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품 자체가 메시지가 된다
Fantástica ‘TOPJeans’ 캠페인
글 송한돈|ADZ
콜롬비아 최초 청바지 전용 세탁 세제 탄생
최고 품질의 커피와 활기찬 문화, 그리고 춤으로 유명한 콜롬비아의 독립 에이전시 Fantástica가 비누, 세제 등을 제조하는 그룹 Gradezco의 세탁 세제 브랜드 ‘TOP’의 신제품을 선보였습니다. 이번 출시가 특별한 이유는 기존 광고 비주얼을 바꾸거나 포장을 새롭게 디자인하는 정도가 아니라, 소비자가 실제로 겪고 있는 고민을 해결하는데 초점을 맞춘 제품 개발이었다는 점입니다. 그렇게 탄생한 제품이 바로 콜롬비아 최초의 ‘데님 전용 세탁 세제’, ‘TOP Jeans’입니다.
콜롬비아에서는 매년 3,700만 벌의 청바지가 판매될 정도로 청바지에 대한 애정이 깊습니다. 청바지는 콜롬비아에서 가장 ‘민주적인 의류’라고 표현될 정도로 나이, 스타일, 사회적 배경을 가리지 않고 모두가 즐겨 입고 있습니다. 하지만 청바지에 대한 사랑 때문에 세탁을 망설인다면 믿어지시나요? 바로 청바지를 세탁하면 색이 바래거나 원단이 상할까 봐 걱정되기 때문입니다. 세탁으로 인해 청바지가 손상될 것 같아 좋아하는 청바지를 자주 못 입는다는 것은 콜롬비아 사람들이 청바지를 단순한 의류 이상의 감정적 유대감을 가진 것이죠. Fantástica CEO인 다니엘 오소리오(Daniel Osorio)가 청바지는 단순히 대중적인 상품일 뿐만 아니라, 브랜드가 기능성과 상징성을 바탕으로 고객과 연결고리를 구축할 수 있는 공간이라고 말한 것처럼요.
제품이 메시지가 되는 순간
최근 콜롬비아 세제 시장은 초저가 상품 판매에 집중하는 유통 채널(hard discount)의 성장과 저가 브랜드의 확대로 가격 경쟁밖에 남지 않은 시장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또한 이는 인플레이션으로 늘어난 가성비 소비와 맞물려 차별적 메시지를 전달하는 브랜드의 설 자리가 점점 잃어가고 있는 상황이죠. Fantástica와 Gradezco는 이런 상황 속에서 남들과 같은 가성비 전략보다 제품의 근본적인 필요성에 대해 고민했습니다. ‘TOP Jeans’는 단순히 세탁 성능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좋아하는 옷을 오래 입을 수 있도록 돕는 감정적 가치를 제안합니다. 즉, 가격 경쟁이 아닌 정서적 연결을 통해 소비자와 관계를 맺는 새로운 브랜드 전략을 선택한 것입니다.
Fantástica는 TOP Jeans를 통해 또 하나의 중요한 관점을 제시합니다. 브랜드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소비자에게 설득하는 방식이 아니라, 제품 그 자체가 메시지가 되는 방향을 보여준 거죠. 더 나아가 가성비 중심의 시장에서 소비자가 기다려온 문제를 정확히 포착하고, 이를 해결하는 제품을 출시하는 것만으로도 가장 강력한 캠페인이 될 수 있음을 증명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