇몇 친구들끼리만 소통하고 있었다. 전화만이 아니다. 그들의 일상에서 어른과의 접촉이 거의 없다. 물건을 살 때 몇 마디 말을 주고받는 것 말고, 자기의 생각을 드러내거나 중요한 문제를 의논하거나 자신의 심경을 털어놓는 일은 거의 없는 것이다.

사회심리학에 ‘의미 있는 타인(Significant Other)’이라는 개념이 있다. 자신의 삶에 매우 중요하고 한 개인의 자기 평가에강한 영향을 끼치는 사람으로서, ‘사회화’ 과정에서 매우 중요한 존재다. 그냥 스쳐 지나가거나 무심하게 바라보는 대상이 아니라, 지속적인 상호작용 속에서 자아의 성장을 도모할 수 있는 상대를 말한다. 그가 살아가는 모습이 자기의 인생에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주고, 그의 과거와 현재에서 자신의 미래를 탐색할 수 있다면 의미 있는 타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기성세대는 젊은이들에게 그러한 존재가 되지 못하는 듯하다. 아무런 의미가 없고 관심도 생기지 않는 사람, 함께 생활하고 있지만 최소한의 접촉만 하고 소통은 가능하면 피하고 싶은 남남이 되어가는 것이다.

그렇게 기성세대와 단절되어 있다면 젊은이들끼리라도 단단하게 유대를 맺고 있는가 하면 그렇지도 않은 듯하다. 그 점이 예전의 젊은이들과 다르다. 근대의 청년들은 기성세대의 낡은 질서를 해체하면서 새로운 세계를 창조한다는 자부심으로 꽤 탄탄한 결속을 다졌다. 한국에서는 4.19세대부터 386세대까지 그러했다. 그런데 90년대 이후등장한 신세대, X세대 등은 소비적인 감성 코드를 중심으로 편제되고 호명되었다. 그러다가 2000년대에 접어들어 ‘몇 만원 세대’가 새로운 칭호로 떠올랐다. 역사를 움직이는 주체가 아니라 상품시장과 노동시장에서의 위치를 근거로 젊은이들이 대상화되는 것이다.

지금 젊은이들이 성인으로 자립해가는 생애 경로는 계속 비좁고 험난해진다. 능력이 있고 노력을 기울여도 삶의 여건이 나아지기 어렵다. 그런데 이는 비단 청년세대만의 정황이 아니다. 지난번 선거에서 20-40이라는 세대 구분이 쟁점으로 떠올랐듯이, 생존의 버거움을 느끼는 세대의 폭은 점점 넓어지고 있다. 고도성장의 열매가 부동산 가격의 상승으로 집약되면서 30~40대의 자가 소유가 갈수록 어려워질 뿐 아니라, 조급한 마음에 빚을 얻어 집을 장만했다가 하우스푸어가 된 이들이 많다. 이런 경제적인 여건 속에서 그들은 20대와 비슷한 정치적 의사를 표명한 것이다. SNS나 팟캐스트 등의 미디어가 그 폭넓은 세대의 결속을 촉진했다. 그 힘은 사회의 기틀을 쇄신하는 잠재력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50대 이상과 완전히 절연하고 배타하는 구도가 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그 세대도 20대와 통하는 접점이 있을 수 있다. 노동시장에서 퇴출당한 이들과 노동시장에 진입하지 못한 이들이 기존의 산업 영역 바깥에서 새로운 경제를 창출해갈 수 있는 것이다. 물론 엄청난 장애물들이 있지만 우리의 삶이 지속가능하기 위해서는 과감한 시도가 필요하다. 그 도전이 성과를 거두려면 사회와 경제의 비전을 외형적 성장이 아닌 생활의 내실에 두는 정치권력이 탄생되어야한다. 작은 일상 세계에서 다양한 가치를 창출하고 공유할 수 있도록 내부 순환경제를 디자인해야한다. 저출산 고령화시대에 육아와 돌봄을 근간으로 지역사회가 재구조화되어야 하고, 생태계 위기를 맞아 문화적 부가가치의 창출이 절실하다. 그런 문명의리모델링에서 젊은 세대가 노년 세대와 함께 협력하면서 기여할 수 있는 여지가 많다.

21세기에는 세대 간의 구별이 뚜렷해지는 한편, 그들 사이의 긴밀한 소통과 협조가 절실해진다. 그 어느 시대보다도 불확실하고 위험한 세상을 살아갈 젊은이들은 자기 나름의 삶의 양식과 인생의 항로를 암중모색하고 있다. 그를 위해서 많은 것이 필요하다. 현실의 흐름을 폭넓게 조망하는 시야, 자기의 잠재력을 냉철하게 발견하는 통찰, 생애의 시나리오에 대한 풍부한 상상력, 좋은 삶에 대한 믿음과 열망, 그리고 실패의 위험을 무릅쓰고 도전하며 창조할 수 있는 용기…. 여기에서 기성세대는 어떤 존재인가. 젊은이들은 험준한 길 찾기의 과정에서 어른들을 의미 있는 타인으로 만날 수 있어야 한다. 어른들은 자신의 삶에서 얻은 안목과 지혜 그리고 살아가는 힘을 다음 세대에게 물려줄 수 있어야 한다.


