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nsumer Insight] Biology to Buyology 4 [About Neural Marketing] 기대의 가치와 공포의 비용
광고계동향 기사입력 2018.06.18 12:00 조회 4311
 
 
전정희 맥켄월드그룹코리아 Leading Business Group 상무 
 
 
 
기네스 맥주 한잔을 완벽하게 따라서 내놓는데 걸리는 시간, 119.5초

 
119.5초 이것은 기네스의 맥주 한 잔을 완벽하게 따라서 내놓는데 걸리는 시간. 잔을 꼭지 아래에 정확히 45도 각도로 들이댄 다음, 그 유명한 두 번 나누어 따르기의 기원이다. 먼저 맥주잔 4분의 3만 채워 가만히 둔 다음 가만히 기다린다. 기포가 없어지고 맑아지면서 꼭대기에 하얀 크림 층이 생길 때 잔을 마저 채우는 방법이다.
 
이 의식은 아일랜드에서 맥주를 술통에서 직접 따라주던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손님이 아주 많을 때 술집의 시간적 효율성을 위해 바텐더는 오래 숙성시킨 흑맥주로 잔의 4분의 3 정도를 미리 채운 다음 세워두곤 했는데 고객이 들어와서 맥주를 시키면, 바텐더는 최근에 양조한 신선한 흑맥주로 잔을 마저 채우곤 했고, 그러면 꼭대 기에 거품이 1cm가량 생겨난 것으로부터의 유래다. 
 
오늘날 기네스 맥주는 더 이상 오래된 흑맥주와 갓 만든 흑맥주의 혼합물이 아니지만, 두 번에 나누어 따르는 전통만은 아직도 남아있다. 회사에서 아예 의무적으로 따라 해야만 하는 시스템으로 훈련 프로그램까지 있다고 한다.
 
이런 기대를 자아내는 기네스만의 독특한 스토리텔링을 바탕으로 ‘기다리는 자에게 복이 온다’는 유명한 광고 카피와 함께 TVC 광고를 만들어 사람들에게 엄청난 인지도를 획득했을 뿐만 아니라, 기네스 맥주의 판매가 갑자기 하늘 높이 치솟으며 흑맥주 시장의 카테고리 역시 동반 급성장하는 쾌거를 이루어 냈다. 
 
이 요령이 오랜 세월 동안 이어져 오는 이유가 단순히 잔에서 넘치지 않을 만큼 크림 층을 만들어 맛이 좋아지는 이유 때문일까? 천만의 말씀, 사실 119.5초 따르기 기술은 훨씬 더 중요한 무언가를 만들어낸다. 일부 사람들이 기네스 맥주의 진수라고 여기는 것, 바로 기대 (anticipation)를 생산하는 것이다. 
 
기대가 이끌어 내는 가치
 
기네스 맥주가 활용한 것은 역사적으로 유래된 스토리텔링뿐만 아니라, 인간 본성의 측면 중 하나인 ‘바로 기대를 음미할 때의 기쁨’ 즉, 기대의 가치이다. 

때때로 우리는 좋은 것을 기대하는 것이 그것을 실제로 경험하는 것보다 더 즐거울 수 있다. 이를테면, 사람들에게 좋아하는 요일을 순서대로 나열하라고 하면, 금요일은 근무 일이고 일요일은 휴일임에 불구하고 금요일이 일요일보다 높은 순위에 오른다. 그 이유는 금요일이 희망을, 즉, 주말이 오면 계획한 특별한 활동을 하거나 아무 활동도 하지 않을 거라는 희망을 주기 때문이다. 반면, 일요일은 휴일이라도 기대의 기쁨을 가져다주지 않는다. 오히려 공원으로 소풍을 가거나, 강남역이나 명동을 돌아다녀도 앞으로 일주일 동안일을 해야 한다는 예상이 유쾌한 활동들을 망쳐 놓는다. 좋은 쪽이든 나쁜 쪽이든, 우리의 뇌는 현재가 촉발하는 느낌과 미래에 대해 기대가 일으키는 느낌, 양쪽 모두에 의해 결정되는 셈이다. 
 
