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기후변화, 표준, 소비자운동
소비자 기사입력 2010.11.30 04:46 조회 8120


 

 




 



글 ㅣ 최갑홍 (한국표준협회 회장)




영국에는 영국에서 가장 재능있는 사람을 뽑는 브리튼스 갓 탤런트(Britain’s Got Talent)라는 프로그램이 있다. 2008년, 이 프로그램에 영국에 살고 있는 47세의 수잔 보일(Susan Boyle)이라는 여성이 출연을 했다. 그녀는 자신의 삶을 바꿔서 일레인 페이지(Elaine Bickerstaff)처럼 멋진 가수가 되고 싶다고 대답했다.

그녀의 외모만을 보고 심사위원과 관중들은 비웃었지만 이에 아랑곳하지 않는 듯 그녀는 레미제라블의 ‘I Dreamed A Dream’을 부르기 시작했다. 그 순간 그녀의 순수하고 아름다운 목소리에 모든 사람들은 열광했고 2009년에는 앨범까지 발매하게 되었다. 이 여성의 사례를 보면 우리도 꿈을 꾸면 언젠가는 이룰 수 있다는 희망을 갖게 된다.

김연아가 점프 한 번을 제대로 뛰기 위해서는 1,500번을 넘어져야 하고, 성악가가 한 곡을 제대로 부르기 위해서는 10,000번을 연습해야 하며, 프로골퍼가 한 개의 공을 잘 치기 위해서는 8,000번을 연습해야 한다고 한다. 이처럼 최선보다도 극진을 다하는 삶이 우리에게 중요한 시대가 되었다.

지금 경영에 있어서도 경제지표, 경영지표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것을 꿰뚫어 볼 수 있는 인문학의 통찰력을 가지고 있는지가 시대적으로 요구되고 있다. 그리고 음악과 예술을 사랑하면서 창조적인 인재를 길러내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얘기하고 있다. 그것에 대한 핵심에 있는 분들이 여러분들이라고 생각되어 오늘 기후변화와 표준에 대해서 얘기하기 전에 서두로 말씀드렸다.

글로벌 스탠다드(Global Standard) 즉, 표준이라고 하는 것은 평균하고는 다른 것으로, 간단하게 ‘기준’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모든 제품과 서비스의 품질·안전·환경기준 등의 기준을 정하는 방법은 2가지가 있다. 하나는 87개의 법령에 의해서 만들어지는 기술기준에 의해 정하는 것이며, 다른 한 가지 방법은 표준으로 정하는 방법이다. 그래서 기준으로 정하는 것은 87개의 법령에 19,000종의 각종 기준이 있다. 그리고 표준으로는 23,800종의 한국표준이 존재한다. 그래서 모든 제품과 서비스에 대한 품질·안전·윤리·환경 등 모든 것은 이렇게 두 가지 기준, 즉 표준에 의해서 정해진다. 지금부터는 이러한 표준에 대해서 자세히 설명하고자 한다.


Ⅰ. 글로벌 비즈니스 환경변화

1. 부르즈 칼리파에 숨어있는 전략

표준이란 제품과 환경, 안전에 대한 기준망을 정하는 것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현재 세계에서 가장 높은 건물은 삼성건설에서 시공한 두바이의 부르즈 칼리파로 높이가 828m이다. 2008년도에 두바이 ISO총회에서 담당소장에게 그 건물을 짓는데 가장 핵심적인 기술 두 가지를 알려달라고 했더니 첫째, 사막에 800미터가 넘는 건물을 짓기 위해서는 지상과 꼭대기의 수직도(직각도)를 유지하면서 건물을 짓는 것(수직도 유지기술)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GPS를 이용해서 수직도를 잡아갔다고 한다. 따라서 결과적으로 지상과 828m 꼭대기가 5mm의 오차밖에 없을 정도로 정확한 수직도를 유지하면서 건물을 지었다고 한다.