From A Branding Point of View
TEXT park jae hang (INNOCEAN worldwide )

브랜딩 관점에서 본 세대 만들기
2003년 약 4년간의 미국 주재 생활을 마치고 귀국하여 자리를 잡자마자, 몇몇 친구가 그 층 구석의 회의실로 불렀다. 자신들이 새롭게 떠오르는 세대 하나를 파악하여 그들의 성격을 정리했는데, 그 세대를 어떻게 불러야 할지 작명과 관련한 아이디어를 달라는 것이었다. 간단하게 그 세대에 관한 설명을 듣고, 며칠 고민하면서 이리저리 단어와 알파벳을 조합한 몇 가지를 내놓았으나 호평을 받지는 못했다. 결국 다른 분이 낸 안이 채택되어서 세상에 발표가 되었다. 바로 ‘P세대’였다. P세대는 그 해의 주요 신조어이자 시사용어로 선정될 정도로 널리 회자되었다. 그리고 다른 알파벳을 단 세대들이 줄을 이었다. 2011년에는 ‘애국심(Patriotism)’에 초점을 맞춘 다른 의미의 P세대를 모 신문에서 주창하곤 했다


알파벳 수프 속의 세대들
원조 P세대 이후 어느 지루한 회의 자리에서 주제에서 벗어나 혼자 머릿속으로 단어 퍼즐 놀이를 했다. 알파벳을 가지고 이리저리 단어를 만들어보는 놀이였다. 그러다 불현듯 지금의 20~30대의 속성과 ‘I’로 시작되는 여러 단어가 잘 들어맞는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인터넷(Internet)으로 시작하여, 바로 그 자리에서 뭔가 이루어져야 하는 인스턴트(Instant)적인 성격, 해외 경험이 이전 세대와 비교하여 많고(International), 본능에 따른 행동 경향이 짙고(Instinct), 깊은 뜻보다 재미를 추구한다(Interest) 등등 여러 단어가 쏟아져 나왔다.
그래서 이들을 ‘I 세대(Generation-I)’라고 명명하고 글을 한번 쓸까 하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I 세대’는 많이 들어본 것 같았다. 다른 알파벳들을 가지고 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궁리를 하는데, 알파벳을 이용하여 명명된 여러 세대가 굳이 자료를 따로 찾지 않아도 툭툭 떠올랐다. 호기심으로 세대명에 아직 쓰이지 않은 알파벳이 있는가 찾아보았다. 웹사이트 검색 결과, 알려진 정도나 설득력과 적합도에는 차이가 있지만 26자의 알파벳 모두가 세대를 가리키는 데 쓰이고 있었다.
알파벳이 세대를 가리키는 데 잘 쓰이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이다. 브랜드에 역시 알파벳이 많이 쓰이는 이유와 일맥상통한다.
1. 단순/강렬함 - 한 자로 표현한다.
2. 이해/용이함 - 누구나 대충이라도 읽고, 알고 있다.
3. 연상/확장성 - 자유롭게 뜻을 상상할 수 있다.

X세대 이전의 명멸한 세대들
알파벳 한 자만이 쓰인 것은 아마도 ‘X세대’가 효시가 아닌가 싶다. 그 이전 서구에서는 주로 특정한 성격을 지닌 소수집단에 대해 단어를 만들어 붙이는 경우가 많았다. 1950년대 기성질서에 저항하는 문학을 추구하고 공연을 하던 젊은 예술인 집단에 붙은 ‘비트세대(Beat Generation)’에서 ’비트닉(Beatnik)’이란 단어가 나왔고, 이어 1970년대에 ‘히피(Hippie)’로 약간 성격이 변하여 대를 이었다. 이 두 세대의 출생과 성장기를 가른 것이 제2차 세계대전이다. 비트닉은 한창 감수성 예민한 10대에 전쟁을 겪었고, 히피들은 그야말로 전후 세대이다. ‘40세 이상은 믿지 말라’, ‘금지하는 것을 금지하라’며 베트남전에 대한 반전운동과 함께 기성세대에 저항하고, 그들이 만든 질서를 조롱했다. 반전, 자연, 평화운동을 주창했다고 해서 이들을 ‘플라워(Flower)세대’라고도 부른다. 그러나 많은 히피가 암울했던 1980년대를 거치면서 정반대 성향의 ‘여피(Yuppie)’로 변신했다. 인구통계학적인 용어로 보면 여피가 제2차 세계대전 직후부터 1990년대 초반까지 베이비부머에서 가장 눈에 띄는 집단이라고 할 수 있다. 여피들은 자본주의의 첨병 노릇을 하며 ‘탐욕의 80년대’를 이끌었다. 그리고 여피들의 바로 아래 세대가 X세대이다. X세대 이후로 예전에 온갖 알파벳이 난무하던 IBM의 제품명을 두고 누가 ‘알파벳 수프’라고 표현한 것처럼 세대명에서도 N세대, Y세대 하는 식으로 알파벳이 줄을 이었다.

