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 핫 크리에이티브는 ‘크리에이티브 피플을 만나다’라는 주제로 크리에이티브솔루션4팀에서 1년간 진행한다. 그 첫 번째 인물은 KBS <개그콘서트>의 ‘애정남’ 코너를 통해 대중의 인기는 물론 광고계까지 접수한 개그맨 최효종. 자신의 생각이 곧 대중의 생각이라는 확신을 바탕으로 독창적이면서 공감할 수 있는 아이디어가 넘치던 그는 ‘예를 들면’이라는 표현을 입버릇처럼 말했다. 구체적인 상황을 연상하며 아이디어를 확장하는 최효종식 크리에이티브가 몸에 밴 까닭일 게다. ‘크리에이티브’라는 대전제 아래, 고민과 열정이 같은 사람들이 만나 유쾌한 웃음 속에 진중한 이야기를 나눈 현장 속으로 들어가보자.
글 김효연(크리에이티브솔루션4팀 대리)
크리에이티브솔루션4팀(이하 우리들) ‘크리에이티브 피플을 만나다’의 첫 번째 주인공이 되신 걸 축하드립니다. 짝짝짝~ 영광인 거 아시죠?
김효연 대리 그냥 바로 첫 번째 질문드립니다잉? 개그맨도 광고인처럼 매번 새로운 아이디어를 짜야 되죠? <개그콘서트> 같은 경우는 매주 새로운 아이디어를 생각해야 될 텐데! 어떤 식으로 아이디어를 생각하고 발전시키는지?
최효종 특별한 거 없어요! 아이디어를 짠다기보다는 제 머릿 속 USB에서 기억해놨던 것을 빼내는 것 같아요. 가장 중요한 것은 뭐든지 유심히 관심을 갖고 보는 것. 그래야 머릿속에 잘 입력이 돼요.
신종옥 선임 최효종만의 특별한 아이디어 발상법은?
최효종 메모를 많이 해요. 그래서 메모광이라고도 해요.
우리들 보여주세요~ 보여주세요~
최효종 보여드릴 순 없고요. 메모할 때 나름 저만의 어떤 필기법이 있어요. 예를 들어 지금 인터뷰하는 걸로 개그를 짠다 그러면, 대홍기획, 무슨 인터뷰, 몇 시, 이렇게 쓴 걸 바탕으로 그날의 상황을 연상해서 개그 소재를 찾아요. 코너 대부분이 실제 생활에서 찾았다고 보시면 돼요.
예를 들면 제가 패션 테러리스트를 보고 ‘이걸로 최악의 시나리오를 쓰는 개그를 해야겠구나’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래서 ‘패션테러리스트’ ‘최악의 시나리오’ 이렇게 써놨어요. 이 내용을 코너로 발전시킨 게 소개팅 최악의 시나리오를 생생하게 시뮬레이션 해주는 봉숭아학당 심리술사 마스터 최예요. 오징어같이 생긴 남자 친구와 헤어지고 소개팅에서 남자를 만났는데, 남자가 멜빵 바지를 입고 있고, 벨트에 버클이 진짜 큰 게 딱! 자세히 봤더니 독수리가 팍! 그런데 신발을 봤더니 어그 부츠를 딱! 벗었더니 발가락 양말이 따다닥! 이런 아이디어들이 나오게 된 거죠.
류지민 사원 혹시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아이디어가 업그레이드 되는 분이 있나요?
최효종 박성호 선배님! ‘사마귀 유치원’도 처음에 저와 정봉균이라는 그 사마귀 역할을 한 친구와 둘이 짰는데, 그 친구가 누구와 했으면 좋겠냐고 묻길래 아이디어를 극대화할 수 있는 박성호 선배와 하는 것이 제일 좋겠다고 했어요. 박성호 선배는 얘기를 잘 들어주면서 좋은 점들을 짚어주시거든요. 순간 놓칠 수 있는 것들을 잘 잡아주세요.
황태준 선임 무수한 아이디어 중에서 ‘이건 좀 뜰 거 같은데?’라고 판단하는 동물적 감각이 있나요?
