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키링 형태의 앨범인 SM 엔테테인먼트의 SMini’ (출처: SM ENTERTAINMENT)

외국 잼 회사의 홈페이지를 닮은 키키 웹페이지 (출처: 키키 웹페이지)
서울 곳곳을 누비는 소원배달부
한편 배달부 컨셉의 아이돌 프로모션도 있었다. NCT WISH는 싱글 앨범 ‘Songbird’ 발매에 맞춰 배달부 컨셉의 ‘Songbird Express’ 캠페인을 진행했다. 소원 배달부 NCT WISH가 세상의 모든 소원을 이뤄주겠다는 콘셉트로, 굿즈를 실은 트럭이 서울 시내를 누볐다. 트럭이 멈추는 곳 위치를 유추할 수 있는 힌트를 택배 도착 문자처럼 발행했고, 실제로 해당 지역에서 굿즈를 나눠주는 등 유기적인 프로모션으로 크게 바이럴이 됐던 사례다.
택배 배달 컨셉으로 실제 선물을 배달해 준 NCT WISH 프로모션 (출처: NCT WISH 공식 인스타그램)
IP를 활용한 체험 프로모션 역시 인기다. 버추얼 아이돌 플레이브는 버추얼(가상)임에도 불구하고 홀로그램 장치를 통해 팬이 함께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포토존을 만들었고, 스포티파이가 진행한 세븐틴 팝업 캐럿 스테이션에서는 응원봉을 흔들며 노래를 따라 부르는 문화에 착안해, ‘싱어롱 열차’를 운영하기도 했다.
팬들이 함께 가상 열차에 탑승해 노래를 따라 부르는 세븐틴 팝업 캐럿 스테이션 (출처: 스포티파이 공식 인스타그램)
지금까지 소개한 사례를 바탕으로, 팬덤에게 사랑받는 마케팅을 위해 알아 둘 사항을 소개한다. 아이돌과 콜라보 마케팅을 기획하는 이들이라면 염두에 두자.
Point 1. 아이돌의 스토리에 과몰입해 보자.
아이돌 문화에는 멤버별 세계관, 멤버들 사이의 관계성 등 서사가 중요하게 자리 잡고 있다. 프로젝트를 준비할 때 이러한 이해도를 바탕으로 스토리를 짜는 게 중요하다. 각 멤버별 상징색이나 상징 아이템을 익히는 것을 시작으로, 소통 앱, 자체 콘텐츠, 데뷔전 세계관 영상을 통해 그룹의 성향을 파악하는 게 우선 되어야 한다.
Point 2. 무조건 소비는 NO, 합리적인 소비자라는 것을 기억하자.
팬들에게는 각자의 ‘최애(가장 좋아하는 멤버)’가 존재하고, 최애 위주의 소비가 이루어진다. 대표적인 예시가 ‘분철 문화’다. 보통 앨범 속엔 아이돌의 포토카드가 있는데 어떤 멤버인지 랜덤인 경우가 많다. 내 최애의 포토카드를 갖기 위해, 각 멤버를 최애로 두고 있는 팬들을 모집해 한 명이 대량 구매를 하고, 앨범 개봉 후에 나눠 갖곤 한다. 본인이 원하는 멤버의 굿즈를 사기 위해 많은 정성을 들이는 만큼 이런 성향을 반영한 아이템 구성이 필요하다.
Point 3. 팬메이드 콘텐츠를 놓치지 말고 주목하자.
팬덤 주 활동 채널인 X(구 트위터)에는 아티스트의 콘텐츠가 올라왔을 때 빠르게 편집해서 올리는 ‘네임드(named, 팔로워를 많이 보유한 유명한 팬)계정’이 존재한다. 또한 팬 브이로그, 앨범 개봉 영상 등 본인의 덕질 생활을 자발적으로 기록하며 콘텐츠화하는 계정도 흔하다. 이러한 콘텐츠로 인해 팬을 덕질하는 팬이 생기기도 한다. 이들 팬메이드 콘텐츠를 보면 많은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다.
아이돌 팬덤은 의견을 강하게 피력하는 주체적인 소비자로 자리잡았다. 그렇기에 이들을 대상으로 캠페인을 진행할 땐 팬덤에 대한 이해도가 중요하다. 아티스트와 팬덤을 세심하게 이해한다는 느낌 줄 땐 좋은 피드백이 돌아온다. 만족시키긴 쉽지 않지만, 한번 마음에 들면 전력을 다해 바이럴에 나서는 팬덤. 팬들을 아군으로 만들어 효과적인 성과를 내보길 기대한다.
황정화 오오비컴퍼니 기획자
마케팅 에이전시 오오비컴퍼니 기획자. “아이돌이 밥 먹여주냐”라는 질문에 “그렇던데요?”라고 대답할 수 있는, 몸 속에 핑크 블러드가 흐르는 아이돌 덕후. 가장 좋아하고 잘 아는 분야에서 다양한 브랜드와 함께 아이돌 마케팅을 활발하게 펼치고 있다. 스포티파이의 아티스트 협업 IMC 프로젝트를 주로 진행해왔다. 대표적인 프로젝트로는 낙원상가에서 진행한 ‘뉴진스 버니랜드 팝업’, 콘서트 가기 전 들르는 환승역 컨셉의 ‘세븐틴 캐럿 스테이션 팝업’ 등이 있다. 이외에도 아티스트 앨범 발매에 따른 디지털 영상 제작, 앱 연계 이벤트, 소셜 콘텐츠 제작 등 아이돌 특화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