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 기반 효율성과 진정성 사이,
신뢰 균형점 찾아야
2025년 PR업계 주요 트렌드 및 현황
글 성민정 교수 | 중앙대학교 광고홍보학과
한국 PR 업계에서는 지난 몇 년 간 전개되어 온 구조적 변화가 가속될 것으로 보인다. 정치, 경제, 사회적 격변과 디지털 전환으로 인해 일부 서비스 영역의 수요가 확대되고 부분적인 시장 성장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디지털 PR과 AI의 활용, 위기 관리, 인플루언서 활용 강화 등이 주요 화두이며, 이들 영역에서 리더십을 확보해야만 타 영역과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다. 올해 국내 PR 업계의 주요 트렌드는 다음 네 가지 키워드로 정리해 볼 수 있다.
AI: AI 확산의 명과 암
AI는 이제 더 이상 경계나 호기심, 탐색의 대상이 아니다. AI의 확산은 PR 업무의 혁신을 통한 효과성과 효율성 증대와 동시에 리스크도 수반하고 있다. 먼저, AI 기반 자동화가 PR 업무에 도입되면서 언론 모니터링이나 보도자료 생산, 콘텐츠 초안 작성과 같은 단순 업무에서 이미 상당 부분 보편화됐다.또한 AI에 기반한 깊이 있는 데이터 분석을 이용해 언론 보도뿐만 아니라 소셜 미디어, 블로그, 커뮤니티를 빠른 속도와 높은 정확도로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게 됐으며, 부정적 커버리지에 대한 추적뿐만 아니라 잠재적 이슈 및 떠오르는 트렌드 등에 대해서도 조기 탐색과 예측이 기술적으로 가능해졌다.
감정 분석의 경우 게시물의 긍/부정 또는 중립 평가는 기본이고,행복감, 분노, 슬픔 등 복잡한 이용자의 감정까지 감지해 미묘한 뉘앙스와 숨겨진 패턴까지 찾아 선제적 대응을 할 수 있다. 이에따라 과거보다 훨씬 정교하게 공중을 분석할 수 있으며, 개인 맞춤형 스토리텔링과 메시지 전달이 가능해졌다. 이와 더불어, 참여, 정서, 전환율 등 고도화된 KPI 측정이 이루어짐에 따라 PR활동의 직접적인 효과를 포함한 체계적인 성과 측정에 대한 챌린지도 커질 것이다.
AI와 빅데이터 활용의 확대는 몇 가지 리스크도 수반한다. 가령 의사결정 자동화나 메시지 스케일링, 저작권 관련한 윤리성 이슈가 제기되고 있으며, AI 생성 콘텐츠의 오류나 허위정보(hallucinations), 표절, 정보 유출 등의 문제도 속속 보고되고 있다. 정보의 정확성과 윤리성, 투명성이 중요한 PR 업무에서 AI는 기초 업무에 활용하고 콘텐츠의 팩트 체크와 검토, 그리고 최종적인 판단은 PR 전문가의 몫이어야 한다.
진정성(authenticity) 추구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초개인화된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해지고,소비자가 직접 참여하는 경험 중심의 맞춤형 콘텐츠가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 코로나19 종식 이후 브랜드 커뮤니케이션에서 가장 있는 툴 가운데 하나인 팝업 스토어가 그 예이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기술이 정교해질수록 기업과 브랜드의 진정성에 대한 소비자와 대중의 기대는 더욱 높아지고 있으며, 이른바 “찐”을 추구하는 성향도 뚜렷하다. AI 도입과 자동화로 인해 누구나 짧은 시간에 대량의 콘텐츠를 생산할 수 있게 됐으나, 소비자들은 정보의 과잉과 유사한 콘텐츠로 인한 피로감, 가짜 정보와 조작된 리뷰, AI의 인위성에 대한 회의감을 갖게 됐고, 사람 냄새 나는 이야기와 실제 경험 등 ‘진짜’에 대한 갈망이 커지고 있다.
특히 디지털 시대의 소비자는 브랜드와의 관계를 ‘사람 대 사람’으로 보는 경향이 강하며, 인간 관계에서 기대하듯이 솔직함, 공감, 감정적 연결(connection)을 원한다. 소비자들은 ‘진짜 사람의 이야기’와 ‘투명한 소통,’ ‘공감할 수 있는 가치’를 바탕으로 브랜드를 평가하고 선택하며, 외적인 이미지보다 실제 가치와 행동의 일치 여부, 사회·정치·문화적 이슈에 대한 태도와 대응에도 관심을 갖는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기계적이지 않고 진심이 담긴 커뮤니케이션, 그리고 진정성 있는 스토리텔링의 필요성과 중요성에 주목 해야 한다. PR 전문가는 기술에 기반한 효율성과 사람만이 줄 수 있는 감정적 연결과 진정성 사이에서 신뢰의 균형점을 찾아야한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기계적이지 않고 진심이 담긴 커뮤니케이션, 그리고 진정성 있는 스토리텔링의 필요성과 중요성에 주목 해야 한다. PR 전문가는 기술에 기반한 효율성과 사람만이 줄 수 있는 감정적 연결과 진정성 사이에서 신뢰의 균형점을 찾아야한다.