한국에서의 세대는 1980년대 말까지는 특정 시기의 정치적인 사건을 두고 주로 명명되었다. 1945년에 태어났다고 해서 ‘해방동이’라고 불리던 이들은 자신의 뜻과는 상관없이 호칭 자체로 지난한 현실 속의 몇 안 되는 위안 거리가 되었다. 1960년의 4.19혁명과 1963년의 한일협정 반대 시위인 6.3의 주축이 되었던 이들은 1960년대 후반부터 자연스럽게 4.19세대, 6.3세대로 불렸다. 그리고 1970년대에 들어서도 정치권과 갈등을 빚었던 대학생들을 중심으로 1972년 친위쿠데타로 제정된 유신헌법 이후라고 해서, 유신 치하에서 수시로 발동되던 ‘긴급조치’에 휘몰렸다고 해서, 당시의 대표적인 학생운동사건이었던 ‘민청학련’에 연루되었다고 해서 각각 ‘유신 세대’, ‘긴조 세대’, ‘민청 세대’라는 말이 쓰였다. 이들 용어는 대상도 극히 한정적이었고, 사회학적이나 마케팅적으로 해석할 여지란 거의 없었다. 386세대, 이제는 486을 거쳐 5자가 앞에 보이는 세대도 정치적 함의가 앞선 조어였다. 1980년대 그것도 1987년 이후에나 어느 정도 정치적인 숨통이 트이고, 글로벌 소비체제에 편입되면서 사회문화적인 세대에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했다. 물론 미국에서 나온 X세대도 있었지만, 일본의 영향이 더욱 컸다.

제2차 세계대전 전 일본의 세대 구분 기준은 천황이었다. 쇼와(昭和)천황이라는 히로히토(裕仁)가 세상을 떠났을 때, 어느 노인이 자결을 하면서 가족들에게, “천황과 함께 죽을 수밖에 없는 ‘메이지(明治) 세대’의 마음을 이해해달라”는 유서를 남긴 것을 기억하고 있다. 그런 식으로 당사자들도 구분을 했고, 당연히 메이지세대의 뒤를 다이쇼(大正)와 쇼와(昭和) 세대가 이었다. 전후에 미국의 베이비부머에 해당하는 ‘단카이(團塊) 세대’가 나타났고, 반항적인 청년 세대로 이시하라 신타로의 ‘태양족’이 화려하게 등장했다. 1960년대 이후 거센 학생운동의 물결 속에 이름부터 전투적인 냄새가 물씬 나는 ‘전공투(全共鬪) 세대’가 사회를 뒤흔들었다. ‘전공투’란 ‘전학공투회의’의 줄임말로 1980년대 한국의 ‘전대협(전국대학생협의회)’과 비슷한 기구였다. 전공투 세대도 여러 가지로 분화했다. 적군파(赤軍派)와 같이 과격 조직화하며 내부 다툼으로 비극적인 최후를 맞이한 무리가 있는가 하면, 정치적 이슈에서 한걸음 빠져 작은 재즈바를 내며 소설을 쓰게 된 무라카미 하루키와 같은 문화계로 진출한 인사도 다수 있다. 전공투 세대와 같은 정치성향은 과감히 탈색시키면서 나타난 세대를 일본에서는 그때까지 전혀 보지 못한 유형이라고 해서 ‘신인류(新人類)’라고 불렀다. 어느 시대에나 있는 ‘신세대(新世代)’보다 앞선 세대와의 차이가 두드러진 표현이었다.
한국에서는 신세대가 주로 쓰였다. 신인류가 일본에서 나온 표현인 까닭도 있지만, 단순히 ‘새롭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차별화될 만큼 기성세대의 힘이 강고 했으며, 변화에 대한 막연한 부정적 심리가 사회 전반에 자리 잡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신세대’라는 가치중립적인 용어로부터 발아된 세대 브랜딩은, 한반도와 정치라는 기존의 한계를 넘어 글로벌 권역과 라이프스타일의 영역까지 아우르며 백화제방(百花齊放)의 시기를 맞이했다. 그 첫 번째가 바로 X세대였다.


