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일 광고에 클래식을 입혀라!
무엇보다 롯데백화점과 앙상블 디토가 만난 배경이 궁금하다.
박정일 부장 : 젊은 층이 롯데백화점의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졌고, 그에 맞춰 광고의 타깃층을 낮춰보자는 의도에서 출발했습니다. 가장 중점을 둔 것은 ‘새로움’이라는 가치였어요. 백화점 광고는 30,40대 여성 고객을 타깃으로 많이 진행되었고, 그 또래 여성이 모델로 많이 등장했는데 모델이나컨셉트 면에서 새로움을 추구한 거죠.
유세종 팀장 : 현재 롯데백화점은 문화와 환경을 중요한 가치로 인식하고 있어요. 백화점 내부에서 여러 방면으로 친환경 정책을 실현하고 있고, 고객에게 고품격 문화 백화점이라는 이미지를 선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죠. 그동안 모델로 활동한 발레리나 강수진에 이어 고품격 문화 백화점의 이미지를 이어갈 모델을 선정하는 데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우선 젊고, 롯데백화점이 중국과 러시아에 진출한 만큼 국제적인 이미지를 갖춘 인물이면 좋겠다고 생각했죠. 여러 클래식 음악가가 물망에 올랐는데, 진취적이고 역동적으로 성장해 나가는 롯데백화점과 가장 잘 어울리는 모델이 ‘디토’라는 결론을내렸습니다.
앙상블 디토의 인지도에 대한 확신이 있었나?
유세종 팀장 : 물론 그런 고민도 했죠. 하지만 리처드 용재 오닐이나 임동혁은 이미 국제적으로 인정 받는 뮤지션이고, <인간극장>이나 <베토벤 바이러스> 등을 통해 얼굴을 비춘 적이 있어 많은 분이 알고 있어요. 스테판 재키나 쟈니 리도 잘생긴 외모와 독특한 이력 덕분에 인기가 높아지는 중이고요. 스타급 모델은 아니지만 이번 광고를 통해 서로 윈윈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 생각했어요. 그 일환으로 지난 연말 롯데백화점과 디토가 연계해 프로모션을 진행했습니다.
박정일 부장 : 이번 광고는 새로운 상품을 알리는 데 중점을 둔 광고가 아니라 누구나 알고 있는 롯데백화점에 어떤 이미지를 씌우느냐는 것이 중요했기 때문에 모델 인지도 부분을 크게 걱정하진 않았습니다. 모델이 광고의 전부를 차지하는 것은 아니니까요.
외국 분위기가 난다. 촬영지는 어디인가?
문성환 대리 : 외국에서 촬영한 것으로 알고 있는 분도 많은데 송도 컨벤시아에서 촬영했어요. 앙상블 디토의 글로벌한 이미지를 살리기 위해 이국적인 장소를 찾으려 고심했고 결과적으로 만족합니다.
연주를 들을 수 있어서 촬영장 분위기가 좋았을 것 같다.
서혜숙 부장 : 촬영에 쓰인 악기는 저희가 촬영 소품용으로 빌린 것이라서 조율도 제대로 되지 않은 상태였어요. 동시 녹음이 아니어서 그들에게 열심히 연주하는 것을 요구하지도 않았죠. 하지만 그 끼는 숨길 수 없더라고요. 멤버 중 한 명이 음 하나만 연주해도 금세 합주가 시작돼 촬영장이 공연장이 되더군요. 요즘 국내에서도 인기가 많아져서 표 구하기가 쉽지 않은데, 즉석에서 공짜 공연을 본 셈이죠.
문성환 대리 : 촬영 중에 첼로 받침대가 부러지는 일도 있었어요. 고가의 악기였고 한 대밖에 준비되지 않은 상황이어서 스태프 모두 당황하고 있는데 첼리스트 스테판 재키가 직접 나서서 뚝딱 고치더라고요. 멋지게 연주하는 모습만 보다가 뭔가를 ‘수리’하는 모습을 보니 색달랐죠.
가장 ‘끼’가 많은 앙상블 디토 멤버는 누구인가?
문성환 대리 : 단연 비올리스트 리처드 용재 오닐이죠. 팀을 이끄는 인물답게 리더십도 있고 장난기도 많아 촬영장 분위기를 리드하더군요. 촬영할 때 감정 몰입 부분에서도 확실히 눈에 띄었고요. 임동혁도 화면에는 나오지 않지만 피아노를 뒤로 치는 장기도 보여주며 그 나이다운 발랄하고 인간적인 모습을 많이 보여줬어요.
촬영할 때 특별히 어려운 부분이 있었다면?
최종민 대리 : 전문 연기자가 아니니까 콘티대로 진행하는 부분에서 어려움은 있었죠. 특히 환한 표정을 지어달라거나 아이 컨택트를 해달라는 구체적인 주문을 하면 어려워했어요. 하지만 악기만 주어지면 전혀 달라졌죠. 정우성처럼 표정 하나로 멋있게 보이는 데는 한계가 있겠지만, 연주할 때 저절로 만들어지는 풍부한 감정 표현은 전문 모델 못지않죠.
TV 드라마 <하얀거탑> OST를 광고 음악으로 선택한 이유는?
최종민 대리 : 드라마를 통해 대중에게 친숙한 곡이 되었고, 디토가 공연할 때 관객의 호응이 가장 좋은 곡이었어요. 다른 클래식 곡도 넣어봤는데 광고주도 이 곡을 좋아했죠. 역동적인 면에서 디토와 잘 어울리고요.
광고에 대한 소비자 반응이 궁금하다.
서혜숙 부장 : 다양해요. 요즘 클래식 붐이 일면서 클래식을 제로 한 광고가 많아졌어요. 그것이 긍정적으로 작용하느냐 부정적으로 작용하느냐에 따라 호불호가 나뉘는 것 같습니다. 클래식 팬 사이에서는 물론 반향이 크죠. 직접 공연에 지 않는 이상 매체를 통해 쉽게 접할 수 없었기에 그들을 광고 화면에서 볼 수 있다는 사실 자체를 좋아하더라고요.
디토와 함께 다른 컨셉트의 광고를 찍을 계획인가?
김정곤 부장 : 6개월간 계약했기 때문에 한 차례 더 TV광고를 행할 예정이에요. 자세히 보면 앙상블 디토 멤버 하나하나가 스타일리시하고 개성이 강한 편이에요. 다른 클래식 연주자들에게선 찾아볼 수 없는 색깔을 지녔다는 점이 모델로서 진 큰 힘이죠. 다음 편에서는 개인기가 있는 모델을 중심으로 개성을 살리면서도 ‘하모니’라는 메시지를 전할 수 있는 광고를 생각 중입니다. 대사 있는 콘티로 가기에는 이민 2, 3세인 멤버가 한국말에 서툴다는 점이 조금 고민입니다.
앞으로 롯데백화점 광고의 방향은?
유세종 팀장 : 프리미엄 라이프 쪽으로 계속 진행할 예정이에요. 고급스러움을 유지하면서도 문화적으로 어필할 수 있고, 기존 백화점 광고보다 넓은 계층을 끌어안을 수 있는 그런 광고요. 다른 백화점은 TV광고를 하지 않는 상황이기 때문에 광고를 꾸준히 선보이는 롯데백화점은 소비자 인식 면에서 좋은 효과를 거두리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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