둘째, 건물을 짓기 위해서는 지상에서 콘크리트를 이겨서 건물을 올려야 하는데 300m가 넘어가면 사람이 이러한 작업을 할 수 없다. 그래서 지상에서 콘크리트를 위로 쏘아서 올리는 방법(콘크리트 압송기술)을 사용했는데 이 또한 158층이 넘어가면 쓸 수 없는데다가 그곳은 사막이고 날씨가 덥기 때문에 콘크리트를 이겨서 올리는 사이에 수증기가 증발해서 콘크리트가 굳어버린다는 것도 큰 문제였다고 한다.

그래서 콘크리트를 이겨서 이곳에 얼음을 섞어서 올리는 기발한 방법을 생각하게 되었고 올리는 사이에 얼음이 녹아서 콘크리트가 굳지 않게 되어 828m의 초고층빌딩을 짓는데 성공하게 되었다고 한다. 또한 건설업에서 건축을 하면서 돈을 많이 벌기 위해서는 짧은 시간 내에 건축을 끝내야 하는데 부르즈 칼리파는 1층을 올리는데 단 3일밖에 걸리지 않았다. 이는 건물을 짓는 공법과 모든 기자재를 표준화시킨 것으로, 대단한 기술이 아닐 수 없다.


2. 빌게이츠를 거부(巨)로 만든 수단

현재 세계에서 돈이 가장 많은 사람들은 빌게이츠다. 빌게이츠가 이렇게 돈을 많이 벌 수 있었던 이유는 그가 세계시장을 자기 제품으로 표준화 시켰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개인용 컴퓨터를 쓰는 사람은 빌게이츠의 마이크로소프트사가 만든 윈도우즈 운영체계를 반드시 사용해야 하고, 인터넷을 사용하는 사람은 역시 마이크로소프트사가 만든 익스플로러라는 웹브라우저를 사용해야 한다. 그 이유는 그것이 세계시장에 표준화가 되었기 때문이다. 현재 빌게이츠의 자산이 530억불이라고 하는데, 이렇게 많은 돈을 벌게 된 것은 그가 세계시장을 지배하는 방법을 알았기 때문이다.

스위스 제네바에 가면 ‘WIPO(세계지적재산권기구)’가 있다. 머리 좋은 사람들은 이곳에서 특허로 돈을 번다. 조금 밑으로 오면 ‘WTO(세계 무역기구)’가 있는데, 그곳에서는 미국과 유럽 등에서 온 힘 있는 사람들이 자기 지역의 권리를 위해 노력한다. 이처럼 힘 있는 사람들은 WTO에 가서 자기의 권리를 찾고 똑똑한 사람들은 WIPO에 가서 특허·상표·우정 등을 보호 받는다.

그리고 그 밖의 일반인들은 국제표준화기구에 가서 시장을 개척해 나간다. 그리고 반대편으로 올라가면 국제 적십자사가 있고, 그 밑에는 박물관이 있다. 국제적십자사가 1868년에 설립되었는데 그 지하에 가보면 벽면에 1868년부터 2010년까지 어느 한 해도 전쟁이 없던 해가 없다는 것을 알려주고 있으며, 그 가운데에는 적십자사의 활동내용이 빼곡히 적혀있다.

이것을 보고 느낀 점은 어떤 사람은 끊임없이 다른 사람의 권리와 재산과 생명을 파괴해가면서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이 있고, 어떤 사람은 부서지고 다치고 쓰러진 것을 끊임없이 치료해주면서 살아가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3. 소비자가 이끌어낸 사회적 책임

1996년도 6월, 미국의 ‘라이프(LIFE)’라는 잡지 표지에 파키스탄 어린아이가 나이키社의 축구공을 꿰매고 있는 사진이 게재되었다. 나이키는 세계 각국의 700개의 공장에서 제품을 생산하고 있는데, 자기 공장이 하나도 없이 전부 OEM 방식을 통해서 제품을 납품받아 소비자에게 제공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 공장들에서 어린아이의 노동을 착취해서 제품을 만들고 있다는 사실이 소비자들에게 알려졌다. 그 당시 베트남에서 하루에 어린아이의 일당이 1.67달러, 우리나라 돈으로 3천원 정도였지만 나이키에서는 스니커즈 운동화를 150달러에 팔고 있었다. 이것은 소비자관점에서 매우 심한 노동착취라고 생각되었고, 소비자들이 대대적으로 나이키 제품에 대한 보이콧을 선언했다.

