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적이 되는 일
HS Ad 기사입력 2020.10.06 12:00 조회 1335
  
‘정치적’이란 말은 많은 사람들에게 피로감을 줍니다. 정치라는 것은 어느 한 편에 서야 하고, 의견이 다른 사람과 견해를 좁혀야 하고, 부정한 세상에 목소리를 내야 하는 어려운 일입니다. 하지만 정치적인 건 정의로운 것으로 이어집니다. 교육이 사법이 기업이 환경이 관련된 모든 일. 결국 정치에서 시작되니까요. ‘정치에 관심 없다’는 말 누구나 쉽게 내뱉지만, 정치는 정치로 끝나지 않으니 자랑스럽게 내뱉을 말은 아닙니다. 500년 된 나무가 개발지역으로 정해져 베어진다면, 오늘 내가 받는 저렴한 의료비가 갑자기 몇 배로 올라간다면, 우리 아이들이 폭력을 당하고도 제대로 보호받지 못한다면. 모두 정치의 잘못입니다. 정치적이라는 건 결국 정의로운 것과 연결되고 더 많은 사람이 살기 좋은 환경과도 연결됩니다. 그러니 ‘정치적’이라는 말의 의미를 바꿔서 볼 필요가 있습니다. 지금처럼 견해가 다른 사람과 큰소리 내 싸우고 비방하는 게 아닌 바른 세상을 바라보는 견해로.
 
 CNN이 찾아낸 위트와 현실
 
‘Facts first’라는 모토로 가짜 뉴스에 대항해 팩트를 보도한다는 철칙을 가진 CNN. 올 11월 선거를 대비해 대선 토론을 비롯한 각종 대통령 선거 방송을 광고하기 위해 재미있게 하지만 신랄하게 팩트를 꼬집었습니다. 민주당과 공화당의 전당대회가 열리기 시작한 8월부터 선보인 애니메이션. 미국인에게 익숙한 예전 정치 삽화의 그림 톤을 그대로 차용했습니다. 주인공은 공화당을 상징하는 코끼리와 민주당을 상징하는 당나귀.
 
▲ CNN Animated 2020 Election Spot cast (출처: Terry Berland 유튜브)
 
▲ CNN International: "Conventions Continue" promo (출처: nch 유튜브)
 
▲ CNN Telescope Spot cast (출처: Terry Berland 유튜브)
 
이야기는 이렇습니다. 벤치에 앉아있던 코끼리에게 당나귀가 다가가자 코끼리는 깜짝 놀랍니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유지해야 하기에 줄자로 거리를 잽니다. 6피트 내에 다가앉으면 안 된다고 경고하죠. 하지만 벤치 끝에 앉은 당나귀는 비아냥거립니다. “이게 우리가 역대로 가장 가까워진 거리”라며. 두 번째는 노를 젓고 있는 코끼리와 당나귀. 서로 반대 방향으로 노를 저으니 어느 방향으로도 가지 못하고 왼쪽으로 갔다 오른쪽으로 갔다, 반복합니다. 그러자 당나귀가 힘을 합쳐야 한다고 말하고 코끼리도 동의합니다. 그리고 동시에 다른 방향으로 노를 젓죠. 결국 어디로도 가지 못하는 배. 민주당과 공화당의 같이 할 수 없는 노선을 위트 있게 꼬집었습니다. 세 번째는 망원경으로 뭔가를 찾고 있는 코끼리가 보입니다. 당나귀는 뭘 찾고 있냐고 물어보죠. 코끼리는 당나귀가 살고 있는 행성을 찾고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렌즈 캡은 그대로 씌워져 있습니다. 
 
정치적 라이벌의 숙명입니다. 오랫동안 섞이지 못하고 반대를 향하는 정당. CNN은 어떤 당도 지지하지 않고 중립을 지키며 스탑모션 기법의 영상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중립이라고는 하지만 양당을 모두 꼬집는 내용으로도 보입니다. 어쨌든 미국민은 이 친숙하게 다가오는 애니메이션을 통해 조금 더 정치에 관심을 둘지도 모릅니다. ‘정치’라는 지루한 주제에서 위트와 신랄함까지 모두 뽑아낸 시각이 돋보입니다.
 
