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기사는 '[Interview] 옴니콤광고그룹(OAG) 이수원 총괄 사장을 만나다_1'에서 이어집니다.
옴니콤광고그룹(OAG),
규모·기회·공유의
시너지 만들어 낼 것
TBWA\옴니콤광고그룹 이수원 총괄사장
취재·글 정현영 편집장 | 사진 송한돈

Q. 시장에 대한 상황 판단이 있더라도 실행하는 게 어렵지 않습니까? 사장님께서 직원들한테 새로운 일에 도전할 수 있도록 동기부여해 주고, 이끌어주기 때문에 가능한 게 아닐까요?
현실로 만드는 건 직원들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TBWA에) 취임한 이후, 브랜드 컨설팅 업을 시작했는데, 광고회사 가 무슨 브랜드 컨설팅이야라고 말들 많았어요. 그런데 저는 저희 회사가 갖고 있는 장점이 있다고 본 거죠. 기존의 컨설팅 회사들이 조금 추상적이고 개념적인 얘기를 할 때 우리는 이것을 커뮤니케이션까지 이어지는 매우 실용적인 컨설팅을 할 수 있다고 생각했고, 이게 우리가 문제를 해결하는 본질에서 벗어나지 않는다고 판단한 거죠. 당시 내부에 브랜드 전략팀이 있었는데 그 친구들한테 너네들이 컨설턴트를 하면 된다고 말했어요. 그때 직원들이 컨설팅 죽어도 못한다고 했다면 못했겠죠. 본인들이 할 수 있다고 생각해 주니 가능했어요. 직원들 본인이 잘하려는 마음이 가장 큰 동력이라고 봅니다.
Q. 광고업계가 어렵습니다. 작년에도 폐업 등 이슈가 많았구요. 그래서 더욱 광고회사들이 생존을 위한 지속가능성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고 있는것도 사실입니다. 사장님께서는 광고회사의 미래에 대해 어떤 고민을 하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모두가 어렵다고 느끼는 것 같습니다. 내수 경기 침체는 이제 상수가 된 것 같고요. 그렇지만 이런 때일수록 긍정적인 마인드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전 세계적으로 마케팅 예산 전체가 줄어드는 것은 아니고, 다만 전통적인 광고회사들의 몫이 줄어드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광고회사의 정의를 다시 내리고, 새롭게 도전하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저는 광고회사가 아니라 ‘브랜드 관리 회사’라고 정의하고 있습니다. 클라이언트 브랜드가 가지고 있는 모든 문제에 답할 수 있는 회사가 된다면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Q. 광고회사의 새로운 먹거리 중 커머스를 종종 언급하기도 하는데, 이쪽으론 생각하신 적이 없으셨나요?
커머스만이 광고회사의 길이라고는 사실 별로 생각 안 했어요. 우리 업하고 연관성이 전혀 없는 건 아니지만 상대적으로 떨어진다고 생각했어요. 우리가 브랜드에 대해서 좀 안다고 그 제품 소싱부터 시작해서 가격 정책이나유통을 다 잘 할 수 있다는 건 아니거든요. 그래서 우리가 갖고 있는 핵심 역량하고 조금 더 연관성이 높은 경우를 더 가능성 있다고 봤던 거고요. ‘브랜드 관리 회사’라고 앞서 말씀드렸는데, 더 정확히 얘기하면 우리는 브랜드 관리에 도움을 드릴 수 있는 회사예요. 우리가 광고회사라고 하면 광고를 만들어야 된다고 생각하는데 브랜드를 관리하는데 도움을 드린다고 생각 하면 연관성을 가진다고 보이는 거죠.
Q. 광고업계가 다시 활기를 되찾고 성장하기 위해 이런 것은 꼭 필요하겠다 싶은 것이 있을까요?
좋은 인재들이 들어와서, 인생을 걸고 일할만한 산업이라는 인식이 필요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광고업이 산업으로 제대로 인정받아야 하고 광고인들도 우리 업의 가치를 스스로 높여가는 노력을 해야 합니다. 가끔씩 듣게 되는, 우리 업을 스스로 낮추는 발언이나 태도는 많은 사람들의 기운을 빠지게 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TBWA 로고
Q. TBWA코리아의 캠페인에 대해서도 언급하지 않을 수가 없을 것 같습니다. 계속해서 TBWA코리아만의 진성성 있고, 공감되는 크리에이티비티를 선보이고 있습니다. 작년에도 대한민국광고대상에서 영상부문 대상을 휩쓸었고요. 좋은 캠페인이 많아서 예비 광고인(취준생)들이 취업하고 싶은 광고회사로 늘 손꼽히기도 합니다. 비결이 무엇인가요?