기대의 가치뿐만이 아니라, 결정적 요인이 최소한 하나 더 있다. 바로 ‘시간 할인(temporal discounting)’이다. 시간 할인이란 미래보다 현재를 더 높이 평가하는 성향이다. 예를 들어, 100달러를 오늘 받을지, 아니면 105달러를 한 달 뒤에 받을지 선택하라고 하면 어쩌겠는가? 대부분의 사람은 한 달이나 있다가 105달러를 받느니 오늘 100달러를 받는 편을 선택할 것이다. 어떤 사람들은 심지어 다음달에 150달러를 준대도 오늘 100달러를 받는 편을 선택할 것이다. 시간 할인은 우리의 결정을 기대와 정반대 방향으로 틀어버린다. 
 
우리가 초콜릿 케이크를 아껴두었다가 나중에 먹지 않고 지금 먹으려 하는 이유는 내일 누가 먼저 먹어 치운 것을 발견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집 청소를 다음 주로 미루려 하는 이유는 그때쯤이면 배우자의 손길이 이미 거기까지 미쳤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배우자가 하늘이 무너져도 집을 청소할 생각이 없다는 걸 확실히 알고 있다면, 되도록 빨리 덤벼들어 청소를 끝내기로
마음먹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만일 우리에게 수정 구슬이 있어서 환상적인 초콜릿 케이크가 다른 누군가의 입에 들어가지 않고 냉장고에 신선한 상태로 보관될 것임을 보여준다면, 기대를 연장하기 위해 만족을 조금 더 오래 지연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설사 우리가 미래를 완벽하게 예측할 수 있는 마법의 우주에 산다고 할지라도, 사람들은 여전히 미래를 어느 정도는 할인할 것이다. 미래를 전혀 할인하지 않는다면, 지금 당장 케이크를 먹으려 하거나 지하실에 아껴두었던 소중한 와인을 따려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다. 유쾌한 기대를 연장하려고 계속해서 만족을 지연하고 또 지연할 것이다.
 
기대와 시간 할인은 서로 평형에 도달할 때까지 우리를 반대 방향으로 잡아당긴다. 기대의 쾌감은 우리를 참을성 있는 동물로 만드는 반면, 시간의 할인은 우리를 충동적 동물로 만든다. 우리가 긍정적으로 무엇을 선택하느냐는 이 두 요인 사이의 저울질을 반영한 결과다. 미래의 보상을 기대하는 데서 얻는 가치가 현재의 보상을 소비하는 가치보다 크면, 탐닉을 지연할 것이다. 그러나 고급 초콜릿을 먹고 싶은 욕구가 그것을 입에 넣는 상상을 음미하는 기쁨보다 크다면, 포장지를 잡아 뜯을 것이다.
 
공포의 비용 
 
자! 여기 또 다른 각본이 있다. 당신은 치과에 와 있다. 치아를 살펴보던 의사가 신경치료가 필요하다는 진단을 내린다. 다음에 예약된 환자가 없어서 의사는 신경치료를 당장 시행할 수 있다. 아니면 당일 오후나 다음 주로 일정을 잡을 수도 있다. 당신이라면 어떻게 하겠는가? 우리는 대부분 불운한 사건을 가능한 한 빨리 처리하는 편을 선택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고통을 예상하는 데 따르는 공포를 어서 피하고 싶기 때문이다. 걱정하고 무서워하면서 시간을 소모하는 대신, 차라리 고통을 당장 대면하고 끝내려 한다. 
 
전통적인 경제이론들이나 고전적 의사결정 이론에 따르면, 인간은 기대 효용의 최적화를 지향하는 합리적인 행위자로서 이러한 위의 의사결정은 불합리하게 보일 것이다. 왜냐하면, 지금 당장이든, 미래든 간에 고통의 양은 같으므로, 빨리 고통을 끝내려고 하는 것은 전혀 합리적인 행동 원칙에 맞지 않은 것이다. 고전적인 의사결정 이론뿐만 아니라 현대의 많은 경제 이론들도 아직까지 설명하지 못하는 것
이 바로 공포의 부정적 가치이다. 하지만 뉴럴 사이언스와 행동 경제학의 입장으로 대입해 보면, 우리가 공포를 미리 상상한다는 것을 감안하면, 위에 묘사한 행동이 완벽하게 합리적인 것으로 보인다.  
 