▣ 호아킨 올리버가 돌아온 이유 
 
▲ UnfinishedVotes.com (출처: Change the Ref 유튜브)
 
미국의 정치는 ‘총기 소지에 관한 법’과 늘 연결됩니다. 선거철이면 총기 소지에 관한 법률 제정에 목소리를 내는 사람이 많습니다. 하지만 미국은 크게 변하지 않았죠. 그래서 올해는 가장 강력한 목소리가 등장했습니다. 호아킨 올리버. 2년 전, 플로리다 파크랜드에 위치한 학교에서의 총기 난사 사고. 이 사고로 17명의 학생이 희생됐습니다. 호아킨은 그 중 한 명입니다.  그들이 살아있었다면 올해 대선은 그들이 처음으로 행사하는 투표라고 합니다. 이에 호아킨 올리버는 다시 돌아와 사람들에게 강력하게 투표권을 행사할 것을 주장합니다.
 
“내가 떠난 지 2년이 지났지만 아무것도 바뀌지 않았다. 사람들은 여전히 총에 맞아 죽으며, 모두들 그 사실을 알고 있지만 세상을 바꾸기 위해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나는 누군가 이 문제를 해결해주길 기다리는 데 지쳤다. 11월에 있을 선거는 내가 첫 번째로 행사할 투표권이었다. 하지만 난 살아있지 않기 때문에 하지 못한다. 그러니 총기 로비로 생기는 돈을 기대하는 정치인이 아니라 사람들의 생명을 소중히 하는 정치인에 투표해줄 것을 부탁한다. 나를 위해 투표해 달라. 나는 할 수 없으니까. 총기 사고를 끝내기 위해 우리 모두는 끝까지 싸워야 한다.”
 
호아킨은 매우 열정적이고 스포츠를 사랑하는 적극적인 성격의 소유자였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 캠페인의 주인공으로 등장했으며, ‘Change the Ref’를 운영하고 있는 그의 부모의 동의로 딥페이크 기술로 다시 태어났습니다. 딥페이크는 인공지능 기술을 기반으로 사람의 이미지를 복원시킵니다. 다시 살아난 아들을 보고 호아킨의 부모는 애절함과 향수, 분노까지 다양한 감정이 북받쳤다고 합니다. 하지만 아들을 희생자로 남겨두기보다  사회 활동가로 바꿔주고 싶었다고 합니다. 그럴 만큼 아들은 열정적이었으니까요. 다시 살아난 호아킨은 강력하게 ‘총기 소지 법률’의 필요성을 호소하며, 인간의 존엄성의 편에서 판단하는 이에게 투표하라고 합니다. 실제로 호아킨이 사망한 후 2년간, 83개의 학교에서 총기사고가 있었지만 아무도 관련 법을 세우는 데 목소리를 내지 않았습니다. unfinishedvotes.com에 가면 투표할 수 없는, 총기사고로 세상을 떠난 이들의 숫자를 볼 수 있습니다. 
 
사람의 생명을 지키는 일, 위험으로부터 보호하는 일. 시작은 국민이고 과정은 정치입니다. 깨어있는 국민이 깨어있는 정치인에게 투표하면서 시작해야 할 변화. 그래서 호아킨은 다시 목소리를 냈습니다. 누구보다 강력하고 와 닿는 목소리를.
 
▣ 김정은과 푸틴이 찾아낸 기회
 
다시 시작된 미국의 대선 시즌. 그런데 난데없이 김정은과 푸틴이 등장했습니다. 그리고 미국의 민주주의에 대해 신랄한 비판을 합니다.
 
▲ Dictators - Kim Jong-Un (출처: RepresentUs 유튜브)
 
▲ Dictators - Vladimir Putin (출처: RepresentUs 유튜브)
 
“민주주의란 약해서 깨지기 쉬우며, 선거가 실패하면 민주주의는 사라진다. 나는 아무것도 할 필요가 없다. 당신들이 스스로 움직이고 있기에. 사람들은 분열되고, 당신의 투표지역은 조작되고, 투표소는 문을 닫을 것이며 그래서 많은 사람이 투표를 할 수 없게 될 것이기에. 민주주의를 무너뜨리는 것은 어렵지 않다. 당신이 해야 할 것은 없다.”
 