최효종 제가 시청자가 돼서 직접 보고 싶은 개그를 짜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해요. 그리고 가만히 눈을 감고 제가 그 개그를 하는 모습을 상상해요. 재미있는지 없는지 객관적으로 평가하려고 하는 거죠. 그래야 개그가 성공한 후에도 스스로 판단 기준이 생기고, 아이디어에 대한 자기 주관이 뚜렷해질 수 있어요.
김효연 대리 한 인터뷰에서 ‘개그에는 뼈가 있어야 한다’는 말을 하셨는데, 같은 의미일 수도 있겠네요? 앞으로도 시사풍자가 개그를 계속 하겠다고 하셨는데, 특별히 준비하는 것이 있나요? 시사풍자 개그는 일반 개그와는 좀 다르다고 생각하거든요.
최효종 특별히 준비하는 건 없어요. 일단 제일 중요한 건 재미있는 개그를 하는 거고, 그 안에 의미를 부여하는 거죠. 그러다 보니 시사풍자 개그를 하게 되는 게 아닐까…. 예를 들어 무조건 정치는 나쁘다는 발언을 하는 건 좋지 않다고 생각해요. 뭔가를 부정하더라도 시청자가 공감할 만한 의미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거죠. 애정남에서 하는 얘기가 당연한 얘기지만, 너무 당연해서 모르는 사람이 많잖아요. 그런 얘기를 다시 한 번 해줌으로써 ‘우리 이런 행동은 하지 말자’라는 공익적 의미를 부여하는 거죠.
김효연 대리 스스로 확신이 있어도 사람들이 받아들이지 못할 수도 있잖아요?
최효종 받아들이는 것은 시청자의 몫이기 때문에 두렵지 않아요.
황태준 선임 개그나 광고에서 제일 중요한 게 소비자(시청자)들의 공감을 얻는 건데, 요즘 최효종 개그에는 공감이 밑바탕에 깔려 있죠? 공감 코드는 어디에서 찾으세요?
최효종 내가 느끼는 걸 다른 사람도 느끼는 게 공감이잖아요. 살아오면서 제가 느끼는 생각이 다 남이 느끼는 생각이라 생각해요. 예를 들어 주차비를 내기 싫다던가, 수수료를 안 내고 싶다던가, 여자 친구와 쇼핑하기 귀찮다던가. 내가 느끼는 걸 다른 사람도 다 느낀다고 생각하는 확신이 있어요. ‘최효종의 생각이 곧 대중의 생각이다’라는 확신이 있기 때문에 제 소신을 믿고 제가 느끼는 걸 믿으면서 공감을 찾아내죠.
권현선 팀장 저는 백지 공포가 있거든요. 처음 뭔가를 시작하려고 할때의 두려움 같은. 아이디어를 내다 보면 백지상태가 될 때가 많잖아요. 그럴 때 해결 방법이랄까?
최효종 저 같은 경우 그때는 오히려 편한 거 같아요. 아무것도 없이 ‘자, 지금부터 시작!’ 할 때는 쉬운데... 능력자 같은가요? 오히려 테마가 있고 테마에 맞춰 리모델링할 때 가장 어려워요. 예를들면 제가 광고하고 싶은 제품으로 카피를 만들어라 그러면 할 수 있어요. 제일 어려운건 클라이언트가 가이드라인을 주는거죠. 우리 제품은 TV인데 30대 독신녀가 구매하도록 만들어라! 심플한데 고급스럽고 이건 하면 안 되고 이건 꼭 넣었으면 좋겠고. 그게 어렵잖아요
권현선 팀장 그렇죠~
최효종 바로 그거예요. 마음껏 개그를 짤 수 있을 땐 편해요. 그런데 “이렇게 컨셉트가 나왔는데 스타트해봐!” 이러면…. 그럴땐 그냥 아무것도 없다고 생각하고 제 스스로에게 자유를 줘요! 무의식중에 컨셉트가 있으니까. 가이드라인에 얽매이다 보면 아~무 것도 안 됩니다잉~
신종옥 선임 아무리 새로운 아이디어가 많다고 해도 모두 코너로 만들 수는 없는 거 아니에요? 저희도 광고주한테 많은 아이디어가 잘려 나가기도 하고 선택받기도 하거든요. 심의기준 같은 게 있나 궁금해지네요.
