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가을을 닮은 영화 다섯 편
대홍기획 기사입력 2024.11.25 11:50 조회 383
 
 

스산한 공기가 차가움으로 변해버린 지점이 어디였는지도 모를 만큼 계절이 지나가는 속도가 나날이 빨라지는 요즘이다. 가을을 기억하는 사람들이 언젠가 모두 사라진다면 청명한 가을 하늘과 햇살을 머금은 낙엽이 어떤 의미로 이야깃거리가 됐는지 기록에서나 찾아볼 수 있는 역사가 될 것이고 인생에서 특별한 순간 중 하나를 잃는 상실감마저도 어느샌가 잊히겠지만, 그럴수록 잊히고 사라지는 것에 대해 더욱 열렬히 얘기를 나눌 수 있는 아이러니 또한 생기는 것 아닐까 싶다.
찰나의 빛나는 순간을 목도한 후 그 여운을 길게 간직하며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영화처럼, 오늘은 어떤 의미로든 가을을 닮은 영화들을 소개해보고자 한다(약간의 스포가 있다).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2009)




자그마한 시간의 조각들이 하나의 계절을 만들어내듯 개개인의 삶 또한 무수히 많은 레이어들이 켜켜이 쌓여 만들어진 위대한 결과물이지 않을까 한다. 노인의 모습으로 태어나 나이가 들수록 젊어지는(물론 외형만) 설정만 제외하면, 하루 동안 일하고 퇴근 후 여흥을 즐기며 소박한 가정을 꾸리는 장면을 그리는 방식에서 삶의 모든 순간이 소중하다고 얘기하는 듯한 감독의 의도가 절절하게 느껴진다. 생의 필름이 모두 지나간 후 사랑하는 사람의 품에서 갓난아기의 모습으로 눈을 감는 벤자민 버튼의 마지막을 보고 있자면 분명 슬프지만 그것 만으로 단언할 수 없는 강력한 감정의 변곡점을 만나게 될 것이다. 이 영화는 하루마다 냉기와 온기를 번갈아 머금는 가을의 온도를 닮았다.
 


스포트라이트 (2015)



 이 영화를 MBTI로 얘기하자면 T와 F가 혼재돼 있는 특이함을 갖고 있다. 실화를 소재로 선택한 영화가 취할 수 있는 가장 객관적인 태도와 시선으로 사건을 바라보며, 이야기를 표현하는 방식 또한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고 담백하다. 하지만 ‘개인의 도덕적 기준을 근거로 옳고 그른 것을 판단할 수 있음에도, 모두가 진실을 외면할 때 개인의 도덕성이 집단 속에서 발휘될 수 있는가?’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우리가 무엇을 지향해야 하는지를 시사하는 지점에서는 너무나 뜨겁다. 이 영화는 굉장히 건조해 자칫 자그마한 불씨에도 쉽게 불길이 번지기 쉬운 가을의 공기를 닮았다.
 
셰이프 오브 워터 (2017)

 
 
 ‘사랑’은 누구에게는 네모일 수 있고, 누구에게는 동그라미일 수 있다. 사뭇 어울리지 않을 법한 것들의 차별 없는 화합을 담아낸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의 이 이상한 동화는 인종을 넘어 종족(!) 간의 감정을 교류하는 기괴함 속에 모두의 사랑이 같은 모양일 수 없다고 말하는 유려함을 담아냈다. 백 마디 말보다 2시간 동안 영화적 다양성의 극단을 한 번 느껴보시길(<판의 미로>를 재미있게 봤다면 이 영화도 강력 추천한다). 이 영화는 벌레 먹어 구멍 뚫린 오색 찬란한 가을의 낙엽을 닮았다.


아무도 모른다 (2005)


출처 / 네이버 영화, imdb.com
 

어른으로부터 비롯된 슬픔을 감내하는 아이들의 표정은 각양각색이다. 하지만 영화의 끝 무렵에 다다르면 ‘우리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아무도 모르는 현실’ 앞에서 모든 감정을 소진해버린 공허한 눈동자만 남을 뿐이다. 영화는 사회 공동체적 책임으로 관객을 겨냥하고 마땅히 각자 감내해야 할 양심의 조각들로 폐부를 찢는다. 모두가 상처 입은 다음 다시 돌아온 현실은 이전과 달라진 것 없이 같은 바람이 불고 햇빛이 내리쬔다. 이 영화는 낙엽이 모두 떨어져 앙상한 가지만 남아버린 늦가을의 나무를 닮았다.
 
