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1]팬덤, 디지털을 만나다
CHEIL WORLDWIDE 기사입력 2014.06.26 12:00 조회 7621


무한복제의 특성을 가진 인터넷과
언제 어디서나 네트워크로 연결되는
스마트폰이 결합되면서 짧은 기간에
폭발적 인기를 얻는 현상이 대중문화와
스포츠, 그리고 정치 영역에까지 나타나게
됐다. 인터넷과 스마트폰을 통해 급속히
정보가 확산되면서 디지털 시대의 스타와
팬덤(Fandom)이 만들어지는 새로운
경로를 제공하게 됐다. 이 시대의 팬덤은
단순 추종자를 넘어 새로운 문화를
창출하는 역할까지 도맡으며 사회적
영향력을 발휘한다.

소셜미디어 통해 확산되는 팬덤

국내에서 팬덤은 가수 조용필의 전성기였던 1980년대 “오빠”를 외치며 열광하던 10대 소녀들, 그들의 함성과 비명, 각종 플래카드, 응원 도구들이 등장하면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오빠 부대 시절, 스타와 팬의 관계는 매우 단순하고 수동적이었다. 하지만 디지털 시대에 접어들자 스타와 팬덤의 관계는 단순 추종자에서 후원자, 나아가 새로운 문화 창조자의 관계로 변모했다. 디지털 시대의 팬덤이 과거의 팬덤과 무엇이 달라졌는지를 이해하는데 빼놓을 수 없는 사건은 사상 처음으로 유튜브에서 20억 조회수를 기록하며 글로벌 팬덤을 형성한 싸이의 사례이다. 2014 531, 언론은 싸이의 히트곡 ‘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가 유튜브 사상 최초로 20억 뷰를 돌파했다고 전했다. 조회수의 97%는 해외에서의 접속이었다. 이를 통해 디지털 시대에는 20억의 글로벌 팬덤이 유튜브 등 소셜미디어를 기반으로 형성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팬덤 문화는 초기 수용자이면서 동시에 대상에 자신을 몰입하는 열성팬으로부터 시작된다. 열성팬이 수용한 팬덤 문화는 스마트폰과 소셜미디어를 통해 신봉자와 단순 팬으로 급속히 확산돼 간다. 대다수 단순 팬 팬덤들은 극히 일부를 제외하고는 자신들이 좋아하는 대상을 수용하면서 대리만족이라는 심리적인 보상을 얻으며 일상적인 생활의 일부분으로 팬덤 문화를 받아들인다. 이런 추세에 따라 최근엔 스타의 소속사들도 변화된 디지털 시대 팬덤의 구미에 맞춘 캐릭터와 디지털 팬클럽 등을 전략적으로 생산해 소비되도록 만든다. 팬들은 스타의 공연이나 SNS에서 언급된 시시콜콜한 발언 등을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공유한다. 이렇게 공유된 정보가 위키백과 등에 정리되면서 꾸준히 쌓여 간다. 한편 아이돌 그룹의 경우, 소속사와 멤버들이 팬덤 커뮤니티의 반응을 참고해 멤버의 캐릭터를 형성하기도 한다. 그룹의 멤버가 드라마에 출연하게되면 해당 배역에 팬덤이 인식하는 캐릭터를 반영하는 것이다. 이는 과거와 달라진 양상으로, 디지털 시대의 팬덤은 이렇게 스타와 상호 영향을 주고받는다. 디지털 시대의 팬덤에서 또 하나 볼 수 있는 특징은 포털사이트들이 팬덤에 관여한다는 사실이다. 아이돌 보이그룹의 팬덤이 점차 세력을 확장하자 국내 포털사이트들은 2009년부터 팬 카페를 적극 지원하기 시작했다. 팬 카페는 추상적인 팬덤이 형상화된 가상 사회라 할 수 있다. 보이 그룹인 2PM이 팬카페를 통해 근황을 전하고, 영화배우 강지환이 팬카페를 통해 음성을 전하는 등 많은 스타들이 팬 카페에 참여하자, 팬 카페는 팬덤의 성지로 변해갔다. 현재 포털에는 40만 개의 팬 카페가 있다.


1,2,3. 유튜브 역사상 최초로 조회수 20억 건을 돌파한 싸이의 ‘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
소셜미디어를 통해 글로벌 팬덤이 형성된 사례다. ⓒygfamily.com

시장을 움직이는 똑똑한 팬덤

디지털 시대가 가속화되면서 오히려 고립감, 소외감을 느끼는 대중들은 네트워크로 연결된 사회에서 어딘가에 소속되는 것으로 사회성을 충족하려 한다. 대중의 소속 욕구가 소셜 커뮤니티 이용을 부추기고, 이에 따라 자연스럽게 디지털 팬덤도 확산되고 있다. 디지털 시대 고립감을 벗어나 어딘가에 소속되는 것으로 사회성을 충족하려는 팬덤은 이전과는 다른 행동 양상을 보인다. 디지털 시대의 팬덤은 능동성과 비판성을 겸비한 문화 엘리트이다. 이들은 과거처럼 문화의 단순 소비자가 아니라 문화를 재창조하거나, 기존의 우세한

