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제과 광고팀의 이혁 팀장, 김태우 대리, 송수미 사원, 이은진 대리, 정현복 사원(왼쪽부터)
‘가나와 함께라면 고독마저도 감미롭다’. 1984년, 대홍기획이 창립 초기에 만든 ‘감성광고의 영원한 바이블’ 가나초콜릿 광고의 메인 카피는 아직도 많은 이들의 뇌리에 남아 있다.
광고방영 후 가나초콜릿이 30여 년간 초콜릿 시장 1위 자리를 지켜왔듯, 언제나 1등 파트너로서 어깨를 나란히 해온 대홍기획과 롯데제과. 끈끈하게 뭉친 파트너십 덕분에 대홍기획과 롯데 제과가 함께라면 그 무엇도 감미롭다.
1980년대는 롯데제과가 가파른 성장 곡선을 그리며 국내 제과 업계의 독보적인 존재로 자리매김하던 시기였다. 가나초콜릿과 롯데샌드, 꼬깔콘, 빠다코코낫, 칸쵸, 월드콘 등 간판 제품을 연달아 출시했고, 롯데제과를 찾는 ‘단골’은 날로 늘었다.
그 인기에 탄력을 보탠 것이 바로 광고였다. 마침 컬러 TV가 전국적으로 보급돼 전파광고도 황금기를 맞이한 무렵이었고, 대홍기획과 롯데제과의 긴 인연도 함께 시작됐다. 1982년 창립한 대홍기획의 역사가 롯데제과의 부흥기와 궤를 같이하게 된 것이다.
30여 년이 지난 현재. 대홍기획과 롯데제과 사이는 ‘동료애’를 넘어 ‘가족애’를 말할 수 있을 만큼 공고해졌다. 1년 평균 제작광고만 20여 편, 소위 메가 브랜드로 불리는 제품의 30년간 광고편수는 1년치 롯데제과 광고편수 이상이다.
그래서 대홍기획과 자주 소통하는 롯데제과 광고팀에게 “지금까지의 광고 중 최고의 광고는 무엇인가”라는 물음은 선뜻 답하기 어려운 질문이다. 후보가 너무 많아서다. 반면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한결같은 둘 사이의 파트너십에 관한 질문에는 쉽게 답한다.
결과보다 과정을 중시하는 이해의 파트너십
“우린 서로 내면을 읽는 사이라고 생각해요. 각각의 제품을 이해하고 광고하는 것을 떠나 회사의 기저에 깔려 있는 기본적인 베이스를 공유하죠. 롯데제과는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떻게 움직인다는 것을 대홍기획만큼 정확하게 아는 광고 대행사는 없을 거예요.”
광고팀 이혁 팀장의 말이다. 그는 광고란 제품의 매출 향상에 기여하는 데 목표를 두기도 하지만, 가장 큰 목표는 브랜드의 가치를 높이는 ‘브랜드 자산 관리’에 있다고 덧붙여 말한다.
즉, 브랜드 이미지를 굳건히 하기 위해 신제품 광고보다 주요 인기 제품의 광고를 지속적으로 하는 것에 초점을 맞춘다는 것.
이는 곧 제품 자체의 히스토리는 물론 롯데제과라는 브랜드의 속성을 속속들이 알지 못하면 광고를 만들기 어렵다는 의미다.
“가나초콜릿·빼빼로·자일리톨 등 역사가 오래되고 대중에게 잘 알려진 제품이 매번 새로운 광고를 통해 재조명되고 제품 홍보 그 이상의 브랜드 가치를 전달합니다. 우리의 ‘왓투세이(What to say)’를 읽고 ‘하우투세이(How to say)’를 고민해 훌륭한 광고를 만들어주는 대홍기획에 고마울 뿐이죠.”
함께 일할 때 가장 중요한 부분으로 역할 분담을 꼽는 광고팀은 서로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고 그것을 교감할 때 최고의 결과가 나온다고 믿는다. 그리고 그 믿음은 이제껏 수많은 광고로 입증돼왔다.
최근 온에어된 ‘라세느’ ‘롯데샌드’ ‘몽쉘’의 통합광고에 대한 광고팀의 생각은 어떨까? “15초 광고에서 복수의 품목을 광고한다는 게 쉽지 않잖아요. 그러나 ‘카카오’를 함유했다는 공통분모로 광고를 재미있게 풀어냈다고 생각해요.
또 모델 엠블랙의 ‘블랙’이라는 단어가 제품의 의미를 살리는 데 큰 역할을 했죠.” 사실 대부분의 모든 일이 그렇듯, 광고도 결과물만으로 성패를 판단할 수밖에 없을 때가 많다.
그러나 롯데제과 광고팀은 대화를 통한 과정을 중시한다고 강조한다.
“과정을 생각하지 않으면 장기적이고 생산적인 관계를 맺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대화가 필수적입니다. 서로의 고충을 나누고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이야기도 하면서 일을 해야 더 큰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롯데제과 광고팀은 어느새 수많은 대화가 오가는 광고제작 과정을 떠올린다. 기억에 남는 순간이 수없이 많지만 2008년 빼빼로 광고를 위해 고생한 일이 먼저 떠오른다. 아이디어를 짜느라 머리를 맞대며 고민하던 순간과 광고방영 후 소비자의 뜨거운 반응에 함께 기뻐한 순간이 추억으로 남았다.
가까운 시일 내에 맥주 한잔 기울이며 오랜만에 이런저런 대화를 나눴으면 좋겠다는 광고팀. 대홍기획과 롯데제과의 즐거운 행보, 그 안의 달콤한 대화는 앞으로도 계속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