세대명 짓기-관점을 명확히 해야

1990년대 초 대학생들을 초청하여 집단간담회를 하는데 한 친구가 전통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는 식의 발언을 했다. 그러더니 바로 “그렇지만 저도 X세대라요”라고 덧붙였다. 세대도 브랜딩 차원에서 접근해야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여기서 확연하게 드러난다. 기성세대의 가치도 존중하지만, 그들과는 선을 긋고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한다는 말을 ‘X세대’라는 세대명 하나로 간단하게 해결했다. 당시 소위 미시족에 해당한다는 소비자집단과도 비슷한 집단토의를 했는데, 아무래도 나이가 더 위라서 그런지 적극적으로 자신을 미시족이라고 표방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나름 우리가 정했던 미시족의 요소들에 얼마나 많이 해당되는지 체크한 연후에는 자신들도 미시족이라며 은근히 자부하며 즐거워했다. 이들이 2000년대 중후반 대한민국의 쇼핑생활을 앞장서서 이끌어갔다. ‘아줌마’라는 시대와 무관한 중성적인 존재감이 소비생활의 주체이자 우리 사회의 핵심인자로 발돋움하는 계기를 ‘미시족’이라는 브랜딩에서 찾을 수 있다.
브랜딩은 단순한 이름짓기가 아니다. 현재의 모습을 스냅샷처럼 집어내기도 하지만, 작자와 대상의 방향성이 우선 담보되어야 한다. 그리고 기존의 세대명과 다른 점이 있어서 화제를 불러일으킬 수 있어야 한다. 그런 면에서 ‘88만원 세대’는 탁월하다. 경제학자로서 명명자의 관점이 명확하다. 그리고 해당 세대에게 현실을 직시하며 기성 질서를 바로잡도록 행동을 촉구한다. 무엇보다 알파벳 수프에서 빠져나온 숫자 브랜딩의 힘이 있다.
앞으로 어떤 세대가 나올 것인가? 시대를 읽는 관점에 따라 다양한 세대가 나올 수 있다. 같은 특징의 제품에 다른 브랜드가 붙기도 하지 않던가? 역사가 현재의 역사가와 과거의 사실 사이의 부단한 대화의 산물이라면, 세대란 현재의 사실을 미래의 프리즘에 통과시켜 얻은 스펙트럼이다.


What is Separate Customer?
TEXT KIM MIN JOO (CEO, READ & LEADER)

세대는 기본적으로 연령을 기준으로 한다. 20대 전반, 20대 후반처럼 기간이 아주 짧지는 않지만 10년, 20년, 30년 정도의 기간이 많다. 그냥 물리적 나이를 기준으로 해서 청소년 세대, 청년 세대, 4050 장년 세대, 5060 노년 세대로 구분하기도 하고, 태어난 연도를 기준으로 하여 전후 세대, 베이비붐 세대, IMF세대, Y세대, N세대, G세대 같은 특정 표현을 쓰기도 한다. 하지만 이러한 세대 구분도 처음에는 나름 의미가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 차별적 의미가 퇴색되기도 한다.
예를 들면, 인터넷이 급속히 확산되면서 인터넷을 잘 구사하는 N세대가 부상했지만 이제는 그 이전의 세대도 인터넷을 많이 사용하게 됨에 따라 N세대의 중요성이 줄어든 것이다. 우리나라는 편의상 세대 구분을 하지만 이러한 세대 구분이 자칫 잘못하면 세대 간 괴리를 더욱 고착화할 수도 있다. 사실 위 세대의 일부 진보적 사람들은 아래 세대의 느릿한 사람보다 훨씬 앞서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노년 세대의 세분화, 뉴시니어 세대
노년 세대 사람들이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면서 노년세대를 더욱 자세히 구분해야 할 필요가 생겼다. 예를들어 베이비부머 세대가 나이가 들었는데 이들이 스마트폰을 많이 보유하고 SNS도 많이 사용하면서 스마트부머(Smart-Boomer) 세대라는 말이 최근 들어생겨났다. 이들 베이비부머 세대 중 고소득, 고학력자들은 라이프스타일이 매우 세련되어 있기 때문에 기존의 시니어 세대와는 달리 감성적 소비가 많아 이들은 뉴시니어(New Senior)로 구분짓기도 한다. 미국의 워싱턴D.C. 바로 인근에는 메릴랜드 주의 베데스다(Bethesda) 지역이 있다. 이 지역은 미국 전체에서 주민의 학력 수준이 가장 높은 곳으로 유명하다. 그래서인지 최대 서점인 반스앤드노블 내의 스타벅스 커피전문점에 가면 책을 보는 노인을 매우 많이 발견할 수 있다. 이곳에는 예술 영화를 전문적으로 보여주는 예술 영화관이 잘 운영되고 있는데 노인 부부들이 이 영화관의 주요 고객이다. 관람객의 평균 연령은 70세 정도로 매우 높다. 미국의 최대 인터넷서점인 아마존에서 판매하는 북리더인 킨들(Kindle)로 이북을 보는 사람들은 생각보다 나이가 높다. 우리나라에서는 나이가 들면책을 보는 사람들이 크게 줄어드는데 우리나라도 어느정도 시간이 지나면 인텔리 시니어 세대가 늘어나면서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비즈니스가 성황을 이룰 것이다