최효종 저는 제작진과 제가 생각이 비슷하다고 믿기 때문에 편해요. 제가 재미있다고 생각하면 대부분 제작진도 재미있다고 생각해주시거든요. 제가 준비한 그대로 녹화해서 그대로 방송됐으니까. 완전 자기 자랑인가요?
서은경 사원 무대에 설 때 두렵지는 않아요? 심장이 쿵쾅쿵쾅 뛴다던가?
최효종 담대하게 잘하는 스타일은 아닌데, 떨린다기보다 조금 기대되는 건 있어요. ‘빨리 하고 싶다, 어떤지 궁금하다’라는 거 있잖아요. 객석의 반응보다 방송에 어떻게 나오느냐가 더 궁금해요. 솔직히 시청자 반응이 가장 궁금하거든요. 또 인터넷이 있으니까 바로 소셜 네트워크에 뜨잖아요.
권현선 팀장 나는 타고난 개그맨이라고 생각한다, 아니면 노력해서 된 개그맨이라고 생각한다?
최효종 저는 노력을 타고난 것 같아요. 원래 노력하는 성품 자체가 타고나야 하잖아요. 게으른 사람은 계속 게으른데, 저는 좀 빠릿빠릿한 편이에요. 일할 때 조금 많이 일하고 싶어 하고, 뭐라고할까, 천천히 오래 하고 싶어 하고.
김정태 사원 지금까지 본 광고 중에, ‘재미있었다, 크리에티브했다’ 라고 생각되는 광고가 있나요?
최효종 제가 이렇게 여러분과 인터뷰는 것도 사실은 제가 광고쪽에 관심이 많아요. 그래서 e-편한세상 CD님도 만난 적이 있어요. 그 광고를 만든 분을 뵙고 싶었거든요. 광고를 보면서 ‘저 집에 살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 멘트도 그분이 직접 만드신 거라면서요.
권현선 팀장 요즘 광고를 많이 찍으셨잖아요.
그중에서 정말 재미있다, 아니면 좀 아쉽다 이렇게 고쳤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광고가 있다면?
최효종 대부분 제 개그 캐릭터로 제작돼서 스토리 라인이 없어요.그게 아쉽죠. 하지만 좋은 점은 제 개그가 광고의 톤앤매너가 되는 거죠. 제 개그를 버린 광고는 저를 꼭 모델로 활용할 필요가 없지 않을까요? 대홍기획에서도 불러주세요!!! 그럼 꼭 갑니다잉~ 우리들 우리들만의 약속이에요잉~
류지민 사원 이건 돌발 질문인데, 저희가 솔로가 많아요. 솔로에게 권하고 싶은 프러포즈는?
최효종 끈질긴 프러포즈랄까? 한 번에 기다렸다 빡! 하는 게 아니라, 계속~ 하는 게 제일 중요해요. 차여도 아닌 척 행동하고, 내가 싫다고 했지만 그 얘기에 내색 안 하는 거죠. 다음에도 또 그 다음에도. 제가 제 여자 친구와 사귀게 된 것도 차여도 차여도 아무렇지 않게 계속 대시해서 사귄 거거든요. 여자 친구 말이 자기는 그런 게 가장 좋았대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요.
김효연 대리 최효종식 좋은 광고의 기준을 정해주세요. 이것 참 애매합니다잉?
최효종 예를 들어 키 작은 사람을 싫어하는데 그 사람은 좋다, 쌍꺼풀 있는 여자가 싫지만 김태희는 좋다, 이런 식으로 평소에 좋아하지 않던 것도 좋아하게 만드는 것이 아닐까요? 예외를 만들어주는 광고가 진짜 좋은 광고인 것 같아요. 커피는 안 마시는데 가끔 칸타타는 먹어보고 싶다, 그런 거요. 그 상품에 전혀 관심이 없었는데 광고를 보고 사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것, 그게 좋은 광고인 것 같아요.