그 결과 나이키에서는 이러한 문제에 대해 반성을 하고 사회적 책임 보고서를 쓰게 되었고, 나이키가 정해놓은 환경과 노동관행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지키지 않은 하청공장 제품은 사지 않겠다고 선언하여 환경과 노동의 문제를 지켰다. 현재 나이키는 사회적인 책임을 다하는 기업으로 일어섰고, 이것은 소비자가 이끌어낸 사회적인 책임이다.


4. 기업의 책임 강화 및 지속가능경영의 개념

과거의 기업은 장사를 잘해서 이윤을 남기고 고용을 창출하는 경제적인 책임을 요구했다. 하지만 지금은 투명한 회계와 성실한 세금을 납부해야 하는 법적인 책임과 제품안전 강화, 소비자 보호, 오염물질 배출 감소 등의 윤리적 책임, 소외계층 지원, 친환경 제품 개발, 교육, 문화사업, 협력 업체와의 상생 등의 사회적 책임까지 요구받고 있다. 이렇게 많은 책임을 요구받고 있는 이유는 바로 지속가능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지속가능이라는 것은 재무적 성과 뿐 아니라 비 재무적 성과도 경영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것이다. 쉽게 얘기하면 경제적으로 성장을 하면서 환경도 보호하고 사회도 통합할 수 있는 세 가지 축을 이루어 나가면서 성장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 지속가능의 개념이다. 바로 지속가능 경영을 해야 하기 때문에 사회적 책임을 기업들이 담당하는 것이다. 그럼 사회적 책임의 담당자는 누구인가, 과거에는 투자자·주주·소비자·종업원 등이 사회적 책임의 담당자였으나 현재는 이것에 만족하지 않고 지역사회, 협력업체, 이해관계자까지 기업이 책임을 다함으로써 지속가능 할 수 있다고 기업에게 요구할 때가 되었다.


5. 사회적 책임의 요소

사회적인 책임의 요소에는 ① 환경, ②인 권, ③ 노동문제, ④ 조직의 지배구조, ⑤ 소비자문제, ⑥ 공동체 참여, ⑦ 공정한 조직운영이 해당된다. 2000년도에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CSR(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로 주장했었지만, 지금은 이것이 SR로 바뀌었다. CSR에서 SR로 바뀐 이유는 사회적 책임이 기업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라, 정부·NGO·노동자 등 경제주체인 모든 사람들에게 사회적 책임이 있다는 인식변화 때문이다. 그래서 이제는 어느 한 기업만의 책임을 물을 것이 아니라 모든 경제주체들이 이 7가지의 범위를 다 준수하여야 한다.


6. 기후변화 사회의 도래에 대한 응전

우리가 말하는 기후변화에 따른 대응방안에 대해 정부에서는 저탄소 녹색성장을 주장한다. 저탄소를 위해서는 우리가 기후변화에 계속 대응해야 하며, 탄소감축에 앞장서야 한다. 탄소감축과 기후변화에 대해서 소비자는 과연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의문인데, 그것에 대해서는 앞으로 표준이 정해서 여러분께 알려드리도록 하겠다.

그리고 녹색성장은 크게 두 가지인데 첫 번째는 이미 있는 산업들을 그린화 시켜 나가는 것이고, 두 번째는 새로운 성장산업을 찾아내는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기업이나 소비자 그리고 경제정책을 하는 분들의 생각이 이미 있는 것을 그린화 한다고 하면 별로 달라질 것이 없다고 생각하는데 실제로 유럽 등에서는 이미 있는 산업을 그린화 하는 것에 더 초점을 많이 맞춘다. 우리는 신성장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실제로 두 가지가 같이 가야 한다.


7. 세계시장이 하나로 통합되고 있다.