장년 세대의 취미가 청년으로 확장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주말에 산에 오르는 것은 주로 장년 세대의 아웃도어 활동이었다. 노년 세대도 일부 등산하기는 했으나 부상 위험이 도사리고 있기 때문에 등산하는 노년층은 그리 많지 않았다. 하지만 산 정상을 정복하는 것이 아니라 산 아래 자락을 트레킹하는 길이 많이 개발되어 청년 세대도 트레킹을 즐기게 되면서 아웃도어 스포츠웨어 시장이 급팽창하게 되었다. 최근 들어서는 여성 전용 아웃도어 브랜드도 출시되었다. 장년층의 대중문화 취미도 청년층으로 얼마든지 확산될 수 있다는 것은 ‘세시봉 콘서트’ 신드롬을 통해 알 수 있다. 과거 7080세대가 흠뻑 빠졌던 포크 음악이 세시봉 콘서트를 통해 2030세대에 퍼지면서 이들의 감성을 자극하면서 포크 뮤직 감상과 기타 배우기 붐이 일어났었다.


소비자를 구분하는 다양한 잣대
우리 인간은 모두 소비자다. 소비하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소비자마다 소비하는 행태는 모두 다르다. 사람들이 많아질수록, 소득이 많아질수록, 개성이 심할수록 소비자의 행태는 더욱 다양해진다. 그래서 자신들이 만들고 판매하는 상품을 마케팅해야 하는 기업은 편의적인 목적으로 소비자의 유형을 찾고자 한다. 그래서 기업들은 그동안 성, 연령, 세대, 지역, 소득, 학력, 가치관, 라이프스타일, 심리행태 등 수많은 잣대를 들이대며 소비자를 분석 해왔다. 때로는 특정 잣대가 영향을 많이 미치기도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훨씬 다양한 잣대가 생기면서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 중에 세대(Generation)는 중요한 잣대로 작용하고 있다


커피 가격에 대한 세대 간 의식 차이
최근 들어 커피전문점의 커피 가격이 다양화되면서 커피 가격이 약간씩 낮아지고 있지만 식사 가격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그런데 이런 커피 가격이 과연 비싼가 하고 앙케트 조사를 해보면 비싸지 않다고 말하는 사람이 생각보다 꽤 있는데 이런 응답자 중에는 20대가 많다. 그 이유는 이들은 커피를 음료 자체로 보지 않고 커피전문점에서 마음대로 공부도 하고 책도 보고 친구들과 대화를 하며 시간을 부담 없이 보내는 수단으로 본다. 즉 커피 자체에서 느끼는 만족감도 중요하지만 커피전문점 공간을 사용할 수 있는 데에서 만족감을 많이 느끼기 때문에 4천원 정도의 가격은 그리 비싸지 않다고 보는 것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주말에 커피전문점에서 노트북으로 작업하는 장년층을 많이 목격할 수 있다. 또 커피전문점에서 아이를 가진 다른 엄마들과 정보를 교환하고 자신의 아이에게 교육을 하는 카페맘(Café Mom)도 자주 눈에 띈다.


럭셔리 소비의 계층화
최근 몇 년 동안 우리나라에서 럭셔리 소비는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빈부 격차는 심해지고 있지만 국내에 럭서리를 판매하는 매장이 자꾸 늘면서 고소득층은 럭셔리 소비를 늘리고 있고, 소득이 적은 사람들도 돈을 아껴서 럭셔리 소비를 늘리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 럭셔리 소비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소비자는 중국이나 일본 등의 외국 여행객들이다. 또 럭셔리에도 계층화가 이루어져 가격대가 매우 높은 위버럭셔리(Uberluxury)가 형성되고 있다. 물론 이 위버럭셔리의 소비층은 소득 수준이 높은 중장년 세대다. 반대로 가격대가 저렴한 맥럭셔리(Mcluxury)의 소비층은 소득 수준이 낮은 청년층이다.


컴팩트 에코카는 젊은 층에서 다른 층으로 확산

에너지 가격이 좀처럼 떨어지지 않자 연비가 높은 자동차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연비가 좋은 기아자동차의 매출이 급증하는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소형차 종류가 많은 기아자동차는 그동 안 젊은 층을 대상으로 경쾌한 이미지, 활력 있는 이미지, 좋은 디자인 이미지를 강조했는데 컴팩트 에코카(Compact Eco Car) 이미지도 크게 주효했다. 앞으로 에너지 가격이 크게 떨어지지 않는 한, 컴팩트 에코카는 나이가 많은 소비자층으로도 확산될 것이다


