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 History] 75년 전의 지방의회 선거와 광고
광고계동향 기사입력 2014.06.13 09:31 조회 5000


지금으로부터 75년전, 1939년 5월 21일은 조선(한국) 전국 시, 읍, 면의원 선거가 있는 날이었다. 14개 부(府, 지금의 ‘시’), 68개 읍, 2,164개 면에서 480명의 시 의원, 864명의 읍 의원 그리고 22,152명의 면 의원을 뽑는 선거였으니 온 나라가 떠들썩했을 것이다. 다만 투표권자는 일정의 재산이 있어 세금을 내는 사람에게만 주어졌다. 서울의 경우, 투표권을 가진 사람이 27,313명 있었다. 아직 여성에게는 투표권이 없는 시절이었다.



1939년 5월 21일(일요일)
투표가 있기 한 달 전부터 선거전이 벌어졌다. 주로 연설, 우편 발송과 간판이 선전 방법이었다. 선거를 전후한 며칠 동안 조선일보에 게재된 기사를 통해 주로 1939년의 서울 지방 선거전을 보기로 한다. 의석 정수 69인 서울에서는 일본인 48명, 한국인 40명 합계 88명의 입후보가 있는 언론보도는 대단했다. 서울 시내 손꼽는 건물 가운데 하나였을 시청 건물에는 커다란 현수막이 4개나 걸렸다. ‘버리지 말라. 한 표. 총후(전선이 아닌 후방)의 책임’, ‘경성부(서울시) 의원 선거’, ‘공명한 선거는 밝은 정치의 기조’, ‘규칙을 범하지 말라. 올바른 선거’라는 내용이다.
선거 나흘 전인 5월 18일부터 대대적인 선거 관련 기사가 연재되는데 ‘뜻있는 한 표(1)’는 헤드라인이 ‘투표는 누구에게 할까’이며 ‘민중 복리를 토론하는 금일(오늘)의 의정단상. 옛날의 행세식 선거와는 다르다’라는 서브 헤드라인이 붙어 있다<그림 1>. ‘뜻 있는 한 표’라는 슬로건 바탕에는 한문 글자 선거(選擧)가 보인다. 둘째 날의 헤드라인은 ‘자격 후보는 누구인가’이며 ‘포부와 수완이 있는 착실한 사람이 제일. 우쭐거리는 자는 시원치않다’라 되어 있다<그림 2>. 투표 당일에는 ‘마지막 단판 씨름’이라는 머리기사 다음에 ‘전황(戰況)처럼 날씨도 개이고 흐림’이라고 해서 측후소의 기상 예보를 알리고 있다<그림 3>. 아울러 주의사항으로 ‘도장 가지셨습니까’, ‘경성부 회의원 선거 본회의장(京城府會議員選擧本會議場)’이란 안내판 사진과 함께 투표장인 학교 사진이 실려 있다.





개표장소는 신문 호외를 보려고 큰 소동
그리고 선거일인 5월 21일자 신문에는 드디어 ‘금일! 부읍면 선거 일제 투표일(今日!府邑面選擧一齊投票日)’이라는 커다란 제목이 신문 지면을 장식하게 된다<그림 4>. 이튿날 5월 22일에는 호외가 나오는 데 조선인(朝鮮人) 30명, 내지인(일본인) 39명의 이름이 나온다. 이틀 뒤에는 ‘호외전(號外戰)으로 최후장식(最後裝飾). 당락 희비극 대단원’이란 기사에서 서울시 의원선거에서 탈락한 19명의 이름이 있
는데 일본인 8명, 한국인 11명이다<그림 5>. 아직 라디오 생방송이나 TV방송이 없던 시절 투표 결과를 발표하는 긴장과 흥분의 도가니인 개표 장소의 광경이 다음과 같이 적혀 있다.

“경성부 회의원 입후보자 88명의 당선 낙선을 최후로 결정하게 될 21,217표의 투표를 세 번째로 나누어 낭독하여 드디어 그 마지막 순간에 이르게 됨을 따라 만장한 선거 참관인들은 부르는 소리를 한 마디도 놓치지 않을 양으로 귀와 눈에 전신경을 날카로이 하여 흥분을 참지 못하고 있었던 터에 오후 5시 반에 드디어 마침내 개표 낭독은 끝났다… 6시10분쯤이었다. 본보 호외 다발이… 뿌러졌다… 이 선거장안의 전군중은 이 호외를 서로 손에 잡으려고 별안간에 큰 소동을 일으켰다.

이 기사를 보면 호외의 힘이 얼마나 컸는가를 짐작할 수 있다. 1931, 1935, 1939년 세 차례의 선거 추세가 나와 있는데 이 9년 기간에 일본인(內地人. 내지인이라 불렀다)의 구성비는 49%에서 35%로 줄고 한국인이 51%에서 65%로 증가했다. 서울의 경우는 투표 당일 저녁 6시 10분경에 조선일보 호외가 나왔다<그림 6>.





당선 사례 광고
선거가 끝나면 뒤풀이가 있는 법, 1939년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의원들의 당선사례(當選謝禮)가 쏟아져 나왔다<그림 7>. 당선자 프로필이 나온 기사 밑에는 전국 각지에서 당선된 시, 읍, 변의원의 이름이 있는 당선사례 광고가 지면을 장식하는데 그 내용은 천편일률이란 말 그대로이다. 그림에 있는 평안남도 강서군, 경기도 김포군, 강원도 강릉읍의 세 지역 당선사례 광고는 글자 하나 다르지 않다.

당선사례(當選謝禮) : 금반(今般) 강서군 함종면 협의원 선거에 제하여 유권자 제위이 심후(深厚)하신 애호을 몽(蒙)하와 불초(不肖) 등이 감히 당선의 영(榮)을 득하였삽기 자에 지상으로 사의를 근표(謹表)하나이다.

선거 부정은 어느 시대, 어느 나라이든 따르게 마련인 듯 75년 전지방선거에서도 ‘선거 위반은 읍, 면(邑, 面)보다 부(시). 금일까지 적발 14건’이란 기사가 있다.
이렇게 해서 75년 전 전국적으로 치러진 지방의회 선거는 끝났다.
한국이 일본의 식민지라는 것은 서울시 의회 당선자의 수를 보면 알 수 있는데 69석 가운데 일본인이 39석으로 한국인보다 9석이 더많다. 서울(경성) 경찰국 조사에 의하면 1939년 조선일보 발행부수는 59,394부였다. 비록 보통선거는 아니었으나 선거의 중요성을 알리는 데 신문이 노력한 것은 선거 기사를 연재 기사로 다룬 일 그리고 기사 제목은 한문이었으나 본문은 모두 한글로 쓴 것에서도 엿볼 수 있다. 1926년 선거에서는 입후보자의 이름이 든 간판이 남대문 입구를 뒤덮고 있던 것을 보면 13년 사이에 선거에 대한 인식이 많이 변했음을 알 수 있다<그림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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