거북이는 의외로 빨리 헤엄친다 (2005)

 
 가을의 서늘함과 건조함에 지쳤다면 말랑말랑한 일상 첩보물(!)인 이 영화를 한번 감상해보시길 바란다. 너무나 어중간해서 별 볼일 없는 사람이라도 어딘가에는 반드시 쓸모가 있다는 희망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다. 일본 B급 영화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힘 빠지고 헛웃음 나오는 개그들은 덤. 2000~2010년대에 리즈 시절을 보냈던 우에노 주리와 아오이 유우의 풋풋한 모습을 함께 볼 수 있는 몇 안 되는 작품이기도 하다(이 둘은 다음 해에 개봉한 <무지개 여신>이라는 작품에서 자매로 다시 한번 만난다). 이 영화는 건조할 때마다 한번씩 내려 촉촉하게 만들어주는 가을비를 닮았다.
play ·  가을영화 ·  기예르모델토로 ·  벤자민버튼 ·  스포트라이트 ·  아무도모른다 ·  아오이유우 ·  영화 ·  영화추천 ·  최배웅 · 
이 기사에 대한 의견 ( 총 0개 )
[월간 2023밈] 08월 편 - 그런날 있잖아 폭룡적 더위에 미칠 것 같은 날...
HS애드 광고 완전 폭룡적이다 MZ사진 그런날 있잖아... YCC에 참가하고 싶은 그런날... 기특해 죽겠어 복복복 유병재에게 질문을
2024년 광고 시장 결산 및 2025년 전망_1
글 김수영 프로 | 제일기획 미디어퍼포먼스 1팀 2024년은 제자리 걸음이었던 광고 시장이 한 발자국을 내디디며 앞으로 나아가는 해였다.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KOBACO)에 따르면 2023년 0.1% 증가로 사실상 답보 상태를 보였던 국내 광고 시장 총 광고비 매출액은 2024년 전년 대비 2.8% 성장한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내·외부 경제 불확실성과 소비자 행동 변화로 방송 광고비는 -10.8% 감소로 부진했지만
2024년 광고 시장 결산 및 2025년 전망_2
 AI와 디지털이 주도하는 광고 시장 AI의 진화와 함께 KOBACO 집계기준 약 8% 성장한 디지털 광고 시장은 60%대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며 전체 광고 시장의 대표 주자임을 확실히 각인시킨 해였다(그림 1). 경기 침체 속에서 AI 기술의 도입으로 타겟팅 및 효율성이 우수해진 디지털 미디어로 광고 수요가 전환되는 추세가 더욱 가속화되며 디지털 광고 시장이 전체 시장 성장을 주도할 것으로 전망된다.검색 광고 시장은 AI 기술
[캠페인 하이라이트] MCC 고베식당을 이야기하다
크리에이티브 컨설팅, 실행을 담보로 할 수 있을 것인가? ‘MCC 고베식당’ 프로젝트는 둘로 나뉘어진다. 바로 컨설팅과 실행이다. 그 둘이 함께 붙어 있기에 힘을 발휘한 프로젝트였고, 또한 둘로 나뉘어 있기에 어려운 프로젝트기도 했다. 2010년 4월 27일 매일유업에서 날아든 굵직한 숙제 하나. “우유하던 우리가 카레를 하려고 하는데, 어떻게 하면 잘 할지… 총체적으로 해봐!” 그렇게 시작된 숙제는 제일기획으로서는 새로운 ‘제품 컨설팅’ 의 영역이었다. 지금 이 시점, ‘ 크리에이티브 컨설팅’이라 명명된 우리만의 USP(Unique Selling Point)가 되어가고 있지만 초기만해도 가뜩이나 압도적 독점브랜드가 있는 시장 상황 속에 제품개발도 완결되지 않은, 유통도 가격도 결정되지 않은 실로 막막한 프로젝트였다.
HSAD, AI 워크플로우 플랫폼 ‘대시플로우’ 구축… ‘대시 2.0’ 전략 고도화하며 전사적 AX 추진
  HSAD가 국내 광고업계 최초로 실무자가 자신의 업무 영역에 맞춘 AI 에이전트를 직접 설계 · 활용할 수 있는 ‘AI 워크플로우 오케스트레이션’ 플랫폼 ‘대시플로우(DASH FLOW)’ 구축에 나서며 ‘대시 2.0’ 전략 고도화에 본격 착수합니다.   지난해 HSAD는 고유의 전략 및 제작물을 자산화해 광고 마케팅 업무에 활용할 수 있는 A
2024년 광고 시장 결산 및 2025년 전망_1