은퇴 세대의 전 세계 여행 수요 증가
2012년에는 ‘버킷 리스트(Bucket List)’가 크게 유행할것 같다. ‘버킷 리스트’라는 이름의 영화도 이미 있었지만 죽기 전에 하고 싶은 것을 적은 리스트다. 사람들은 죽음에 임박한 사람들만 버킷 리스트를 쓰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어떤 연령의 사람들도 이 버킷 리스트를 쓸 수 있고,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달성하면 리스트에서 해당 항목을 지우면 된다. 많은 사람이 만든 버킷 리스트 중에는 전 세계 여행이 들어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은퇴 후 가장 되고 싶은 사람이 있는데 그분은 바로 KT 대표 출신으로 192개 국가에 부인과 함께 배낭여행을 한 이해욱님이다. 경제 활동을 하는 우리나라 사람 천 명에게 조사를 해본 결과 무려 39%의 응답자가 그를 은퇴 후 롤 모델로 꼽았다.
다른 사람들이 이해욱님처럼 모든 나라를 배낭여행할수는 없다 하더라도 패키지 여행을 포함하여 다양한 여행 방식을 통해 전 세계를 여행하고 싶은 욕구는 많다. 만약 보험사나 은행이 사람들이 평소에 적금을 들었다가 은퇴 후에 전 세계 여행을 할 수 있는 금융상품을 만든다면 50대와 60대의 해외여행 소비는 크게 늘어날 것이다.


블루 잡, 옐로 잡, 그린 잡, 레드 잡
최근 들어 청년 세대에서 직장을 구하기가 매우 힘들어지고 있다. 자조적인 88만원 세대라는 어휘는 이미 구식이 될 정도로 일반화되었다. 청년들에게는 네 가지의 직업 유형이 있다.
대기업이나 정부기관 같은 대규모 조직에서 안정적으로 일하는 직업은 블루 잡(Blue Job)인데, 전체 직장 중에 10%를 차지하고 있을 뿐이다. 두 번째 유형의 직업은 옐로 잡(Yellow Job)인데, 개성이 매우 강해 조직에는 어울리지 않아 아티스트나 디자이너처럼 개인적으로 혹은 소규모 조직에서 제공하는 직업을 말한다.
그린 잡(Green Job)은 친환경적이어서 농업, 수산업, 임업에 종사하거나 환경 NGO에서 일을 하는 것을 말한다. 마지막으로 레드 잡(Red Job)은 건설 일용직처럼 불안정하게 하루하루 일하는 직장을 말한다.
이 네 가지 직장 유형 중에 어떤 곳에서 일하느냐에 따라 그들의 소비행태는 매우 다르다. 이런 직업 분류는 사실 청년에만 국한되지 않고 다른 세대에도 해당된다.문제는 블루 잡의 비중은 자꾸 줄어들고, 옐로 잡과 그린 잡, 레드 잡의 비중은 점차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이처럼 소득의 양극화는 세대와 관계없이 진행되고 있다. 정부가 경제 성장 정책과 소득 재분배 정책을 크게 바꾸지 않는 이상 이러한 소득의 양극화와 소비의 양극화 현상은 계속 지속될 전망이다.
세대 간 소비 격차는 앞으로 어떻게 될까? 세대는 앞으로 더욱 세분화될 것이다. 그리고 소비자들이 다양화되면서 세대 간에 소비행태가 겹치는 크로스오버(Cross-Over) 현상은 더욱 가속화될 것이다. 청년 세대의 소비행태가 노년층으로 확산되고 반대 방향의 소비행태가 확산 또한 진행될 것이다. 그리고 한때 성립되었던 세대 구분도 시간이 지나면서 그 의미가 퇴색되기 때문에 과거의 세대 구분을 맹목적으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그리고 세대 구분을 지나치게 획일적으로 하면 사회적으로 세대 갈등을 조장하게 되므로 자제할 필요가 있다.


The Birth of Generation
TEXT LEE GEUN(PROFESSOR OF SEOUL NATIONAL UNIVERSITY)

새로운 젊은 계급의 탄생
세대 간 갈등과 차이가 한국 사회에서 지니는 의미가 최근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한국의 세대 갈등과 차이는 아래 세대가 가지는 위 세대에 대한 존경과 의존, 그리고위 세대의 과도한 통제와 훈계에 대한 반항, 시대의 변화를 이해 못하는 어른들에 대한 불만이 공존하는 유교질서 안의 세대차이와 세대 간 갈등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장유유서라는 유교질서가 서서히 붕괴되면서 생겨나는 새로운 형태의 세대 갈등 및 차이가 나타나고 있다.
유교질서가 붕괴하면서 생겨나는 세대갈등 및 차이는 한 사회의 작동원리 자체가 바뀌는 신호탄과 같은 성격을 지닌다. 즉 정치, 경제, 사회적으로 엄청난 충격을 주는 사건이다. 이렇게 엄청난 사건이 발생하게 된 배경에는 젊은 세대의 교육 수준의 급격한 향상과 기술의 혁명적 변화가 자리 잡고 있다. 이제 장유유서라는 유교질서가 붕괴할 정도로 혁명적인 변화를 표상하는 새로운 세대 갈등에 대해서 좀 더 자세히 살펴보기로 한다.

