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 Issue 1] 1/120
광고계동향 기사입력 2011.05.17 03:05 조회 3790









2011 애드페스트는 ‘JUMP START’라는 주제로 3월 17일부터 19일까지, 태국 푸켓에서 개최되었으며 심사는 14, 15, 16, 3일간에 걸쳐 진행되었다. 페스티벌 기간이 일본 대지진 직후라 침울한 분위기를 예상했으나 사람들의 표정은 의외로 평화로웠고 참가자들의 열기는 그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

총 일곱 개 부문 중 내가 참여한 부문은 Film Craft & New Directors Lotus였으며 심사위원들은 일본, 프랑스, 호주, 인도, 중국, 태국, 그리고 한국의 나를 포함, 총 일곱 명이었다. 필름 부분에서 예심을 통과한 아시아 각국의 작품들이 모두 120여 편이나 되는데 비해 한국 작품은 단 한 작품밖에 올라오지 않아 심사위원들은 이해가 안 간다는 표정이었다.

한국의 광고 시장 규모와 수준으로 볼 때 왜 한 작품 밖에 없느냐고 그들은 나에게 많은 질문을 던졌고......, 난 할 말이 없었다. 너무 안타까운 현실이었다. 첫 날 심사는 New Directors 부문이었다. 네 개의 출품작을 놓고 심사위원들 간에 치열한 토론이 벌어졌고 회의에 회의를 거듭한 결과 최종적으로 중국 He Peng 감독의 작품 ‘Fifteen days’이 선정되었다. 채점 결과를 놓고 다른 의견들이 많아 몇 번에 걸쳐 반복해서 투표가 이루어질 정도로 관심이 높았다.

제출된 작품들은 대부분 광고이기 보다는 숏 필름에 가까웠지만 결국 수상작은 He Peng에게 돌아갔다. 개인적으로는 너무 프로페셔널한 연출력과 테크닉 활용이 지나친 감이 있어서 신인 감독답지 않은 인상을 받았다. 그러나 아이디어 독창성(죽어서 모기로 다시 태어나 15일밖에 살 수 없고, 또 모기로서 자기 어머니에게 죽임을 당하는......)과 다소 심각하고 어려운 주제를 재미있게 풀어간 구성력 등은 높은 점수를 줘도 전혀 아깝지 않았다. 둘째 날부터 본격적으로 필름의 여러 부문(감독, 작품, 촬영, 음향, 테크닉, CG, 애니메이션 등)에 대한 심사가 시작되었다.

금년도 출품작과 심사과정에서 느낀 몇 가지 특이했던 점은, 첫째, 나이키, 아디다스 등 소위 블록버스터 급의 광고들이 외면을 당했다는 것이다. 세련되고 독특한 영상과 뛰어난 합성, 또 세계적인 스타들이 모델로 등장하는 이런 광고들이 이제는 많이 익숙하고 사람들의 눈높이를 뛰어넘지 못하다 보니, 참신성에서 다른 작품들에 비해 높은 점수를 받지 못한 것 같다.

둘째, 몇 년 동안 변함없이 계속되는 현상인 유머 광고의 득세이다. 유머광고들은 언어에 대한 이해보다 영상을 통해서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다는 구조적인 장점이 있어서 심사위원들에게 여전히 높은 점수를 받았다. 금상을 수상한 뉴질랜드 ‘Lucky Dog’의 경우 동물을 통한 유머감각이 아주 돋보였고 마지막 반전 또한 심사위원 전원 일치로 금상에 뽑히는 영광을 안게 되었다. 그 밖에도 뉴질랜드의 스카이 TV를 포함한 여러 개의 유머터치 광고들이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Lucky Dog 광고

셋째, 인도, 중국, 태국 등 아시아 신흥국가들의 광고 수준이 눈에 띄게 달라졌다는 점이다. 태국의 경우 예전부터 워낙 좋은 감독과 스태프 등 영상 인프라가 뛰어난 크리에이티브 강국임을 익히 알고 있었지만, 인도 같은 경우 광고로써 접하는 기회가 그리 많지 않은 나라이다 보니 이번 광고제 심사를 통해서 굉장히 독특하고 새로운 인상을 많이 받았다.

실버를 수상한 ‘Lost Bushmen’, ‘Hippo’ 등은 편집이나 연출이 아주 새로운 느낌이었다. 중국이나 인도 광고는 우리 시각으로 보면 좀 투박한 면이 많이 있으나 자신들의 생각과 고유 색깔을 광고로 표현하는 감정에 있어서는 오히려 우리 한국보다 나은 듯했다. 심사위원들 특히, 프랑스나 호주 등 서구 국가의 심사위원들은 이들의 광고가 이렇게 독특하고 자기 색깔이 들어있다는 점에 놀라움을 금치 못하는 표정이었다.

셋째 날, 드디어 한국 작품이 심사대에 올랐다. 120편의 작품 중, 끝에서 두 번째 카테고리인 애니메이션 부문에 출품된 제일기획의 삼성카메라 NX100글로벌 캠페인 ’What’s your next Project?’이었다. 아디다스, 나이키, 닛산, 컵누들 등 세계 최고의 작품들과 경쟁하는 소위 ‘죽음의 조’였다. 심사가 시작되었고 처음에는 아디다스 월드컵 편이나 나이키 등이 관심을 끌었지만 결국 많이 본 듯한 느낌, 즉 소재의 참신성과 표현기법의 새로움 등에서 그들은 감점이 되고 상대적으로 제일기획의 삼성카메라 ‘What’s your next Project?’가 돋보이게 되었다.

빵이 구워지는 배경에 애니메이션을 합성한 아이디어가 참신성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고 결국 은상을 수상하게 되어, 옥외 부문 금상을 수상한 3M 익스프레스 트레인과 함께 한국작품으로서의 체면도 세우고 저력을 보여준 작품으로 평가되어 무척 기뻤다. 심사 말미에 한국작품이 이슈가 되어 나름 긴장했지만 다행히 결과는 해피엔딩(?)으로 끝이 났다. 다른 일정 때문에 페스티벌의 하이라이트인 본 행사에는 참석하지 못하고 아쉬움을 뒤로 한 채 바로 귀국했지만 그 보다 더 아쉬웠던 것은 무엇보다 1/120, 이번 광고제에 많은 한국작품이 출품되지 못한 것이었다.

다음에는 좀 더 많은 한국작품들이 본선에 진출해서 좋은 결과를 얻었으면 하는 기대와 함께 우리 광고들이 갖고 있는 세련성과 우수성에 비해 아직은 부족한, 우리만의 색깔이 들어간 광고를 왜 우리는 만들지 못할까 하는 반성을 해본다. 서구와 동양의 중간에 있는 표현, 또는 여러 나라의 장점이 섞여있는 광고도 좋지만 우리 색깔이 현대적으로 묻어나고 또 비주얼적인 공감대를 이루는 광고를 만드는 것, 그것이 그리 어려운 작업은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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