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박상용 한국광고단체연합회 대리
Prologue 한국을 떠나 태국으로
그동안 전화와 서류상으로만 뵙던 36명의 한국 참관단을 인천국제공항 로비에서 만났다. 각 회사를 대표해서 온 참관단은 한국의 쌀쌀한 날씨 탓에 대부분 도톰한 옷을 입고 왔다.
약 6시간의 비행 끝에 태국의 방콕 수완나폼 국제 공항에 도착하니 후덥지근한 열기가 제일 먼저‘여름’이라는 사실을 실감하게 만들었다. 6시간 비행해서 온 것인데 한여름이라는 것이 신기할 따름이다.
고속도로를 1시간 30분 달려서야 파타야에 있는 숙소(로얄 클리프 비치 호텔)에 도착할 수 있었다.
DAY 1 세계 각국의 크리에이티브와의 만남
드디어 공식행사 첫날, 아침 8시부터 행사장 앞은 분주했다. 다양한 피부색과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광고라는 하나의 공통된 분모를 가지고 이 곳 파타야에 모인 것이다. 컨벤션 센터(피치 홀)에서 ADFEST 참가단의 공식등록이 시작됐으며, 한국 참관단들은 등록을 마친 후, 불교식 인사를 건네는 도우미들에게 인사를 건네며 행사장을 둘러보기 시작했다.
2층 행사장 복도에는 독특한 포즈와 개성 있는 사진으로 전시된 부문별 심사위원과 심사위원장의 사진이 벽에 전시돼 있었다. 심사위원들의 소개 부스를 지나가면 올해 출품한 작품들이 겹겹이 길게 전시되어 있다. 각국의 뛰어난 작품들 앞에서 어김없이 많은 사람들의 감탄사가 터져 나왔다. 우리나라 출품작도 눈에 많이 띄었다. 쟁쟁한 출품작들 사이에서 당당히 어깨를 나란히 한 한국 작품들이 자랑스러웠고, 이번 광고제에서 선전할 수 있기를 마음속으로 조용히 빌었다.

DAY 2 AFAA회의 참석, 2010 말레이시아 개최 논의
첫 날보다는 행사 장소나 대회 흐름을 파악하기 훨씬 수월했다. 한국광고단체연합회 사무국에서는 ADFEST 한국 대표 참관단의 공식행사 참관 외에도 AFAA(아시아광고 연맹) 회의에 참석해야 하는 중요한 일정이 잡혀있었다. 2010년 10월 22~25일까지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프에서 개최될‘ADASIA’를 성공적으로 준비하기 위한 논의가벌써부터 진행되고 있는 까닭이다.
주요 결정사항으로 한국에서 IMF 위기를 성공적으로 극복한 기업의 사례를 발표할 연사를 추천해 달라는 요청
이 있었고, 한국 참관단이 많이 참석해 줄 것을 당부 받았다.
AFAA 회의가 끝나고, 행사장과 ADFEST 현지사무국 홍보데스크를 오가며 한국 참가작의 파이널리스트 상황과
본상 수상내역을 미리 확인했는데‘한국 참가작품 중에 은상이 2개, 파이널리스트가 1개’가 포함되어 있다는 것을 미리 알게 돼 한국으로 바로 연락을 했다. 본상 수상내역은 알지 못했고, 단지 파이널리스트만 공지가 된 상황에서의 은상 수상은 모두가 축하 할 만한 쾌거였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국제광고제에서 유독 상복이 없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 단지 2개의 은상을 수상했음에도 불구하고 올해는 그나마 다른 해보다 실적이 나아진 거다. 왠지 기쁘면서도 아쉬움이 많이 남았다.

DAY 3 시상식… 그리고 참관단이 밝히는 뒷이야기
지금까지 들은 광고계 거장들의 세미나 중에서도 마지막 연사이며 총 심사위원인 영국의 대표 광고대행사 BBH(Bartle,Bogle & Hegarty) 회장인 존 헤가티 경(Sir John Hegarty)의 발표는 유독 나의 시선을 끌었다. 지적인 외모와 함께 발표 내용 또한 심플!! 그 자체였다. 간략한 말과 핵심단어로 청중을 사로잡는데‘역시~ 고수’라는 생각이 들었다.
