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력 발전소] '표현이라는 이름의 노동'을 위해
HS Ad 기사입력 2011.12.29 04:03 조회 2899






| 글 | 이상은 가수





가느다란 영감을 잡아 종이위에 옮겨 놓고 사운드를 입히고 시간과 싸우며 치열하게 결과를 만든다. 그러나 새로운 곡이 탄생했을 때 '고통스러운 무의식 탐험'과 '표현이라는 이름의 노동'의 길고 긴 고난의 시간을 싹 잊게 된다.



상상은 '그 무엇인가를 만들기 전에 그것에 대해 생각해 보는 것'이다. 아이들이 상상하는 것은 현실로 열매 맺는 것이라기보다는 상상 놀이에 가깝다. 우리 어른들의 상상력, 혹은 상상을 해야만 하는 상황은 무엇인가를 만들어 내야 하는 상황. 그러므로 상상은 그 자체로는 결과가 아니다. 상상은 형태로 남아야만 한다. 그래야 그 상상을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상상을 통해 만들어내고자 하는 '그 무엇인가'는 다양하다. 아이디어나 건물·그림·글 등등....
 



왜 비행기 타고 런던까지 가냐 하면...



나의 경우는 그것이 주로 음악이거나 사진이거나 그림이거나 하는 쪽인데, 그래서 다른 직업 분야의 상상의 과정과 좀 다를지도 모르겠다. 하여간 그동안 14장의 음반을 만들어 온 기억을 되돌아보면 여러 가지 요소들이 뒤엉켜 상상을 만들어내고 형태화되는 것을 발견한다. 이를 테면 무엇인가를 만들어 내는 상상도 ’만들어지는 것‘이랄까. 상상을 만들기 위해서는 특별한 도구들이 필요하다. 일상에서 벗어난 환경, 자극이 되는 책과 영화와 그림들, 심지어 시간조차도 평소와는 다르게 흘러야 한다. 한마디로 분위기를 잡아야 상상도 태어난다는 것.

아무리 애를 써도 몰입이 잘 되지 않는 환경, 출퇴근과 각종 문서를 제 시간에 제출해야 하는 시간과 공간의 속박 속에서는 상상이 어렵다. 환경이 상상을 만드는 것. 그러므로 작곡을 해야 하는 상황이 오면 일단 나는 주섬주섬 짐을 싸서 비행기를 타고 저 멀리 일상 밖으로 탈출해 작업을 했다. 그것도 주로 런던이나 뉴욕 같은 대도시로 가서 완벽하게 상상만으로 하루하루를 보낼 수 있는 상황 속에 나를 던져 놓았다. 100%의 몰입이 아니면 안 되니까.

환경 따위는 상관없이 몰입이 가능한 사람도 있다고 하지만, 그런 사람은 대단한 집중력이 있는 고수일 듯. 나의 경우는 반드시 먼저 상상이 만들어질 환경을 만드는 걸 중요하게 여긴다.
 



아이를 낳은 엄마의 고진감래(?)를 위해



환경이 주어지면 그때부터는 관련 자료와 정보 수집에 들어간다. 발 닿는 대로 산책 등을 하며 점점 주제 속으로 걸어 들어간다. 하루 종일 음악만 듣기도 하고, 하루 종일 박물관이나 미술관을 배회하고 낯선 도시에서 사람들을 구경도 하고, 누가 보면 마치 사는 날이 얼마 남지 않는 사람인 듯 세상의 구석구석을 빤히 관찰하며 돌아다닌다. 그리고 문득 상상에 불이 지펴지면 그때부터는 메모와 스케치다. 다시 숙소로 돌아와 상상의 꼬투리를 종이나 컴퓨터에 옮기는 작업을 한다.

상상의 신기한 점은 반드시 3차원과 접촉을 통해 꽃이 핀다는 것. 막연했던 생각도 도구를 들고 현실로 옮겨오기 위해 필기를 하거나 건반을 두드리거나 해야 증폭되고 확실한 형체로 바뀐다. 머릿속에서의 손에 잡히지 않는 상태의 상상도 실제로 표현해 내는 과정과 함께하지 않으면 더 이상 깊은 모양을 보이지 않는다.

한참을 작곡하다가 생각이 막히거나 하면 다시 자극이 될 만한 책과 그림, 길거리에서 주워온 깃털이나 병뚜껑, 혹은 거리의 풍경을 보거나 식료품을 사러가며 다시금 생각을 이어간다.



 
 
방안은 몰입에 도움이 되도록 온통 책과 잡지와 오브제와 이상한 물건들로 가득하다. 밤낮 없이 매달려 뒹굴며 상상에 빠져 있으므로 몰골은 이미 오타쿠를 넘어 노숙자에 가까운 상태. 얼굴도 아주 말이 아니다.

그렇게 몰입에 몰입을 거듭하고 작업에 작업을 거듭하는 것이 상상을 말끄러미 귀에 들리도록 만드는 과정이다. 결국 상상은 구름처럼 따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그 모든 머릿속과 현실과의 상호작용이다.

그렇게 몇 달을 상상의 세계를 방황한다. 가느다란 영감을 잡아 종이위에 옮겨 놓고 사운드를 입히고 시간과 싸우며 치열하게 결과를 만든다. 그러나 새로운 곡이 탄생했을 때 '고통스러운 무의식 탐험'과 '표현이라는 이름의 노동'의 길고 긴 고난의 시간을 싹 잊게 된다. 그 즐거움은 아이를 낳은 엄마의 고진감래와 비슷하다고들, 흔히 뮤지션들은 말한다. 아마 무엇인가를 새롭게 만드는 사람들은 모두가 다 아는 얘기이겠지만 말이다.

HS AD ·  상상력 발전소 ·  표현 ·  노동 ·  이상은 ·  상상 ·  런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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