권현선 팀장 오늘 들려주신 좋은 얘기들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스물여섯 살 개그맨 최효종은 어리지 않았다. 세찬 연기와 표정으로 미친 듯이 사람을 웃게 하지는 않지만 오히려 손뼉 치며 공감하게 만드는 그에게, 공감 가는 광고를 만들고 싶은 광고쟁이로서 박수를 보낸다. 세상의 애매한 것을 정해줄 정도로 자신만의 신념이 있는 애정남! 최효종. 그는 인터뷰를 마치면서 두 명의 크리에이티브 피플을 추천해주었다.
최효종 바로 연락들어갑니다잉~
글 김효연(크리에이티브솔루션4팀 대리)
크리에이티브솔루션4팀(이하 우리들) ‘크리에이티브 피플을 만나다’의 첫 번째 주인공이 되신 걸 축하드립니다. 짝짝짝~ 영광인 거 아시죠?
김효연 대리 그냥 바로 첫 번째 질문드립니다잉? 개그맨도 광고인처럼 매번 새로운 아이디어를 짜야 되죠? <개그콘서트> 같은 경우는 매주 새로운 아이디어를 생각해야 될 텐데! 어떤 식으로 아이디어를 생각하고 발전시키는지?
최효종 특별한 거 없어요! 아이디어를 짠다기보다는 제 머릿 속 USB에서 기억해놨던 것을 빼내는 것 같아요. 가장 중요한 것은 뭐든지 유심히 관심을 갖고 보는 것. 그래야 머릿속에 잘 입력이 돼요.
신종옥 선임 최효종만의 특별한 아이디어 발상법은?
최효종 메모를 많이 해요. 그래서 메모광이라고도 해요.
우리들 보여주세요~ 보여주세요~
최효종 보여드릴 순 없고요. 메모할 때 나름 저만의 어떤 필기법이 있어요. 예를 들어 지금 인터뷰하는 걸로 개그를 짠다 그러면, 대홍기획, 무슨 인터뷰, 몇 시, 이렇게 쓴 걸 바탕으로 그날의 상황을 연상해서 개그 소재를 찾아요. 코너 대부분이 실제 생활에서 찾았다고 보시면 돼요.
예를 들면 제가 패션 테러리스트를 보고 ‘이걸로 최악의 시나리오를 쓰는 개그를 해야겠구나’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래서 ‘패션테러리스트’ ‘최악의 시나리오’ 이렇게 써놨어요. 이 내용을 코너로 발전시킨 게 소개팅 최악의 시나리오를 생생하게 시뮬레이션 해주는 봉숭아학당 심리술사 마스터 최예요. 오징어같이 생긴 남자 친구와 헤어지고 소개팅에서 남자를 만났는데, 남자가 멜빵 바지를 입고 있고, 벨트에 버클이 진짜 큰 게 딱! 자세히 봤더니 독수리가 팍! 그런데 신발을 봤더니 어그 부츠를 딱! 벗었더니 발가락 양말이 따다닥! 이런 아이디어들이 나오게 된 거죠.
류지민 사원 혹시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아이디어가 업그레이드 되는 분이 있나요?
최효종 박성호 선배님! ‘사마귀 유치원’도 처음에 저와 정봉균이라는 그 사마귀 역할을 한 친구와 둘이 짰는데, 그 친구가 누구와 했으면 좋겠냐고 묻길래 아이디어를 극대화할 수 있는 박성호 선배와 하는 것이 제일 좋겠다고 했어요. 박성호 선배는 얘기를 잘 들어주면서 좋은 점들을 짚어주시거든요. 순간 놓칠 수 있는 것들을 잘 잡아주세요.
황태준 선임 무수한 아이디어 중에서 ‘이건 좀 뜰 거 같은데?’라고 판단하는 동물적 감각이 있나요?
최효종 제가 시청자가 돼서 직접 보고 싶은 개그를 짜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해요. 그리고 가만히 눈을 감고 제가 그 개그를 하는 모습을 상상해요. 재미있는지 없는지 객관적으로 평가하려고 하는 거죠. 그래야 개그가 성공한 후에도 스스로 판단 기준이 생기고, 아이디어에 대한 자기 주관이 뚜렷해질 수 있어요.