BBH의 회장이자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이기도한 존 헤가티 경은 이날‘위대한 광고를 만드는 일곱가지 키워드를 가지고 자신의 광고철학과 노하우를 이용해 재밌게 발표했는데, “광고라는 일을 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당신 자신을 믿는 것”이라는 말이 가장 기억에 남았다. 자신에 대한 믿음이 있어야, 남들도 설득시킬 수 있고 공감 시킬 수 있다는 의미였다.
한 가지 부러웠던 것은 BBH의 창립자인 Bogle과 Hegarty 두 사람이 Sir(기사작위)이라는 호칭으로 불린다는 점이다. 참고로 영국 BBDO 글로벌의 사장도 Sir라는 호칭을 가지고 있고 영국의 명문 축구팀인 맨체스터 유나
이티드의 감독 퍼거슨 역시 경이라 불린다.
나라 전체가 광고하는 사람들을 장사꾼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나라를 위해 일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는 저들의 문화와 인식이 여간 부러운 것이 아니었다. 또한 우리나라에도 광고계의 흐름을 길게 보고 이끌어줄 노장이 계셨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오후 6시, 폐막 만찬과 함께 시상식이 약 4시간가량 진행됐다. 대한민국 광고대상 시상식을 돌이켜보면, 대부분 한국의 광고인들은 시상식에서 상만 받고 사라지거나 불참하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이곳 ADFEST에서의 시상식에서는 자유롭고 격식 없이 진행됐음에도 불구하고 모든 참석자들이 자릴 지키며 어떤 국가에서, 어떤 대행사가 상을 타는지 궁금해 하고, 수상한 사람들을 위해 힘찬 박수를 치는 등 시종일관 흥미진진한 긴장감까지 감돌아 낯설기까지 했다.
결과는 예상했던 대로 일본, 중국,태국, 싱가포르, 인도 등에서 상을 휩쓸어 갔다. 특히 중국이 예년에 비해 많은 수상을 차지해 놀라웠다. 한국 광고인들이 국제광고제에 수상을 하기위해서 매해 바뀌는 수상 경향을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리만의 문화적 색깔을 만드는 것에 더욱 중점을 둬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태국은 극과장과 엽기, 중국은 규모감과 오리엔탈리즘, 일본은 감성, 온라인 강세라는 단어들이 그 나라 제작물을 접했을 때 바로 떠오르지만,‘ 과연 우리 광고의 색깔은 어떤가?’이 부분에 대해 다 같이 고민하고 보강해 나가야 한다. 단, 전 세계인들이 공감할 수 있는 크리에이티브와 통찰력이 수반되어야 할 것이다.
10여년이 지난 ADFEST는 점점 젊어지고 있다. 젊은 광고인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것이 그 비결일는지도…. ADFEST가 젊은 광고인들의 참여와 그들의 창의력을 개발하기 위해 새로운 프로그램을 만들고, 또 이들에게 멘토가 될 수 있는 입지적인 광고인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는 것은 ADFEST의 명맥 유지와 나아가 아시아 지역의 광고 크리에이티브 수준을 높이는데 기여하는 바가 크다고 본다. 때문에 경제상황으로 ADFEST를 참가한 사람의 숫자는 줄었지만 그 열기만큼은 그 어느 해 못지않게 뜨거웠다고 본다.
공식행사가 마무리되고 한국 참가단은 시내 파타야의 노천 호프집에서 이번 ADFEST에 대해서 서로의 의견을 나눴다. 한 참가자는“대한민국 광고인들이 세계적으로 광고감각이 없다거나, 인프라가 없어서 수상을 못하는 것이 아니라 해외광고제를 잘 모르고 관심이 없다. 관심을 가지고 참여한다면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또 다른 참가자는“경기침체와 광고제의 불황을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었고, 올해 수상작품을 보면서 그 나라만의 고유한 문화를 타 지역사람도 공감할 수 있는 크리에이티브로 만들 수 있는 힘이 있는 광고가 수상을 많이 했다”고 느낀 바를 말했다.
