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요 더 새롭게
대홍기획 기사입력 2023.04.26 12:00 조회 4729
 


글 김다영 / 여행 트렌드 연구소 <히치하이커> 대표. 소비자 관점의 여행 트렌드를 분석하고 강의한다. 저서 <여행을 바꾸는 여행 트렌드> <여행의 미래> 외.


지난 3년간 꽁꽁 얼어붙었던 여행길이 활짝 열리며 소비자의 발걸음이 바빠지고 있다. 우리가 여행을 바라보는 기준과 행태는 팬데믹을 거치며 변화를 거듭해왔다. 인공지능의 발달로 다양한 여행사가 대화형 챗봇을 도입하고, 비대면 기술도 비약적으로 발전해 스마트 호텔이 대중화됐다. 또 크리에이터 경제의 성장은 세분화된 취향과 라이프스타일을 만족시킬 수 있는 여행 상품의 탄생으로 연결된다. 여행을 바라보는 소비자의 인식도 변해 지속가능성은 중요한 이슈로 부상했다. 친환경 여행 소비부터 세계 각국의 관광 정책까지, 엔데믹 이후 달라진 여행 트렌드를 살펴본다.


기술 기반 여행으로의 변화

엔데믹 이후 가장 먼저 살펴볼 여행 트렌드는 트래블 테크. 여행산업 분야의 기술 발전이다. 무엇보다 인공지능(AI)을 이용한 맞춤형 정보 제공을 꼽을 수 있다. 최근에는 챗GPT의 출현으로 인해 온라인 여행 서비스 분야가 다시 한번 크게 요동치고 있다. 국내에서 가장 발 빠르게 챗GPT를 도입한 기업은 '마이리얼트립'이다. 2023년 2월 자사 앱 내에 'AI 여행플래너'라는 신규 기능을 추가했는데 기획부터 출시까지 두 달밖에 소요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더욱 큰 주목을 받았다.

AI 여행플래너는 일종의 챗봇으로 고객이 궁금한 점이나 여행 일정을 물으면 자동화된 답변을 실시간으로 제공한다. 기존의 챗GPT와 다른 점은 답변으로 제시된 텍스트 중 여행지나 장소에 해당하는 키워드에 링크가 달려있고 클릭하면 자사의 상품 검색 결과로 연결된다는 점이다. 이를 통해 고객은 여행 일정을 설계/검색하는데 드는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 해외에서도 익스피디아, 트립닷컴 등 글로벌 여행회사가 챗GPT를 속속 도입하고 있다.


(좌) 여행 관련 주제로 실시간 대화가 가능한 마이리얼트립의 AI 여행플래너 (우) 예약번호 또는 QR코드로 1분 만에 체크인&아웃할 수 있는 L7 호텔 / 출처 myrealtip.com, lottehotel.com


오프라인에서 비대면 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호텔에서는 서비스의 전통인 대면 체크인 대신 전용 기기를 통한 비대면 체크인이 익숙해지고 있다. 롯데호텔의 라이프스타일 호텔 L7 강남과 L7 홍대는 바코드만으로 체크인 할 수 있는 키오스크 시스템을 도입해 예약 시 문자로 전송되는 번호나 QR코드를 통해 무인단말기에서 체크인 수속을 마칠 수 있다. 메리어트 계열의 목시 호텔 인사동과 코트야드 메리어트 서울 보타닉 파크는 키 리스(Keyless) 시스템을 도입해 객실 키 없이 스마트폰으로 입실이 가능하다.


새로운 콘텐츠로 트렌디한 경험을

다음은 크리에이터 경제의 성장이 소비 취향의 세분화와 맞물리는 접점이다. 크리에이터 경제란 유무형의 콘텐츠를 생산하는 크리에이터를 중심으로 형성되는 새로운 생태계를 뜻한다. 여행 분야의 크리에이터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눠볼 수 있다. 첫 번째는 자신의 여행을 영상, 소셜미디어 콘텐츠로 유통하고 1인 미디어로 활동하는 여행 콘텐츠 크리에이터다. 팬데믹 시기의 여행 콘텐츠는 일종의 대리만족으로 기능하며 곽튜브, 빠니보틀과 같은 셀럽 크리에이터를 탄생시켰다. 이들의 콘텐츠는 기존의 TV 예능과 달리 정제되지 않은 연출과 소통 방식 등 새로운 문법을 만들어냈다. 엔데믹 이후 쏟아지는 해외여행 예능 프로그램이 오히려 이들의 콘텐츠 기법과 여행 방법을 참고할 정도로 트렌드를 바꾼 것으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