김효연 대리 한 인터뷰에서 ‘개그에는 뼈가 있어야 한다’는 말을 하셨는데, 같은 의미일 수도 있겠네요? 앞으로도 시사풍자가 개그를 계속 하겠다고 하셨는데, 특별히 준비하는 것이 있나요? 시사풍자 개그는 일반 개그와는 좀 다르다고 생각하거든요.
최효종 특별히 준비하는 건 없어요. 일단 제일 중요한 건 재미있는 개그를 하는 거고, 그 안에 의미를 부여하는 거죠. 그러다 보니 시사풍자 개그를 하게 되는 게 아닐까…. 예를 들어 무조건 정치는 나쁘다는 발언을 하는 건 좋지 않다고 생각해요. 뭔가를 부정하더라도 시청자가 공감할 만한 의미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거죠. 애정남에서 하는 얘기가 당연한 얘기지만, 너무 당연해서 모르는 사람이 많잖아요. 그런 얘기를 다시 한 번 해줌으로써 ‘우리 이런 행동은 하지 말자’라는 공익적 의미를 부여하는 거죠.
김효연 대리 스스로 확신이 있어도 사람들이 받아들이지 못할 수도 있잖아요?
최효종 받아들이는 것은 시청자의 몫이기 때문에 두렵지 않아요.
황태준 선임 개그나 광고에서 제일 중요한 게 소비자(시청자)들의 공감을 얻는 건데, 요즘 최효종 개그에는 공감이 밑바탕에 깔려 있죠? 공감 코드는 어디에서 찾으세요?
최효종 내가 느끼는 걸 다른 사람도 느끼는 게 공감이잖아요. 살아오면서 제가 느끼는 생각이 다 남이 느끼는 생각이라 생각해요. 예를 들어 주차비를 내기 싫다던가, 수수료를 안 내고 싶다던가, 여자 친구와 쇼핑하기 귀찮다던가. 내가 느끼는 걸 다른 사람도 다 느낀다고 생각하는 확신이 있어요. ‘최효종의 생각이 곧 대중의 생각이다’라는 확신이 있기 때문에 제 소신을 믿고 제가 느끼는 걸 믿으면서 공감을 찾아내죠.
권현선 팀장 저는 백지 공포가 있거든요. 처음 뭔가를 시작하려고 할때의 두려움 같은. 아이디어를 내다 보면 백지상태가 될 때가 많잖아요. 그럴 때 해결 방법이랄까?
최효종 저 같은 경우 그때는 오히려 편한 거 같아요. 아무것도 없이 ‘자, 지금부터 시작!’ 할 때는 쉬운데... 능력자 같은가요? 오히려 테마가 있고 테마에 맞춰 리모델링할 때 가장 어려워요. 예를들면 제가 광고하고 싶은 제품으로 카피를 만들어라 그러면 할 수 있어요. 제일 어려운건 클라이언트가 가이드라인을 주는거죠. 우리 제품은 TV인데 30대 독신녀가 구매하도록 만들어라! 심플한데 고급스럽고 이건 하면 안 되고 이건 꼭 넣었으면 좋겠고. 그게 어렵잖아요
권현선 팀장 그렇죠~
최효종 바로 그거예요. 마음껏 개그를 짤 수 있을 땐 편해요. 그런데 “이렇게 컨셉트가 나왔는데 스타트해봐!” 이러면…. 그럴땐 그냥 아무것도 없다고 생각하고 제 스스로에게 자유를 줘요! 무의식중에 컨셉트가 있으니까. 가이드라인에 얽매이다 보면 아~무 것도 안 됩니다잉~
신종옥 선임 아무리 새로운 아이디어가 많다고 해도 모두 코너로 만들 수는 없는 거 아니에요? 저희도 광고주한테 많은 아이디어가 잘려 나가기도 하고 선택받기도 하거든요. 심의기준 같은 게 있나 궁금해지네요.
최효종 저는 제작진과 제가 생각이 비슷하다고 믿기 때문에 편해요. 제가 재미있다고 생각하면 대부분 제작진도 재미있다고 생각해주시거든요. 제가 준비한 그대로 녹화해서 그대로 방송됐으니까. 완전 자기 자랑인가요?