클라이언트 브랜드에 대해 진정성을 가지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런 마음과 자세 속에서 브랜드에 궁극적으로 도움이 되는 캠페인이 만들어진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건강한 질투심도 중요합니다. 동료가 만든 성과를 진심으로 축하하고 마음속으로 더 좋은 캠페인을 만들겠다고 의지를 가지는 문화가 좋은 것 같습니다. 좋은 문화를 만들어가는 후배들에게 항상 고맙게 생각합니다.
Q. AI 등 기술이 진일보하고 있고, 광고업계도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앞으로 어떤 광고인들이 업계에 필요하다고 생각하시나요?
AI가 못하는 일이 뭘까를 생각하는 게 저는 중요한 것 같습니다. 기술이 아무리 발전해도 스스로 질문하고, 문제를 정의하는 능력은 인간만이 가질 수 있는 능력이라 생각하거든요. 창의적인 문제해결력이 중요한 거죠. 이를 위해서는 버드뷰(Bird view) 능력과 전문성이 필요합니다. 시장과 환경을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면서 종합적 사고를 할 수 있어야 하고, 클라이언트가 계속 상의하고 싶다고 느낄 정도의 전문성을 갖춰야 합니다. 이런 능력은 단순히 시간이 지나면 생기는 것이 아니라 의식적인 노력을 해야만 생기는 것이고요. 결국이 일을 좋아하고, 잘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필요합니다.
Q. 사장님께선 거의 35년 가까이 광고업에 몸담고 계시는데요, 뒤돌아 봤을 때, 후회되는 순간은 없었나요? 광고인이 안 됐다면 지금 무엇을 하고 있었을지…? 광고인이란 직업에 대해 사장님께 누군가 물어본다면 어떤 직업이라고 대답하실지요?
작은 후회가 없는 사람은 없겠지요. 저도 작은 후회들은 있지만 기본적으로 이 일을 좋아하기 때문에 여기까지 온 것 같습니다. 광고인이 안 됐다면... 잘 모르겠습니다. 별로 생각해보지 않아서... 광고인은 매력적인 직업입니다. 브랜드의 문제를 해결하고, 때로는 브랜드의 큰 그림을 그려보는
일, 다양한 업종의 다양한 브랜드를 접하면서 지식과 경험을 쌓는 일, 때로는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여보는 일, 이 모든 것 들이 매력적이라고 생각합니다.
Q. 평소, 업력을 키우기 위해 노력하시는 것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공부와 관찰, 사색과 대화, 이 모든 것들이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정보, 지식, 지혜라는 3단계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단편적인 정보를 체계화하면 지식이 되고, 지식에 사색이 곁들여지면 지혜가 되는 거죠. 근데 책이라는 건 누군가가 정보를 체계화시키기 위해 노력한 결과물이잖아요.
누군가는 독서를 구닥다리라고 생각할지언정 저는 제가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는 가장 싸고 효율적인 방법이라고 봅니다.
누군가는 독서를 구닥다리라고 생각할지언정 저는 제가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는 가장 싸고 효율적인 방법이라고 봅니다.
Q. 후배들이나 직원들에게 평소 자주하는 말이 있나요?
2016년 3월부터 매월 1일, 전 직원에게 ‘First Day’라는 제목의 메일을 보냅니다. 제가 느끼고 생각하는 것들을 적는 것이지요. 그 메일의 마지막 문구는 고정입니다. ‘새로운 시도/ 명확한 전략/ 집요한 실행/ 끊임없는 학습’ 이 네 가지는 우리(광고인)가 가져야 할 덕목이라고 생각하거든요.
Q. 마지막으로 덧붙이고 싶은 한마디가 있다면요?
TBWA, BBDO, OMG 그리고 OAG가 펼쳐갈 이야기에 많은 기대와 관심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