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이성민(크리에이티브솔루션9팀 팀장)
광고자료를 정말 소중하게 모은 때가 있었다. 지금이야 인터넷 덕분에 데이터가 방대해져서 조금만 부지런하면 원 하는 자료를 쉽게 구할 수 있지만, 그 당시엔 책이나 잡지를 스크랩하거나 스캔을 받거나 해서 페이퍼로 모아두는 것이 유일한 개개인의 스토리지였다. 그것이 자산이었다. 그런데 어느 날 앱솔루트 광고가 책으로 엮여 나왔다. 그 허탈감과 반가움이란…. 아무튼 앱솔루트 광고가 좋은 캠페인 사례로 이미 여러 번 소개되어 대충은 알고 있었지만, 수천 편이 넘는 줄은 몰랐다. 놀랐고, 부러웠다. ‘나도 저런 캠페인을 한번 해봐야지.’ 광고가 작품으로평가받는 캠페인, 오랫동안 지속되는 캠페인, 생각의 스케일이다른 캠페인, 디테일이 뛰어난 캠페인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마음 한쪽에 늘 품고 있다.
Never Changing Always Changing
앱솔루트 캠페인은 1981년에 시작되었으니 30년이 지속되고 있다. 그것도 한 광고회사에서 계속하고 있다니 경외감마저 든다.중심이 되는 컨셉트는 변하지 않으면서 표현만은 끊임없이 새롭게 변하고 있다. 결코 변하지 않으면서 늘 변하는 캠페인(Never Changing Always Changing)을 펼쳐온 것이다.
제품이 주인공이 된다는 것과 ‘ABSOLUT ○○’라는 조합의 두 단어의 카피를 활용하는 것은 절대 변하지 않는다. 한편 앱솔루트 보틀 비주얼과 두 단어의 카피 구성이라는 일관된 표현 이외에 모든 것은 변한다. 표현 기법에서의 변화가 아니다. 큰 테마를 가지고 넓은 스펙트럼을 적용해왔다.
“똑같은 캠페인을 수년간 계속해야 한다면 이 일에 100명이나 되는 직원이 왜 필요한가요?” 광고주가 물었단다. “광고를 만들어야 할 1명과 광고를 바꾸지 못하게 할 99명이 필요하다”고 광고회사가 답변했단다. 어떤 경우든 브랜드 퍼스낼리티는 지켜야 한다. 그것이 광고 캠페인이다. 사람으로 치면 같은 성격에 다른 옷을 갈아입는 것이다. 소비자는 다중 인격자 같은 제품을 원하지 않는다. 광고란 지루하지 않게 반복하기 아니던가.
남다른 스케일, 놀라운 디테일
Never Changing Always Changing
앱솔루트 캠페인은 1981년에 시작되었으니 30년이 지속되고 있다. 그것도 한 광고회사에서 계속하고 있다니 경외감마저 든다.중심이 되는 컨셉트는 변하지 않으면서 표현만은 끊임없이 새롭게 변하고 있다. 결코 변하지 않으면서 늘 변하는 캠페인(Never Changing Always Changing)을 펼쳐온 것이다.
제품이 주인공이 된다는 것과 ‘ABSOLUT ○○’라는 조합의 두 단어의 카피를 활용하는 것은 절대 변하지 않는다. 한편 앱솔루트 보틀 비주얼과 두 단어의 카피 구성이라는 일관된 표현 이외에 모든 것은 변한다. 표현 기법에서의 변화가 아니다. 큰 테마를 가지고 넓은 스펙트럼을 적용해왔다.
“똑같은 캠페인을 수년간 계속해야 한다면 이 일에 100명이나 되는 직원이 왜 필요한가요?” 광고주가 물었단다. “광고를 만들어야 할 1명과 광고를 바꾸지 못하게 할 99명이 필요하다”고 광고회사가 답변했단다. 어떤 경우든 브랜드 퍼스낼리티는 지켜야 한다. 그것이 광고 캠페인이다. 사람으로 치면 같은 성격에 다른 옷을 갈아입는 것이다. 소비자는 다중 인격자 같은 제품을 원하지 않는다. 광고란 지루하지 않게 반복하기 아니던가.
남다른 스케일, 놀라운 디테일
앱솔루트 광고를 대충 바라보면 병 모양 자체를 부각하고, 카피는 ‘ABSOLUT’와 그림에 맞는 단어를 위치하는 방식으로 알고 있는데, 그것이 전부라면 역사상 최고의 광고 캠페인으로 인정받지 못했을 것이다. 그것은 앱솔루트의 여러 캠페인 중 초기작에 국한된 것이며, 본격적인 캠페인에서는 미술, 디자인, 패션, 영화, 문학 등 다양한 문화적 장르를 테마로 도입해 이미지를 확장했다. 앤디 워홀과 키스 해링 등이 콜라보레이션한 팝아트 시리즈, 베르사체 등이 참여한 패션 시리즈, 세계 여러 도시를 모티브로 한 도시 시리즈 등이 그 대표적인 예들이다.
팝아트 시리즈에선 미국의 아티스트들과 구소련의 아티스트들이 함께 작품을 만들었는데, 소련의 개방 정책이 시작된 지 얼마안 된 시점에서 사회주의 화가의 작품을 광고에 쓴다는 건 그 자체로 센세이션을 불러일으켰다. 작은 트릭이 아니라 캠페인을 끌고 가는 스케일이 남달랐던 것이다.
또 디테일은 어떤가. 도시 시리즈 중 ‘앱솔루트 서울 편’에는 우리의 방패연이 등장하는데, 프랑스 TBWA사는 소품인 연을 제작하기 위해 무형문화재 민속연 기능 보유자에게 직접 의뢰했다고 한다. 놀라울 따름이다. 이렇게 30년을 넘게 구축해온 캠페인 덕분에 미국 보드카 시장에서 80% 이상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미국마케팅협회 명예의 전당에까지 올랐다. 그리고 애드버타이징 에이지에서 20세기 가장 뛰어난 광고 캠페인 베스트 텐의 하나로 선정했다. 거의 해마다 광고회사가 바뀌고 컨셉트가 바뀌는 국내 상황과 견줘볼 때시사하는 바가 크다. 일관된 캠페인을 유지하는 집요함을 배워야 하지 않을까?
집요함을 잃어버린다면 이 험한 광고바닥을 어떻게 헤쳐갈 수 있겠는가. 크리에이티브는 순발력이 아니라 지구력이 핵심이라는사실을 광고를 하다 몇 번을 넘어지면서 깨달았다. 찰나의 번뜩임도 영겁의 고민이 쌓이고 쌓여 만들어지지 않는가. 임계점을넘어야 새로운 것이 만들어지는 것처럼 고민하고 고민하면 세런디피티(Serendipity)도 나오는 것이다. 우리의 인생 캠페인에서도 그 대상이 무엇이든 끊임없이, 줄기차게 해나간다면 언젠가 대박을 맞는 소박한 꿈이 이루어지지 않겠는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