서은경 사원 무대에 설 때 두렵지는 않아요? 심장이 쿵쾅쿵쾅 뛴다던가?
최효종 담대하게 잘하는 스타일은 아닌데, 떨린다기보다 조금 기대되는 건 있어요. ‘빨리 하고 싶다, 어떤지 궁금하다’라는 거 있잖아요. 객석의 반응보다 방송에 어떻게 나오느냐가 더 궁금해요. 솔직히 시청자 반응이 가장 궁금하거든요. 또 인터넷이 있으니까 바로 소셜 네트워크에 뜨잖아요.
권현선 팀장 나는 타고난 개그맨이라고 생각한다, 아니면 노력해서 된 개그맨이라고 생각한다?
최효종 저는 노력을 타고난 것 같아요. 원래 노력하는 성품 자체가 타고나야 하잖아요. 게으른 사람은 계속 게으른데, 저는 좀 빠릿빠릿한 편이에요. 일할 때 조금 많이 일하고 싶어 하고, 뭐라고할까, 천천히 오래 하고 싶어 하고.
김정태 사원 지금까지 본 광고 중에, ‘재미있었다, 크리에티브했다’ 라고 생각되는 광고가 있나요?
최효종 제가 이렇게 여러분과 인터뷰는 것도 사실은 제가 광고쪽에 관심이 많아요. 그래서 e-편한세상 CD님도 만난 적이 있어요. 그 광고를 만든 분을 뵙고 싶었거든요. 광고를 보면서 ‘저 집에 살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 멘트도 그분이 직접 만드신 거라면서요.
권현선 팀장 요즘 광고를 많이 찍으셨잖아요.
그중에서 정말 재미있다, 아니면 좀 아쉽다 이렇게 고쳤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광고가 있다면?
최효종 대부분 제 개그 캐릭터로 제작돼서 스토리 라인이 없어요.그게 아쉽죠. 하지만 좋은 점은 제 개그가 광고의 톤앤매너가 되는 거죠. 제 개그를 버린 광고는 저를 꼭 모델로 활용할 필요가 없지 않을까요? 대홍기획에서도 불러주세요!!! 그럼 꼭 갑니다잉~ 우리들 우리들만의 약속이에요잉~
류지민 사원 이건 돌발 질문인데, 저희가 솔로가 많아요. 솔로에게 권하고 싶은 프러포즈는?
최효종 끈질긴 프러포즈랄까? 한 번에 기다렸다 빡! 하는 게 아니라, 계속~ 하는 게 제일 중요해요. 차여도 아닌 척 행동하고, 내가 싫다고 했지만 그 얘기에 내색 안 하는 거죠. 다음에도 또 그 다음에도. 제가 제 여자 친구와 사귀게 된 것도 차여도 차여도 아무렇지 않게 계속 대시해서 사귄 거거든요. 여자 친구 말이 자기는 그런 게 가장 좋았대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요.
김효연 대리 최효종식 좋은 광고의 기준을 정해주세요. 이것 참 애매합니다잉?
최효종 예를 들어 키 작은 사람을 싫어하는데 그 사람은 좋다, 쌍꺼풀 있는 여자가 싫지만 김태희는 좋다, 이런 식으로 평소에 좋아하지 않던 것도 좋아하게 만드는 것이 아닐까요? 예외를 만들어주는 광고가 진짜 좋은 광고인 것 같아요. 커피는 안 마시는데 가끔 칸타타는 먹어보고 싶다, 그런 거요. 그 상품에 전혀 관심이 없었는데 광고를 보고 사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것, 그게 좋은 광고인 것 같아요.
권현선 팀장 오늘 들려주신 좋은 얘기들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스물여섯 살 개그맨 최효종은 어리지 않았다. 세찬 연기와 표정으로 미친 듯이 사람을 웃게 하지는 않지만 오히려 손뼉 치며 공감하게 만드는 그에게, 공감 가는 광고를 만들고 싶은 광고쟁이로서 박수를 보낸다. 세상의 애매한 것을 정해줄 정도로 자신만의 신념이 있는 애정남! 최효종. 그는 인터뷰를 마치면서 두 명의 크리에이티브 피플을 추천해주었다.
최효종 바로 연락들어갑니다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