글 김수영 프로 | 제일기획 미디어퍼포먼스 1팀 2024년은 제자리 걸음이었던 광고 시장이 한 발자국을 내디디며 앞으로 나아가는 해였다.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KOBACO)에 따르면 2023년 0.1% 증가로 사실상 답보 상태를 보였던 국내 광고 시장 총 광고비 매출액은 2024년 전년 대비 2.8% 성장한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내·외부 경제 불확실성과 소비자 행동 변화로 방송 광고비는 -10.8% 감소로 부진했지만
2024년 광고 시장 결산 및 2025년 전망_2
 AI와 디지털이 주도하는 광고 시장 AI의 진화와 함께 KOBACO 집계기준 약 8% 성장한 디지털 광고 시장은 60%대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며 전체 광고 시장의 대표 주자임을 확실히 각인시킨 해였다(그림 1). 경기 침체 속에서 AI 기술의 도입으로 타겟팅 및 효율성이 우수해진 디지털 미디어로 광고 수요가 전환되는 추세가 더욱 가속화되며 디지털 광고 시장이 전체 시장 성장을 주도할 것으로 전망된다.검색 광고 시장은 AI 기술
[월간 2023밈] 08월 편 - 그런날 있잖아 폭룡적 더위에 미칠 것 같은 날...
HS애드 광고 완전 폭룡적이다 MZ사진 그런날 있잖아... YCC에 참가하고 싶은 그런날... 기특해 죽겠어 복복복 유병재에게 질문을
[캠페인 하이라이트] MCC 고베식당을 이야기하다
크리에이티브 컨설팅, 실행을 담보로 할 수 있을 것인가? ‘MCC 고베식당’ 프로젝트는 둘로 나뉘어진다. 바로 컨설팅과 실행이다. 그 둘이 함께 붙어 있기에 힘을 발휘한 프로젝트였고, 또한 둘로 나뉘어 있기에 어려운 프로젝트기도 했다. 2010년 4월 27일 매일유업에서 날아든 굵직한 숙제 하나. “우유하던 우리가 카레를 하려고 하는데, 어떻게 하면 잘 할지… 총체적으로 해봐!” 그렇게 시작된 숙제는 제일기획으로서는 새로운 ‘제품 컨설팅’ 의 영역이었다. 지금 이 시점, ‘ 크리에이티브 컨설팅’이라 명명된 우리만의 USP(Unique Selling Point)가 되어가고 있지만 초기만해도 가뜩이나 압도적 독점브랜드가 있는 시장 상황 속에 제품개발도 완결되지 않은, 유통도 가격도 결정되지 않은 실로 막막한 프로젝트였다.
[Interview] 일의 방식에 답이 있다_심지혜 대표가 말하는 크리액티브 솔루션_1
존중과 자율이 만드는  탁월한   크리액티브(Creactive) 솔루션 마스삼공(MARS30) 심지혜 대표 마스삼공(MARS30) 심지혜 대표           취재·글 송한돈 | 사진·팡고TV촬영 유희래       화성은 끝없는 호기심과 탐사의 대상, 가능성으로 가득한 땅.
2024년 광고 시장 결산 및 2025년 전망_1
글 김수영 프로 | 제일기획 미디어퍼포먼스 1팀 2024년은 제자리 걸음이었던 광고 시장이 한 발자국을 내디디며 앞으로 나아가는 해였다.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KOBACO)에 따르면 2023년 0.1% 증가로 사실상 답보 상태를 보였던 국내 광고 시장 총 광고비 매출액은 2024년 전년 대비 2.8% 성장한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내·외부 경제 불확실성과 소비자 행동 변화로 방송 광고비는 -10.8% 감소로 부진했지만
2024년 광고 시장 결산 및 2025년 전망_2
 AI와 디지털이 주도하는 광고 시장 AI의 진화와 함께 KOBACO 집계기준 약 8% 성장한 디지털 광고 시장은 60%대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며 전체 광고 시장의 대표 주자임을 확실히 각인시킨 해였다(그림 1). 경기 침체 속에서 AI 기술의 도입으로 타겟팅 및 효율성이 우수해진 디지털 미디어로 광고 수요가 전환되는 추세가 더욱 가속화되며 디지털 광고 시장이 전체 시장 성장을 주도할 것으로 전망된다.검색 광고 시장은 AI 기술
[월간 2023밈] 08월 편 - 그런날 있잖아 폭룡적 더위에 미칠 것 같은 날...
HS애드 광고 완전 폭룡적이다 MZ사진 그런날 있잖아... YCC에 참가하고 싶은 그런날... 기특해 죽겠어 복복복 유병재에게 질문을