 
 
2006년 ‘사이언스’에 발표된 뇌 영상 연구결과가 이를 잘 설명하고 있는데, 뇌 과학자들은 다가오는 충격을 무서워하는 사람들이 그것을 오래 기다릴수록 실제의 충격을 더 심하게 느낀다고 입증했다. 따라서 신경치료를 받을 일이 끔찍하게 불안하다면 가능한 한 빨리 받는 것이 좋다. 불쾌한 예상을 조금이라도 빨리 피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전체적인 경험의 총량으로 볼 때 일주일 뒤에 받을 고통보다
지금 받을 고통이 작을 것이다.
 
흥미롭게도, 충격 이전에 경험한 공포의 양이 달라도 충격을 받는 동안의 뇌 활동 자체에는 변함이 없었다. 공포를 많이 느낄수록 뇌의 ‘통증 기질(Pain Matrix)’에서 활동이 커지는 때는 오직 충격을 받기 이전이었다. 통증 기질이란 통증 경험의 다양한 측면을 처리하는 데 연관된 뇌 부위들로 이루어진 신경망이다. 이 신경망에는 통증의 물리적 측면에 반응하는 체감각피질뿐만 아니라, 감정적 측면에
반응하는 것으로 여겨지는 편도체와 전대상 피질 등도 포함된다. 충격을 무서워하는 사람일수록, 충격을 예상하는 시간 동안 체감각 피질 등 평소에 통증의 물리적 강도를 처리하는 뇌 부위에서 왕성한 활동이 일어났다. 뇌가 충격의 예상과 충격 자체에 비슷하게 반응 했다는 뜻이다. 예상이 통증의 실제 경험을 흉내 내는 것 같이 겁이 많은 사람들은 통증에 대한 주의를 조정한다고 생각되는 영역에서 더 큰 활동을 보였고, 이는 두려움이 예상되는 통증의 물리적 측면에 대한 주의력을 키운다는 암시를 준다. 
 
정리하면, 불운한 사건을 상상할 때 평소에 통증의 물리적 경험을 처리하는 뇌의 영역이 활성화된다면, 고통스러운 그 사건을 생각 하는 것만으로도 실제로 그 사건을 경험하는 것과 비슷하게 우리의 심신에 부정적 효과를 미친다는 말이다. 마찬가지로, 즐거운 사건을 연상할 때도 즐거운 사건을 실제로 경험하는 동안 투입되는 신경계가 활성화된다. 사람들이 미래의 휴가를 연상할 때 선조체가 활성화
된다고 한다. 이 선조체는 음식, 섹스, 돈과 같은 실제 보상에도 반응하는 뇌 부위로서 실제 경험을 통해 얻어지는 쾌감에 상상만으로도 거의 근접해진다고 한다.
 
바로 이것이 우리가 가진 뇌가 가장 잘하는 것 중 하나인 낙관 편향이다. 낙관 편향은 좋은 일은 실제보다 더 과대평가하여 쾌감을 더 최대화하고, 나쁜 일은 혐오감을 더 최소화하게 되는 우리를 보호하기 위한 방어기제의 역할을 하게 한다. 사실 이러한 낙관 편향도 우리의 뇌가 우리를 속이는 인지적 착각이긴 하지만 말이다. 그러나 이러한 뇌의 낙관 편향 활동이 앞서 말했듯이 우리를 경호하기도 하고, 우리 마음을 편하게 할 뿐만 아니라, 몸과 정신을 건강하게 지켜주는 임무를 충실히 하여, 미래를 긍정적으로 가득 차 보이게 하면서 우리가 살아가야 할 이유를 만들어 주기도 한다. 
 
 
기대의 가치와 공포의 비용  ·  광고계동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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