위기 대응과 리스크 관리
AI 기술의 도입은 PR 업무에서 이슈 예측 능력을 한층 강화시키며, 위기 감지 및 전략적 대응에 대한 기대를 높이고 있다. 이와 함께 ‘예측 PR(Predictive PR)’의 개념이 떠오르고 있으며, 위기 발생 후 대응하는 방식이 아니라 AI 기반 분석을 통해 잠재 이슈를 사전에 예측하고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구조로의 전환이 요구된다. 실제로 예측 분석(predictive analytics)은 향후 트렌드를 예측함으로써, 대응이 아닌 예방 중심의 PR 전략 수립을 가능하게 한다.
글로벌 위기 대응 시장은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으며, 이는 위기 관리가 단발성 투자의 대상이 아니라 지속적인 준비와 대응 체계 구축이 필수적인 영역임을 보여준다. 매뉴얼과 조직 구성을 넘어, 조직과 사회 전반에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위험 요소를 인식하고, 이를 조직 문화에도 내재화해야 한다. 최근의 PR전략은 전통적인 위기 대응 계획에서 탈피해, 유연성과 기민함(agility)을 중심에 두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사회적·환경적 불안정성과도 맞물려 있다. 기후 변화와 자연 재해, 정치적 분열, 극단적 갈등, 무역 전쟁과 자국 중심주의의 부상 등은 PR이 다뤄야 할 이슈를 더욱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 여기에 더해, AI 기술로 인한 신뢰 위협 리스크도 확산되고 있다. 가령 AI 기반 피싱으로 PR 담당자가 가짜 인터뷰 요청 등 사이버 공격에 노출되거나 AI가 만들어낸 가짜 전문가를 내세운 보도자료 작성과 유포가 그 예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신뢰할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 역량과 정보 검증 능력 확보는 PR업계 전반에서 필수 역량이라고 할 수 있다.
인플루언서 활용 강화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됨에 따라 국내 SNS 이용률이 93%를 넘고, 소비자의 70% 이상이 SNS 기반 추천을 바탕으로 구매를 결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PR 뿐만 아니라 커뮤니케이션 산업 전체가 크리에이터와 커뮤니티 중심으로 생태계 전환을 경험하고 있으며, 브랜드 콘텐츠보다 크리에이터의 콘텐츠가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이에 인플루언서는 PR 전략의 핵심 커뮤니케이션 파트너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
인플루언서 마케팅의 고도화로 인해 다양한 유형의 인플루언서를 활용한 타겟팅과 채널 전략이 가능해졌다. 가령, 마이크로 또는 나노 인플루언서는 특정 니치 마켓이나 커뮤니티에서 높은 신뢰도를 확보하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세분화 된 타겟에게 영향을 미치는 인플루언서와의 협업도 단순 협찬이나 일회성 콘텐츠 제작을 넘어 전략적인 차원으로 확대되고 있다.
인플루언서 마케팅의 고도화로 인해 다양한 유형의 인플루언서를 활용한 타겟팅과 채널 전략이 가능해졌다. 가령, 마이크로 또는 나노 인플루언서는 특정 니치 마켓이나 커뮤니티에서 높은 신뢰도를 확보하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세분화 된 타겟에게 영향을 미치는 인플루언서와의 협업도 단순 협찬이나 일회성 콘텐츠 제작을 넘어 전략적인 차원으로 확대되고 있다.
한편 인플루언서 섭외 역시 과거처럼 PR 전문가의 직관이나 감이 아닌, 데이터 분석을 통한 적합성과 영향력 평가를 바탕으로 한다. 또한, 유명 인플루언서나 셀럽에 대한 선망이나 팬덤과 동시에 그들의 진정성에 대한 의심도 존재하는 바, 기업과 브랜드들은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한 대안으로 AI 기반 가상 인플루언서나 사내 인플루언서(Employee Advocacy)를 활용하기도한다. 성공적이고 전략적인 인플루언서 활용을 위해서는 진정성, 정밀 타겟팅, 데이터 기반 접근, 장기적 관계 구축이 필수적이다.
2025년 국내 PR 업계는 AI와 디지털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효율성과 전략성이 증대되는 새로운 국면으로 들어서고 있다. 또한 진정성과 신뢰를 중시하는 소비자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인간 중심의 감성적 연결과 투명한 소통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급변하는 환경에서 PR의 위상과 역할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도 존재하지만 “PR은 살아있고, 단지 진화 중이다”라는 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2025년 PR 기업과 전문가들은 기술과 사람의 균형을 찾고 이해관계자 중심 콘텐츠를 통해 가시적 성과를 추구하는 방향으로 진화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