현재 세계시장은 하나가 되었다. 미국, 중국, 유럽에서 일어난 일들을 바로 오늘 우리가 알 수 있는 세상이 되었다. 이는 WTO, TBT, 지역간 FTA(자유무역협정)로 인해서 시장이 통합되었기 때문이다. 자유무역협정을 하게 되면 관세가 없어져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장점이 된다. 하지만 자동차의 경우를 보면 각 나라에서 정한 안전기준이 모두 달라 소비자가 혼란스러워진다.

또한 각 나라의 표준이 다르기 때문에 미국의 TV를 한국에 가져와서 틀면 작동이 되지만 유럽에서 TV를 구입해서 한국에서 틀면 TV가 나오지 않는다. 따라서 각 나라의 표준을 통일시켜야 한다. 세계 모든 지역이 하나의 표준을 갖고, 한 번만 실험을 하고, 어디서든지 다 받아들이는 것이 표준화된 세계시장이다. 세계시장은 이렇게 하나가 되었지만 언어, 문화, 인프라, 기후조건, 법, 제도가 달라서 현실적으로 통합하기 힘들다. 그래서 국제규범 및 국제 표준을 만들어 사람들이 지키기로 합의하여야 할 필요성이 있다.


Ⅱ. 표준에 대한 이해

1. 표준의 정의

표준은 학자들이 ‘Document’로 해석하지만 그것보다 ‘Something’으로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다. 무역장벽을 없애는 ‘Something’, 환경을 보호하는 ‘Something’, 소비자를 보호하는 ‘Something’, 소비자의 안전을 보호하는 ‘Something’이 바로 표준이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ISO, IEC에서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표준을 만들었지만 에너지, 사회적인 책임, 노동의 문제에 대해서 표준을 만든 적은 없었다. 이렇게 표준의 역할이 바뀌고 있으며, 표준은 공장에 있는 사람에게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주변에서도 활용할 수도 있다.

예를 들면 가족 간의 언어를 만드는 것이나 본인의 소지품을 지정된 영역에 놓으면 따로 찾을 필요 없이 편리하게 생활할 수 있게 되는 것도 이에 해당한다. 그리고 예전에는 옷을 새로 장만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사이즈를 재서 옷을 맞춰 입었으나 최근에는 상점에 가서 바로 구입할 수 있게 되었다. 그 이유는 기술표준원에서 5년마다 10만명의 한국 사람의 체형을 3차원으로 측정하여 이를 분석한 자료를 바탕으로 옷, 신발, 안경 심지어는 자동차 운전석까지도 모두 한국사람의 체형에 맞도록 디자인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표준은 이렇게 개방성과 합의성을 전제로 이루어져야 한다.


2. 표준의 이해당사자

표준에 대해서는 누가 관심을 가져야 하는가? 일단 소비자들은 표준으로 어떻게 하면 안전하고 품질 좋은 제품을 선택하는데 활용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있고, 기업들은 표준을 사용하여 어떻게 하면 능률과 효율을 높여서 좋은 제품을 저렴한 가격으로 공급할 수 있을지 능률과 효율에 관점이 있다.

그리고 정부 관계자들은 여러 표준과 인증제도를 가지고 어떻게 정부의 정책을 효과적으로 이행할 수 있을 것인가에 관심이 있으며, 한국표준협회와 기술표준원 등 표준기관들은 표준을 이용하여 표준화 기관 자체가 살아남아야 한다는 것에 관심이 있다. 그리고 대학교수나 전문가들은 어떻게 하면 표준을 어렵게 만들어서 전문성을 확보할 것인지에 관심이 있다. 이것은 외국에서 학자들이 표준의 이해당사자를 연구해 놓은 자료에 나와 있는 사실이며, 이렇게 이해 당사자들의 표준에 대한 시각이 다르다.


3. 표준의 제정절차

표준을 제정하는데는 6가지 단계가 있다. 일단 표준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서 말씀 드리면, 표준과 관련하여 소비자운동을 하거나, 우리가 국제사회에서 한국기술을 국제표준화시키기 위해서는 WD(작업초안, Working Draft) 단계에서 참여해야 한다. 한국은 주로 CD(위원회 초안, Committee Draft)나 DIS(국제표준초안)에서 활동을 많이 하는데 일본의 경우에는 이미 WD(작업초안, Working Draft)단계에 참여하는 것으로 바뀌었다.