[캠페인 하이라이트] MCC 고베식당을 이야기하다
크리에이티브 컨설팅, 실행을 담보로 할 수 있을 것인가? ‘MCC 고베식당’ 프로젝트는 둘로 나뉘어진다. 바로 컨설팅과 실행이다. 그 둘이 함께 붙어 있기에 힘을 발휘한 프로젝트였고, 또한 둘로 나뉘어 있기에 어려운 프로젝트기도 했다. 2010년 4월 27일 매일유업에서 날아든 굵직한 숙제 하나. “우유하던 우리가 카레를 하려고 하는데, 어떻게 하면 잘 할지… 총체적으로 해봐!” 그렇게 시작된 숙제는 제일기획으로서는 새로운 ‘제품 컨설팅’ 의 영역이었다. 지금 이 시점, ‘ 크리에이티브 컨설팅’이라 명명된 우리만의 USP(Unique Selling Point)가 되어가고 있지만 초기만해도 가뜩이나 압도적 독점브랜드가 있는 시장 상황 속에 제품개발도 완결되지 않은, 유통도 가격도 결정되지 않은 실로 막막한 프로젝트였다.
[Interview] 일의 방식에 답이 있다_심지혜 대표가 말하는 크리액티브 솔루션_1
존중과 자율이 만드는  탁월한   크리액티브(Creactive) 솔루션 마스삼공(MARS30) 심지혜 대표 마스삼공(MARS30) 심지혜 대표           취재·글 송한돈 | 사진·팡고TV촬영 유희래       화성은 끝없는 호기심과 탐사의 대상, 가능성으로 가득한 땅.
2024년 광고 시장 결산 및 2025년 전망_1
글 김수영 프로 | 제일기획 미디어퍼포먼스 1팀 2024년은 제자리 걸음이었던 광고 시장이 한 발자국을 내디디며 앞으로 나아가는 해였다.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KOBACO)에 따르면 2023년 0.1% 증가로 사실상 답보 상태를 보였던 국내 광고 시장 총 광고비 매출액은 2024년 전년 대비 2.8% 성장한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내·외부 경제 불확실성과 소비자 행동 변화로 방송 광고비는 -10.8% 감소로 부진했지만
2024년 광고 시장 결산 및 2025년 전망_2
 AI와 디지털이 주도하는 광고 시장 AI의 진화와 함께 KOBACO 집계기준 약 8% 성장한 디지털 광고 시장은 60%대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며 전체 광고 시장의 대표 주자임을 확실히 각인시킨 해였다(그림 1). 경기 침체 속에서 AI 기술의 도입으로 타겟팅 및 효율성이 우수해진 디지털 미디어로 광고 수요가 전환되는 추세가 더욱 가속화되며 디지털 광고 시장이 전체 시장 성장을 주도할 것으로 전망된다.검색 광고 시장은 AI 기술
[월간 2023밈] 08월 편 - 그런날 있잖아 폭룡적 더위에 미칠 것 같은 날...
HS애드 광고 완전 폭룡적이다 MZ사진 그런날 있잖아... YCC에 참가하고 싶은 그런날... 기특해 죽겠어 복복복 유병재에게 질문을
[캠페인 하이라이트] MCC 고베식당을 이야기하다
크리에이티브 컨설팅, 실행을 담보로 할 수 있을 것인가? ‘MCC 고베식당’ 프로젝트는 둘로 나뉘어진다. 바로 컨설팅과 실행이다. 그 둘이 함께 붙어 있기에 힘을 발휘한 프로젝트였고, 또한 둘로 나뉘어 있기에 어려운 프로젝트기도 했다. 2010년 4월 27일 매일유업에서 날아든 굵직한 숙제 하나. “우유하던 우리가 카레를 하려고 하는데, 어떻게 하면 잘 할지… 총체적으로 해봐!” 그렇게 시작된 숙제는 제일기획으로서는 새로운 ‘제품 컨설팅’ 의 영역이었다. 지금 이 시점, ‘ 크리에이티브 컨설팅’이라 명명된 우리만의 USP(Unique Selling Point)가 되어가고 있지만 초기만해도 가뜩이나 압도적 독점브랜드가 있는 시장 상황 속에 제품개발도 완결되지 않은, 유통도 가격도 결정되지 않은 실로 막막한 프로젝트였다.
[Interview] 일의 방식에 답이 있다_심지혜 대표가 말하는 크리액티브 솔루션_1
존중과 자율이 만드는  탁월한   크리액티브(Creactive) 솔루션 마스삼공(MARS30) 심지혜 대표 마스삼공(MARS30) 심지혜 대표           취재·글 송한돈 | 사진·팡고TV촬영 유희래       화성은 끝없는 호기심과 탐사의 대상, 가능성으로 가득한 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