이렇게 ADFEST에 대한 참가자들의 다양한 시각은 한국의 광고 크리에이티브의 발전을 위해 필요한 노력이 누군가가 아닌 우리 자신이 바꾸어야 할 과제라는 것을 다시 한 번 상기해 주었다.
약 6시간의 비행 끝에 태국의 방콕 수완나폼 국제 공항에 도착하니 후덥지근한 열기가 제일 먼저‘여름’이라는 사실을 실감하게 만들었다. 6시간 비행해서 온 것인데 한여름이라는 것이 신기할 따름이다.
고속도로를 1시간 30분 달려서야 파타야에 있는 숙소(로얄 클리프 비치 호텔)에 도착할 수 있었다.
DAY 1 세계 각국의 크리에이티브와의 만남
드디어 공식행사 첫날, 아침 8시부터 행사장 앞은 분주했다. 다양한 피부색과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광고라는 하나의 공통된 분모를 가지고 이 곳 파타야에 모인 것이다. 컨벤션 센터(피치 홀)에서 ADFEST 참가단의 공식등록이 시작됐으며, 한국 참관단들은 등록을 마친 후, 불교식 인사를 건네는 도우미들에게 인사를 건네며 행사장을 둘러보기 시작했다.
2층 행사장 복도에는 독특한 포즈와 개성 있는 사진으로 전시된 부문별 심사위원과 심사위원장의 사진이 벽에 전시돼 있었다. 심사위원들의 소개 부스를 지나가면 올해 출품한 작품들이 겹겹이 길게 전시되어 있다. 각국의 뛰어난 작품들 앞에서 어김없이 많은 사람들의 감탄사가 터져 나왔다. 우리나라 출품작도 눈에 많이 띄었다. 쟁쟁한 출품작들 사이에서 당당히 어깨를 나란히 한 한국 작품들이 자랑스러웠고, 이번 광고제에서 선전할 수 있기를 마음속으로 조용히 빌었다.
DAY 2 AFAA회의 참석, 2010 말레이시아 개최 논의
첫 날보다는 행사 장소나 대회 흐름을 파악하기 훨씬 수월했다. 한국광고단체연합회 사무국에서는 ADFEST 한국 대표 참관단의 공식행사 참관 외에도 AFAA(아시아광고 연맹) 회의에 참석해야 하는 중요한 일정이 잡혀있었다. 2010년 10월 22~25일까지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프에서 개최될‘ADASIA’를 성공적으로 준비하기 위한 논의가벌써부터 진행되고 있는 까닭이다.
주요 결정사항으로 한국에서 IMF 위기를 성공적으로 극복한 기업의 사례를 발표할 연사를 추천해 달라는 요청
이 있었고, 한국 참관단이 많이 참석해 줄 것을 당부 받았다.
AFAA 회의가 끝나고, 행사장과 ADFEST 현지사무국 홍보데스크를 오가며 한국 참가작의 파이널리스트 상황과
본상 수상내역을 미리 확인했는데‘한국 참가작품 중에 은상이 2개, 파이널리스트가 1개’가 포함되어 있다는 것을 미리 알게 돼 한국으로 바로 연락을 했다. 본상 수상내역은 알지 못했고, 단지 파이널리스트만 공지가 된 상황에서의 은상 수상은 모두가 축하 할 만한 쾌거였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국제광고제에서 유독 상복이 없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 단지 2개의 은상을 수상했음에도 불구하고 올해는 그나마 다른 해보다 실적이 나아진 거다. 왠지 기쁘면서도 아쉬움이 많이 남았다.
DAY 3 시상식… 그리고 참관단이 밝히는 뒷이야기
지금까지 들은 광고계 거장들의 세미나 중에서도 마지막 연사이며 총 심사위원인 영국의 대표 광고대행사 BBH(Bartle,Bogle & Hegarty) 회장인 존 헤가티 경(Sir John Hegarty)의 발표는 유독 나의 시선을 끌었다. 지적인 외모와 함께 발표 내용 또한 심플!! 그 자체였다. 간략한 말과 핵심단어로 청중을 사로잡는데‘역시~ 고수’라는 생각이 들었다.
