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경숙 작가의 소설 <엄마를 부탁해>는 세상 모든 자식들이 가지고 있는 엄마에 대한 원죄를 묻는 책이다. 치매를 앓고 있는 엄마를 지하철역에서 잃어버린 후 딸의 입장, 아들의 입장, 남편의 입장에서 엄마를 기억하고, 또 무심했던 본인들의 과거를 후회하는 심정을 담아냈다. 평생 남편을 위해 자식을 위해 헌신했고 희생했던 어머니의 모습과 그런 어머니에게서 한없이 의지하면서도 정작 어머니를 한 사람으로, 한 여자로 인식하지 못했던 못난 자식들과 남편의 심정은 지금을 살고 있는 우리들의 모습과 별반 달라 보이지 않았다.
“고마워요, 사랑해요”
책을 읽는 내내 마음이 불편했다. ‘만약 엄마를 일어버렸다면, 다시는 찾을 수 없게 된다면 나는 어떻게 될까?’라는 생각에, 상상만으로도 가슴이 먹먹해졌다. 가장 힘이 들 때 외로울 때 아플 때 제일 먼저 생각나는 사람, 하지만 내가 의지하는 것만큼 받은 사랑을 돌려주지는 못하는 사람, 그런 사람이 어머니인 것 같다.
낳고 키우는 것이 제일 힘든 일이라고들 한다. 하지만 그래도 세상에서 제일 잘한 일, 가장 기쁘고 행복한 일 역시 아이를 낳고 키우는 것이라고도 한다. 아직 엄마가 나를 보는 눈빛을 생각해보면 어렴풋이 이해가 된다.
영국문화원에서 102개국을 대상으로 ‘가장 아름다운 영어 단어’를 묻는 질문에 ‘Mother’가 1위를 차지했다고 한다.
<엄마를 부탁해> 영문판이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에 올랐다고도 한다. 다른 문화, 다른 언어를 가지고 살고 있지만 ‘엄마’라는 산 같은 존재는 어느 나라 사람에게나 모두 같은가 보다.

책의 주인공처럼 피에타상을 향해 ‘엄마를 부탁해’라고 말하며 후회하는 일이 생기기 전제 지금부터 엄마에게 받은 사랑을 다시 드려야겠다. 엄마가 엄마의 엄마에게 받았던 깊고 따뜻한 그 사랑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