CD(위원회 초안, Committee Draft)나 DIS(국제표준초안, Draft International Standard)의 경우에는 회원국끼리 모여서 투표를 하게 되는데 WD(작업초안, Working Draft)의 경우에는 투표를 하지 않고 끝까지 합의를 이루어내게 된다. 따라서 소비자운동을 할 때 그리고 국제활동을 할 때는 반드시 WD(작업초안, Working Draft) 단계에 들어가서 우리가 뜻하는 바를 표준에 반영하는 것이 가장 좋다.


4. 표준의 역할

표준의 역할이라 함은 첫째, 호환성을 높이는 것이다. 휴대폰 충전기의 경우에는 대부분 호환이 되고 있지만 수도꼭지의 경우에는 호환이 잘 되지 않고 있다. 온수를 나오게 하기 위해서는 수도꼭지를 왼쪽으로 돌려야 하는지, 아니면 오른쪽으로 돌려야 하는지, 물이 나오기 위해서는 수도꼭지를 올려야 하는지 내려야 하는지, 그것도 아니면 돌려야 하는지도 제품에 따라 각각 다르다. 이렇게 표준이 되지 않은 것들로 인해서 사회적인 능률이 떨어지게 된다.

두 번째 표준의 역할은 최저품질을 규정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형광등은 8,000시간을 쓸 수 있어야 하고, 백열등은 1,000시간 이상을 쓸 수 있어야 하며, 김치냉장고는 0±0.5℃가 유지되어야 하지만 와인냉장고는 13±6℃로 유지되어야 하는 것처럼 표준은 제품의 최저품질을 결정한다. 제품의 품질이 나쁘면 기준을 바꾸는 노력을 해야 한다. 수도꼭지의 종류에 따라서 사용하는 방법이 달라 불편하면 이것을 표준화하자는 제안을 하는 것도 소비자운동의 범주에 넣어야 할 것이다.

셋째, 표준은 복잡한 것을 단순하게 만드는 역할을 한다. 진공청소기의 경우 얼마 전까지만 해도 먼지봉투가 달랐기 때문에 청소기가 고장나서 버리는 경우 따로 구입했던 먼지봉투까지 모두 버려야 했으며, 외국에서 청소기를 산 경우 먼지봉투를 계속 외국에서 사다가 써야하는 경우도 있었다.

마지막으로 표준은 정보제공의 역할을 한다. 예를 들어 그림만 보고 설명이 가능한 픽토그램, 섬유제품 취급표시 등이 이에 해당한다.
 


<그림2> 픽토그램




Ⅲ. 소비자운동과 표준

1. 소비자로서의 소비자


콘센트나 노트북 충전기 진공청소기 봉투, 수도꼭지 같은 삶에 불편한 것들을 표준으로 제정될 수 있게 요구하여 삶의 편의와 효율을 높이는데 활용하여야 한다. 그리고 표준을 알면 교양인으로 통한다.

예를 들어, 그림3에서 B라는 사람은 2번 빵을 먹고 3번 물을 마셔야 하지만, 규칙을 잘 모르는 경우에는, 2번 빵을 먹어야 하는지 3번 빵을 먹여야 하는지 혹은 2번 물을 마셔야 하는지 3번 물을 마셔야 하는지 모르는 경우가 생긴다. 이처럼 교양으로 통하는 것까지 표준으로 정해져 있으므로 국제적인 매너와 문화를 익히는 것이 중요한데, 이를 위해서는 첫째, 전문성이 있어야 하고, 둘째, 환경·소비자안전·노동 등 자신의 전문영역을 개척해야 한다(소비자운동 또한 자신의 전문분야가 있어야 한다). 셋째, 커뮤니케이션 스킬이 있어야 한다. 한국어든 영어든 자신의 의사를 전달하는 방법이 있어야 한다. 넷째, 국제적인 매너나 그 사회에 맞는 매너를 갖추어야 한다. 이 3가지를 갖추어야 국제인으로 통할 수 있게 된다.
 