‘장유유서 질서’의 의미
장유유서 질서라는 것은 농업경제가 근본이었던 전형적인 전근대 사회의 질서이다. 전근대적인 농업경제 사회에서는 경제성장이 정체되었기 때문에 산업생산을 통한 새로운 부의 창출을 기대하기 어려웠다. 따라서 나의 부를 증진하기 위해서는 남의 것을 빼앗아야 했는데, 이러한 속성은 기본적으로 사회의 안정을 해치게 되어 있다. 농업경제는 유목경제와 달리 한곳에 오래 정착하는 경제이기 때문에 사회의 안정이 더더욱 중요한 정치 및 경제의 덕목이다. 따라서 전근대적인 농업경제에서는 부의 분배가 나이를 기준으로 이루어지고, 윗사람은 아랫사람에게 베풀고 아랫사람은 윗사람을 공경하면서 사회의 안정을 지키는 장유유서의 유교적 질서가 태동할 수 있었다. 또한 보편적인 근대교육이 보급되지 않은 전근대의 시기에는 경험을 통해 습득한 기술과 지혜가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오랜 시간 동안 경험을 쌓아온 어른들이 사회의 주축이 되고, 또 그들의 의견과 지혜를 경청하지 않을 수 없었다. 전근대적인 농업경제를 오래 지속해온 한반도에서는 이웃한 패권국 중국의 이념적 영향을 받아 장유유서 질서라는 것이 생겨났다.
이러한 장유유서 질서의 붕괴가 최근 급속도로 이루어지고 있다. 그것은 다름 아닌 교육의 보편화와 정보화 기술의 발달, 그리고 젊은 세대의 일방적 충성의 관계로 변질된 세대 간 역할 분담에 대한 불만이다.


‘장유유서 질서’의 붕괴와 새로운 형태의 세대 간 갈등
대한민국에 급속한 근대화가 이루어지면서 비로소 정체된 경제가 성장이 가능한 경제로 바뀌기 시작했다. 따라서 능력과 기회와 운이 주어지면 나이의 벽을 뛰어넘어 부와 권력을 획득, 축적하는 경우가 생겨났다. 정치적으로는 현격하게 젊은 박정희 정부의 등장과 그 정부의 파격적인 나이를 초월한 인사, 경제적으로는 젊
은 신흥 재벌들의 탄생 등 장유유서 질서를 넘어서는 현상이 생겨났다. 하지만 이들 신흥 세력들의 노령화와 기득권 세력의 견고한 벽에 부딪혀 장유유서 질서는 쉽게 붕괴되지 않았다. 장유유서 질서의 붕괴는 더욱 긴 시간이 필요한 것이다. 이러한 질서의 붕괴에 가장 큰 역할을 한 것이 바로 근대적 교육의 보편적 보급이다.
과거에는 사회와 경제에 대한 지식이 주로 경험과 어른들의 가르침을 통하여 전달, 전수되었고 지식 못지않게 세상을 살아가는 지혜 역시 중요했지만 이제는 그러한 것이 매우 체계화된 교육과정과 교재를 통하여 대다수의 젊은 세대에게 교육되고 있다. 경제와 사회가 작동하는 원리에 대해서 보다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지식이 젊은 세대들에게 전달, 전수되면서 지식의 세대간 역전현상이 발생한다. 이제 어른들보다 훨씬 책을 많이 읽고, 외국어도 잘하고, 글로벌한 견문도 넓고, 경제가 돌아가는 원리, 세상이 돌아가는 원리를 체계적으로 습득한 젊은 세대가 등장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위 세대에 대한 젊은 세대의 경쟁력 우위는 정보화 기술의 진보에 의하여 현격하게 벌어진다. 소위 컴퓨터와 스마트폰 등으로 대표되는 정보화 기기는 세상의 다양한 정보를 언제 어디서나 용이하게 얻어낼수 있도록 하였고, 기술과 경제의 발달 및 세계화는 세상을 더욱 복잡하게 만들어 정보의 부족은 곧 경쟁력의 저하로 연결되는 세상이 되었다. 불행하게도 대부분의 위 세대는 정보 취득의 시간과 장소 및 정보의 질과양이 제약되는 종이신문과 TV만을 통하여 정보를 취득하고 있어서 정보화 기술에 능숙한 젊은 세대와 비교할 때 현격히 떨어지는 정보 경쟁력을 가지게 되었다. 또한 농경사회와 달리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기술과 지식은 대부분 컴퓨터라는 정보기기를 사용하여 얻고 활용되고 있기 때문에 컴퓨터와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못하는 위 세대는 자연스럽게 경쟁력의 뒤편으로 밀려나고 있다.
장유유서 질서의 붕괴를 가져오는 또 하나의 요인은 바로 세대 간 역할분담에 대한 합의의 균열이다. 전술한바와 같이 전근대 농경사회에서는 경제성장이 정체되어 있었기 때문에 부의 분배와 사회적 역할분담이 나이를 기준으로 하여 이루어졌고, 나이가 들 때까지 젊은 세대는 위 세대를 공경하면서 보호와 가르침을 받고 위 세대는 나이를 먹으면서 혜택이 늘어가는 동시에 아래 세대에게 상당한 책임을 지는 역할분담이 이루어진다. 그런데 이러한 장유유서의 질서가 근대화가 되어도 지속될 수 있었던 것은 대한민국이 초고속 성장을 하면서 성장의 과실을 젊은 세대도 나누어 가질 수 있는 여유와 희망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성장이 더뎌지면 문제가 달라진다. 위 세대는 끊임없이 나이를 기준으로 하여 저성장의 과실과 특혜를 지속하려 하는 반면 아래 세대는 현재 시대에 맞는 객관적 경쟁력을 기준으로 하여 부와 권리를 나누고자 할 것이다.