BBH의 회장이자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이기도한 존 헤가티 경은 이날‘위대한 광고를 만드는 일곱가지 키워드를 가지고 자신의 광고철학과 노하우를 이용해 재밌게 발표했는데, “광고라는 일을 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당신 자신을 믿는 것”이라는 말이 가장 기억에 남았다. 자신에 대한 믿음이 있어야, 남들도 설득시킬 수 있고 공감 시킬 수 있다는 의미였다.
한 가지 부러웠던 것은 BBH의 창립자인 Bogle과 Hegarty 두 사람이 Sir(기사작위)이라는 호칭으로 불린다는 점이다. 참고로 영국 BBDO 글로벌의 사장도 Sir라는 호칭을 가지고 있고 영국의 명문 축구팀인 맨체스터 유나
이티드의 감독 퍼거슨 역시 경이라 불린다.
나라 전체가 광고하는 사람들을 장사꾼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나라를 위해 일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는 저들의 문화와 인식이 여간 부러운 것이 아니었다. 또한 우리나라에도 광고계의 흐름을 길게 보고 이끌어줄 노장이 계셨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오후 6시, 폐막 만찬과 함께 시상식이 약 4시간가량 진행됐다. 대한민국 광고대상 시상식을 돌이켜보면, 대부분 한국의 광고인들은 시상식에서 상만 받고 사라지거나 불참하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이곳 ADFEST에서의 시상식에서는 자유롭고 격식 없이 진행됐음에도 불구하고 모든 참석자들이 자릴 지키며 어떤 국가에서, 어떤 대행사가 상을 타는지 궁금해 하고, 수상한 사람들을 위해 힘찬 박수를 치는 등 시종일관 흥미진진한 긴장감까지 감돌아 낯설기까지 했다.
태국은 극과장과 엽기, 중국은 규모감과 오리엔탈리즘, 일본은 감성, 온라인 강세라는 단어들이 그 나라 제작물을 접했을 때 바로 떠오르지만,‘ 과연 우리 광고의 색깔은 어떤가?’이 부분에 대해 다 같이 고민하고 보강해 나가야 한다. 단, 전 세계인들이 공감할 수 있는 크리에이티브와 통찰력이 수반되어야 할 것이다.
10여년이 지난 ADFEST는 점점 젊어지고 있다. 젊은 광고인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것이 그 비결일는지도…. ADFEST가 젊은 광고인들의 참여와 그들의 창의력을 개발하기 위해 새로운 프로그램을 만들고, 또 이들에게 멘토가 될 수 있는 입지적인 광고인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는 것은 ADFEST의 명맥 유지와 나아가 아시아 지역의 광고 크리에이티브 수준을 높이는데 기여하는 바가 크다고 본다. 때문에 경제상황으로 ADFEST를 참가한 사람의 숫자는 줄었지만 그 열기만큼은 그 어느 해 못지않게 뜨거웠다고 본다.
공식행사가 마무리되고 한국 참가단은 시내 파타야의 노천 호프집에서 이번 ADFEST에 대해서 서로의 의견을 나눴다. 한 참가자는“대한민국 광고인들이 세계적으로 광고감각이 없다거나, 인프라가 없어서 수상을 못하는 것이 아니라 해외광고제를 잘 모르고 관심이 없다. 관심을 가지고 참여한다면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또 다른 참가자는“경기침체와 광고제의 불황을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었고, 올해 수상작품을 보면서 그 나라만의 고유한 문화를 타 지역사람도 공감할 수 있는 크리에이티브로 만들 수 있는 힘이 있는 광고가 수상을 많이 했다”고 느낀 바를 말했다.
이렇게 ADFEST에 대한 참가자들의 다양한 시각은 한국의 광고 크리에이티브의 발전을 위해 필요한 노력이 누군가가 아닌 우리 자신이 바꾸어야 할 과제라는 것을 다시 한 번 상기해 주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