시종일관 연설하는 김정은의 얼굴은 의뭉스러운 미소를 띱니다. 미국 민주주의가 잘못된 방향으로 가는 것을 즐기는 듯한 표정입니다. 이 영상은 실제 김정은 위원장이 얘기하는 영상은 아닙니다. 딥페이크 기술로 만든 것입니다. 어떤 정당도 지지하지 않는 반부패 기관인 RepresentUS는 영상은 가짜지만 이 영상에 담긴 위협은 사실이라며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함께하자고 합니다. 푸틴의 이야기도 비슷합니다. ‘미국인들은 당신들의 민주주의를 내가 방해한다고 비난하지만 사실 나는 그럴 필요가 없다. 당신들이 스스로 그렇게 하고 있기에. 투표소는 닫히고 당신들은 누구를 믿어야 할지 모르며, 분열되고 있다. 나를 위해’라고 하며 당당하게 연설합니다. 
 
미국인들에게 민주주의의 중요성, 투표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RepresentUS는 미국 민주주의가 파괴되면 가장 좋아할 만한 인물 둘을 등장시켰습니다. 실제로 김정은 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이 바라는 미래인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들이 좋아할 만한 미래라고 하면 미국인들은 경각심을 갖겠죠. 지금은 민주주의가 너무나 당연해서 많은 이들이 애써 지키려 하지 않기 때문에.  
 
 용감함이 요구되는 일
▲ 파타고니아 의류에 부착된 Vote the assholes out 태그 (출처: adage)
 
파타고니아는 자신들의 ‘새 재킷을 사지 말라’고 할 정도로 환경보호에 힘씁니다. 재킷을 여러 개 자주 사는 것보다 지금 있는 재킷을 보내면 다시 고쳐서 새것처럼 입게 하죠. 옷을 만드는 데 드는 자원, 자주 버려서 쌓이는 쓰레기. 모두 환경을 해치기 때문입니다. 그런 파타고니아의 철학은 이제 정치적인 메시지가 됐습니다. 미국 대통령 트럼프가 환경보호의 중요성을 간과하고 정책들을 없애는 데 주력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Bears Ear National Monument의 보호 토지를 85%로 축소하기도 했습니다. 모든 게 파타고니아가 추구하는 방향과 반대죠. 그래서 파타고니아는 대담해졌습니다. 여성용과 남성용 반바지 의류 상표에 “멍청이를 쫓아내는 데 투표하세요(Vote the assholes out)”라는 메시지를 붙였습니다. 실제로 판매되고 있는 옷들입니다. 파타고니아는 ‘assholes’란 어떤 당이든 기후 위기를 부정하고 과학을 무시하는 정치인을 뜻한다고 밝혔습니다.  
 
언뜻 봐선 환경보호는 정치와는 멀어 보입니다. 하지만 모든 입법은 정치에서 시작됩니다. 정치인들이 환경에 관심이 없어서 파괴하는 데 일조한다면 환경보호단체나 국민은 그들과 맞서야 합니다. 결국 정치적인 행동이 될 수밖에 없죠. 정치는 결국 모두의 일입니다. 하지만 정치인이 아닌 단체나 개인이 입장을 표명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닙니다. 대담하고 용감해져야 하며 두려움을 무릅써야 하죠. 변화는 늘 이 순간부터 시작됩니다. 그러니 우린 ‘정치적’이라는 말에 부정적인 뉘앙스를 가지기보다 정의로운 세상을 만드는 ‘입장’으로 이해해야 합니다. 특정 정당의 정치인이 아닌 정의로운 정치적 방향을 바라보는.
 
 
CNN ·  HS애드 ·  글로벌크리에이티브 ·  딥페이크 ·  민주주의 ·  신숙자 ·  정치 ·  총기소지 ·  크리에이티브광고 ·  해외광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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