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피부는 자외선으로부터 안전한가요?
실시간 자외선 경고, ‘The Burnable Billboard’ 캠페인
글 장 웅 | ADZ

햇살 좋은 날의 산책이 피부암의 씨앗이 될 수 있다면,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영국 피부 재단(British Skin Foundation)은 크리에이티브 에이전시 원더후드 스튜디오스(Wonderhood Studios)와 함께 자외선(UV) 노출의 위험성을 실시간으로 시각화한 옥외광고 캠페인 ‘The Burnable Billboard(불타는 옥외광고판)’를 선보였다. 이 캠페인은 자외선이 피부에 미칠 수 있는 피해를 시각적으로 생생하게 표현하며, 대중에게 피부 보호의 중요성을 효과적으로 전달했다.
실시간으로화상입는 피부
영국은 햇볕이 강하지 않다는 인식 탓에 자외선 차단에 소홀한 경우가 많다. 실제로 최근 봄철, 영국인의 38%가 햇볕으로 인한 화상을 경험했으며, 이들 중 단 27%만이 외출 시 자외선 차단제를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배경에서부터 출발한 이 캠페인은, 자외선 수치가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날을 선정해 런던, 사우스햄튼, 멘체스터 등 유동 인구가 많은 3개의 도시에 디지털 옥외광고(DOOH)를 설치했다. 이 디지털 옥외광고는 실시간 자외선 수치에 따라 피부가 서서히 붉어지고, 물집이 잡히는 화상 과정을 시각적으로 구현한다. 마치 실제로 햇볕에 오래 노출된 듯, 피부가 타들어 가는 과정을 대형 스크린을 통해 보여주며, 보는 이들에게 강렬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킨다.
크리에이티브와 AI의 결합
캠페인의 디지털 옥외광고는 실시간 데이터 피드 기술을 기반으로, API와 날씨 센서로부터 수집한 자외선 수치 데이터를 매초 업데이트 한다. 이를 통해 광고가 설치된 각 위치의 정확한 자외선 지수를 반영할 수 있다. 또한 피부과 전문의의 자문을 바탕으로, 다양한 피부 톤과 연령대의 피부 반응을 정교하게 구현했으며, 실제 화상의 진행 단계를 반영해 시각적 효과가 점층적으로 변화하도록 설계됐다. 이처럼 유기적이고 사실적인 시각 표현은 AI 기반 크리에이티브 스튜디오인 더 가드닝 클럽(The Gardening.club)의 기술팀과의 협업을 통해 가능해졌다. 이들은 시간 단위의 자외선 노출에 따른 피부 손상을 사실적으로 표현할 수 있도록 훈련된 AI 모델을 개발해, 캠페인의 핵심 시각 효과를 구현해냈다.
피부 보호 행동 유도
이 캠페인은 세계적인 수준의 디지털 옥외광고를 발굴하고 독창적인 크리에이티브를 선정하는 Ocean Outdoor의 2024 Digital Creative Competition(DCC)에서 비영리 부문 Bronze(동상)을 수상하며 크리에이티브를 인정받았다. “The Burnable Billboard”는 단순한 경고문을 넘어, 실시간 데이터와 시각적 자극의 결합이 어떻게 실제 행동을 유도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눈길을 사로잡는 기술,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메시지, 그리고 강한 사회적 목적이 조화를 이루며, 무관심하던 대중의 태도를 변화로 이끈다. 여름 햇살이 유독 뜨겁게 느껴지는 요즘, 이 캠페인은 우리에게 묻는다. “지금, 당신의 피부는 자외선으로부터 안전한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