‘테크놀러주아지’의 탄생과 세대 간 갈등의 미래
최근 발생하고 있는 세대 간 갈등은 바로 이러한 전혀새로운 사회경제적 배경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이는 현재의 세대 갈등이 기존의 세대 간 갈등과 그 성격이 확연히 구분되는 계급적 성격의 갈등으로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즉 과실의 크기가 늘어나지 않는 저성장의 시대에서 정보지식,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현재의 경쟁력을 기준으로 부와 권리를 배분하고자 하는 젊은세대와 전근대적인, 혹은 고속 성장 시대의 기준으로 부와 권리를 배분하고자 하는 위 세대 간의 갈등이 형성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공교롭게도 최근 부와 권력이 소위 상위 1%에 의해 독점되면서 분배구조가 심하게 왜곡되기 시작하고, 또 많은 젊은 세대에게 기회가 닫히면서 나이를 기준으로 하는 분배질서와 정보지식 경쟁력을 기준으로 하는 분배질서 간의 충돌이 더욱 심해지기 시작했다. 신기술과 지식을 가진 지식경제시대의 젊은 부르주아지와 옛날의 기준으로 특권을 요구하는 산업화 시대의 위 세대 간의 싸움이 시작된 것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앞으로의 세대 간 갈등은 저성장 시대에서 구질서를 지키려는 위 세대와 신질서를 만들려는 젊은 세대 간의 계급적 갈등이 될 것이다. 이는 과거와 같은 단순한 세대차이가 아니라 분배질서를 둘러싼 정치적 세대 갈등이고, 이러한 갈등은 정치의 장인 투표소와 광장에서 지속적으로 노정될 것이다.
최근 안철수에 열광하고 박원순 서울 시장을 탄생시키는 데 혁혁한 공로를 세운 젊은 세대는 바로 구질서에 대항하여 저성장의 과실을 공정하게 나누고자하는 새로운 계급이다. 즉 이들은 지식과 창조성, 정보력이라는 경쟁력을 기준으로 부와 권리가 분배되는 새로운 질서를 요구하고 있다. 그리고 그러한 노력이 과거와 같은 폭력적 혁명이 아니라 투표장에서 결실을 이룰 수 있다는 것을 새롭게 학습하고 있다. 또한 이들은 자신과 같은 젊은 구성원을 능숙하게 다룰 줄 아는 SNS(Social Network Service)라는 정보화 네트워크를 통하여 결집하고 집단행동을 하고 있다. 최근의 몇차례의 재보선 선거는 이들 젊은 세대의 정치적 힘을 확인해준다. 그러한 의미에서 이 새로운 세대를 다음과 같이 개념화할 수 있을 것이다. 이들은 1789년 프랑스 혁명을 통하여 구질서인 앙상 레짐을 깨고 신질서를 구현하려는 당시 부르주아지와 유사하게 오늘 대한민국의 구질서에 대항하여 신질서를 만들려고 한다. 하지만 이들은 폭력적 수단이 아니라 테크놀로지와 선거를 통하여 새로운 혁명을 시도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이들을 지식경제 시대에 정보화 테크놀로지라는 생산수단을 보유한 새로운 형태의 부르주아지, 즉 ‘테크놀러주아지’(테크놀로지 + 부르주아지)라고 부를 수 있지 않을까.
새로운 ·  세대 ·  변화 ·  알파벳 ·  X세대 ·  장년세대 ·  청년 ·  커피 ·  럭셔리 ·  소비 ·  컴팩트 ·  에코카 ·  은퇴 ·  여행 ·  블루잡 ·  옐로잡 ·  그린잡 ·  레드잡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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