<그림3> 식탁에서의 표준

 
 

2. 시장 감시자로서의 소비자

기준에는 법에 의한 것이 있고 표준에 의한 것이 있다. 그 기준에 제품이나 서비스의 품질, 안전도, 환경 등이 맞으면 인증마크를 주게 되는데 그 인증마크는 160가지에 달한다. 환경마크만 해도 저농약, 유기농, 무농약, 전통식품, 우수농산물 등으로 매우 혼란스럽게 되어있고, 이처럼 복잡한 인증마크를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도 문제가 된다. 예를 들어 금반지를 살 경우 보증서를 믿고 구매를 하게 되는데 그 보증서는 금반지를 판매하는 사람이 만든다는 것이라는 것이 문제이다.

소비자가 반돈(1.875g)의 금을 사고자 했을 때 판매자들이 담합하여 0.005g씩을 뺀 1.87g만을 제공하게 되면 소비자는 0.005g 손해를 보게 되는데, 이것이 개인으로서는 미미하게 느껴질지 몰라도, 현재 1돈이 20만원이므로 총 금액을 따지면 연간 10조의 차이가 나게 된다. 또한 법정단위가 99.17㎡인 아파트가 31평~35평으로 판매되고 있다고 하면 궁극적으로 소비자들이 1~4평을 손해보게 된다.

따라서 소비자들이 보증서나 마크를 활용할 수 있는 시장감시자가 되어야 한다. 제품에 대한 지식이 없는 소비자들은 보증서나 마크를 보고 제품을 선택하지만 공급자는 품질과 안전을 보장하는 수단으로 활용하기 보다는 마케팅수단으로 활용하고자 하는데 관심이 높다. 그리고 인증기관에서는 전문성과 공신력을 확보하고자 노력하기 보다는 인증수수료를 많이 벌고자 하는 경우가 많다.

공정거래(Fair Trade)에 대해서도 소비자 단체에서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 공정거래(Fair Trade)란 브라질에서 커피원두를 따는 사람이나 멕시코에서 커피를 말려서 원료를 만드는 사람이나 커피를 파는 스타벅스에서나 공정한 이윤을 나눠 갖자는 것이다. 이것은 상생협력에도 적용되며, 상생협력은 이미 선진국에서 지켜지고 있으므로 우리도 지켜야 한다는 것을 강력하게 주장하여야 한다.

탄소의 경우, 과자 한 봉지를 만드는데 250g, 컴퓨터를 100시간 켜놓을 경우 9톤, 밀가루 1톤을 생산할 경우 490,000g이 배출된다. 그래서 앞으로는 소비자들이 탄소배출과 기후변화에 대한 감시자로서의 역할도 할 수 있어야 한다.


3. 정책제안으로서의 소비자

최근 핸드폰 시장에서는 안드로이드를 기반으로 하는 삼성 갤럭시와 애플사의 아이폰이 치열하게 표준 전쟁을 하고 있다. 이런 경우 소비자들이 어떤 것을 선호하느냐에 따라서 그 표준이 정해지게 된다. 기능과는 상관없이 소비자들이 더 많이 선택하는 쪽으로 표준이 결정되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여러분들이 주인이 되는 것이고, 궁극적으로 포로가 될 수밖에 없다.

포로가 될 수밖에 없는 이유로 다음과 같은 예를 들어보겠다. 마이크로소프트사에서 윈도우95를 출시하고 소비자들이 이 제품을 구입해서 사용하게 되면 구글 등의 회사에서 이것보다 더 좋은 제품을 출시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이를 견제하기 위해 마이크로소프트사에서 머지않아 윈도우98를 출시하고 윈도우95까지 공짜로 끼워주는 마케팅을 펼친다. 이런 순환 과정으로 다른 제품을 쓰지 못하도록 하는 전략을 세우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소비자들이 정책의 결정자로서의 역할을 하지 못하게 되고 산업 또한 그러한 전략에 끌려갈 수 있다.