문화에 저항해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 내는 팬덤 문화의 창조자로 변신했다. 오매불망 스타를 해바라기하며 일방적인 환호를 보내던 소위 ‘빠순이’에서 벗어나 스타와 쌍방향으로 소통하며 지능적으로 영향력을 발휘하는 ‘똑똑한’ 팬 문화가 스타 시장을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이들은 스타의 이미지와 커리어까지 고려하며 적극적인 지원과 조언, 홍보 등 전방위 활동을 펼쳐 스타 개개인은 물론 관련 업계 전반에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한다. 디지털 시대, 스타덤과 팬덤의 벽이 무너지고 있다. 디지털 시대의 팬덤은 싸이의 ‘강남스타일’처럼 예고 없이 신드롬을 일으키며 히트 상품을 만들기도 하고, 잘나가던 브랜드가 안티 팬덤에 의해 한순간에 시장에서 퇴출되기도 한다. 디지털 시대의 유령 ‘팬텀(Phantom)’으로도 불릴 수 있는 팬덤은 팬 모두가 네트워크로 연결되는 세상에서 더욱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디지털 시대에 팬덤은 보이지 않지만 함께 새로운 이미지, 텍스트, 패션 등을 만들어낸다. 팬덤에 의해 만들어진 새로운 문화들을 팬덤은 단순히 소비하는 것뿐만 아니라 재생산함으로써 새로운 문화와 소통하고 새로운 유대를 만든다.



1. 위키백과에 정리된 한 아이돌 그룹의 정보. 팬들이 공유하는 정보가 지속적으로 보완되며
아카이브를 구축해 간다. ⓒhttp://ko.wikipedia.org


2,3,4,5. 팬덤은 때로 출판사의 마케팅이 아니라 디지털 팬덤의 성원만으로 베스트셀러를 만들어내기도 한다. 페이스북 팬덤을 토대로 출판된 신준모의 <어떤 하루>.
ⓒ프롬북스












마케팅과 팬덤이 만나면

‘스마트 팬덤(Smart Fandom)’이 대중문화의 지형도를 바꾸고 있다. 스마트 팬덤은 인터넷과 SNS를 활용한 ‘집단지성’을 기반으로 하는 만큼 위력이 클 수밖에 없다. 10대는 SNS를 통해 행동력을, 20~30대는 대학과 사회생활에서 얻은 다양한 지식을, 40~50대는 사회적 지위와 재력을 적극 활용해 실시간으로 노하우를 나눈다. 스마트폰과 소셜미디어로 연결된 글로벌 팬들은 자신이 속한 팬덤의 스타가 등장하는 드라마와 예능 프로그램을 해당 국가 언어로 스스로 번역해 퍼뜨리기도 한다. 최근엔 페이스북 팬덤이 만든 스타도 부상하고 있다. 예를 들면 신준모의 페이스북엔 그가 매일 남기는 짧은 한 마디에 수천 명이 ‘좋아요’를 누르며 공유한다. 그는 “내가 싫어하는 사람도 누군가에겐 소중한 가족이고, 누군가에겐 소중한 연인이며, 누군가에겐 소중한 친구입니다”처럼 감성을 자극하는 짧은 글을 올린다. 이러한 짧은 글을 모아 <어떤 하루>가 최근 출판됐고, 이 책은 곧 교보문고 종합 베스트셀러 2위에 올랐다. 출판사의 마케팅이 아니라 디지털 팬덤의 성원으로 베스트셀러가 탄생한 것이다. 또한 디지털 시대의 팬덤은 10대처럼 특정 연령대만 국한되지 않는다. 특히 SNS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팬덤은 폭넓은 연령층을 기반으로 고객 가치를 소비하는 역할에서 고객 가치를 창출하는 역할로 바뀌고 있다. 일명 ‘팬보이’라 불리며 애플을 지지해 오던 팬들의 연령대는 18~34세 사이였다. 2012 8, 영국의 여론조사업체인 유고브가 애플 브랜드 선호도를 조사한 결과 애플의 최대 지지층은 35세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 입장에서는 팬덤의 영향력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팬덤은 브랜드, 스포츠, 대중가요, 보이그룹과 걸그룹, 지방자치단체장, 국회의원, 대통령 선거까지 도처에서 영향력을 발휘한다. 기업의 마케터는 기업의 브랜드가 어떻게 대중과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는지, 브랜드 팬덤이 어떻게 형성되고 있는지, 브랜드의 안티 팬덤은 없는지를 꾸준히 살펴봐야 할 것이다.

팬덤 ·  소셜미디어 ·  스마트 팬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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