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人] 김대녕 오리콤 U-BOAT 카피라이터 부장
“예전에 배우 최민수씨가 무릎팍도사에 나와 했던 얘기가 기억에 남았어요. 바이크를 타고 가다가 강이 나오면 물에 한 번 들어가고, 배고프면 멈춰 서서 빵 하나, 우유 하나 사먹고 다시 달릴 수 있노라고. 그런데 그러고 나서도 바이크를 사야겠다는 생각이 있던 건 아니었는데, 어느 겨울 날 문득 눈에 들어오는 바이크가 있었어요. 어느 순간 보니 저도 모르게 그 바이크를 샀더라고요.”
그는 바이크의 매력은 여정에 있다고 말했다.
“차를 타고 가는 여행은 ‘어디 가서 뭐 봐야지, 뭐 먹어야지’하는 목적지향적인 것 같아요. 차로 가는 여행에서 서울에서 부산까지 가는 경부 고속도로는 여행이 아니라 통행이지만, 바이크와 함께 하는 여행은 가는 과정 자체가 다 여행이죠. 차 안에서는 사방팔방 갇힌 공간에서 풍경을 그림처럼 보게 되지만, 바이크는 온전히 바람을 느낄 수도 있고 세우고 싶을 때 어디든 세울 수 있잖아요.”
요즘엔 바이크에 작은 텐트를 싣고 달리다가 좋은 곳이 있으면 쉬곤 한단다.
“바이크로는 고속도로나 자동차 전용차로를 탈 수 없어서 국도를 타고가요. 목적지가 좋아서 바이크 여행이 좋다기보다, 가면서 있는지도 몰랐던 길을 따라가고, 그러다 몰랐던 마을을 만나기도 해요. 그렇게 잠깐들러본 마을에서 아이들과 같이 토끼를 만져보기도 하고… 그런 게 기억에 남아요. 그래서 하나의 장소가 기억에 남는다기보다 그 여정이 하나씩 쌓여가는 것 같아요.”
“한국이 기후적으로 바이크 타기 좋은 환경은 아니에요. 봄에는 황사, 여름엔 덥고, 가을엔 낙엽 때문에 미끄럽고, 겨울엔 엄청 춥고. 여름에는 보호 장비랑 바이크 열기 때문에 뜨겁고 땀띠 나고, 겨울에는 헛웃음이 나올 만큼 엄청 추운데도… 내가 왜 이러고 있지 하면서도 그냥 타게 되요. 그만큼 매력이 있어요.”
바이크도 위험하지만은 않다고, 바이크에 대한 좋지 않은 인식을 바꾸고 싶다고 한다. 바이크 블로그를 운영하는 이유도 사람들이 바이크의 다른면을 알아가고, 매력을 느끼길 바라는 마음에서라고.
“의아해하실 수도 있지만, 서울은 바이크 타기 좋은 환경이에요. 어딜 가든 주차 걱정 없고, 막히지 않고. 교통법규만 잘 지키면 위험하지도 않아요. 버스나 지하철을 타고 가면 가는 길이 한정적이고 뻔해지잖아요? 바이크를 타면 서울이 몰랐던 도시가 되요. 새로운 길로 가니까 더 넓어지게 되고 동시에 더 가까워지는 거죠.”
2008년 봄부터 2009년 가을까지 스페인에서 지내면서도 오토바이로 스페인 일주를 했다고 한다. 민박집을 운영하며 지냈다는 스페인 생활도 궁금해졌다.
“스페인으로 갔던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었지만, 그 때 아니면 쉴 수 없을 것 같았어요. 외국에서 실패하고 돌아오더라도 광고계에 다시 한번 노크해볼 수 있는 시기이기도 했고.”
“돌아와서 세어보니 저희 민박집에서 998명이 묵으셨더군요. 손님들이 가족에게도 하지 못했던 얘기들을 오히려 여행지에서 낯선 사람에게 털어놓기도 하는데, 카피라이팅만 했다면 몰랐을 그런 허심탄회한 삶의 얘기들을 들을 수 있어서 좋았어요.”
그는 아니라고 했지만, 그의 여정이 하나둘씩 쌓여가듯 그의 삶의 조각들이 하나씩 쌓여 크리에이티브의 밑거름이 되지 않았나 싶다.
김대녕 부장의 바이크 스토리가 더 궁금하다면, 자세한 이야기는 김대녕 부장 블로그(http://blog.naver.com/letsfree1)에서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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