소비자단체에서 이러한 표준의 여러 가지 의미와 역할, 그리고 표준이 소비자운동과 어떻게 연관되어 있는지를 잘 활용하여 소비자, 시장감시자 그리고 정책제안자로서 역할을 잘 해주시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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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위에 스마트폰을 가진 10대 동생, 조카, 자녀들을 떠올려보자. 어떤 폰을 가지고 있는가? 왜 그 폰을 사용하는가? 대체로 첫 폰은 부모님이 사주는 대로 무엇이든 기쁘게 쓰지만 10대가 되면 특정 브랜드에 대한 자신만의 선호가 생기고, 또래 집단의 영향으로 브랜드 쏠림 현상도 두드러지게 된다.
‘AI와 인간’ 주제로 파타야를 뜨겁게 달궜던 ADFEST 2024
걷기 좋은 계절, 봄이 돌아왔습니다. 이렇게 걷기 좋은 날, 더 걷고 싶은 마음이 들게 만드는 캠페인 하나를 소개합니다. 만보기 앱 캐시워크의 브랜드 캠페인 ‘만보기의 본보기’입니다.
굽네 맵단짠 칩킨 ‘더 이상의 맵단짠은 없다 with 르세라핌’ 편
맵고 달고 짭짤한 치킨은 어떤 맛일까? 굽네 치킨이 신메뉴 ‘맵단짠 칩킨’ 출시를 기념해 ‘더 이상의 맵단짠은 없다 with 르세라핌' 캠페인을 진행했다. 신메뉴의 맵고, 달고, 짭짤한 3가지 맛이 불러일으키는 호기심을 메인 모델인 르세라핌과 일반인들의 다양한 상황 설정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어필한 이번 캠페인이, 3/4월호 베스트 크리에이티브에 선정됐다.
[월간 2024밈] 4월 편 - 잼얘해봐?
  오늘 점심 떵개했다?  HSAD 광고 사건  펠꾸 모음  카카오톡 미니 이모티콘  잼얘 해봐.   오늘 점심 떵개했다 음식을 맛있게 먹기로 유명한 유튜브 먹방 유튜버 떵개떵. 출처: 유튜브 떵개떵  음식을 맛있게 먹는 떵개떵의 이름에서 따와,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 '떵개했다'라는 말을 사용해요! '오늘 점심
2023년 광고 시장 결산 및 2024년 전망
2023년 연초 광고 시장에 드리웠던 불안한 예감은 현실이 됐다. 지난 2021년 20.4%라는 큰 성장 이후 2022년 5.4% 재 성장하며 숨 고르기로 다시 한번 도약을 준비하던 광고 시장이었다. 하지만 발표된 다수의 전망들은 2023년 광고 시장의 축소를 내다보고 있다.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에 따르면 2023년 광고비는 전년 대비 3.1%p 하락으로 전망됐고, 이중 방송 광고비는 17.7% 감소가 예상됐다.
고민 많은 10대들에게 ‘진짜 어른’이 전하는 RESPECT
주위에 스마트폰을 가진 10대 동생, 조카, 자녀들을 떠올려보자. 어떤 폰을 가지고 있는가? 왜 그 폰을 사용하는가? 대체로 첫 폰은 부모님이 사주는 대로 무엇이든 기쁘게 쓰지만 10대가 되면 특정 브랜드에 대한 자신만의 선호가 생기고, 또래 집단의 영향으로 브랜드 쏠림 현상도 두드러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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굽네 맵단짠 칩킨 ‘더 이상의 맵단짠은 없다 with 르세라핌’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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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연초 광고 시장에 드리웠던 불안한 예감은 현실이 됐다. 지난 2021년 20.4%라는 큰 성장 이후 2022년 5.4% 재 성장하며 숨 고르기로 다시 한번 도약을 준비하던 광고 시장이었다. 하지만 발표된 다수의 전망들은 2023년 광고 시장의 축소를 내다보고 있다.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에 따르면 2023년 광고비는 전년 대비 3.1%p 하락으로 전망됐고, 이중 방송 광고비는 17.7% 감소가 예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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