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광고산업진흥법 제정 토론회 열려
양문석 의원 ‘미디어광고산업진흥법’ 7월 29일 대표 발의
글 정현영 편집장 | ADZ
‘미디어광고산업진흥법’ 제정 필요성과 광고산업 미래 방향성 논의를 위한 토론회가 9월 26일 국회의원회관 제8간담회실에서 열렸다. 지난해 6월, 국민의 힘 김승수 의원이 ‘광고산업진흥법’ 제정안을 발의한 데 이어, 올해 7월 29일 더불어민주당 양문석 의원이 같은 골자로 ‘미디어광고산업진흥법’을 대표 발의했다. 이로써 여·야가 함께 광고산업의 체계적 지원과 육성을 위한 기본법 제정에 뜻을 모은 셈이 됐다.
양문석 의원이 발의한 ‘미디어광고산업진흥법’에는 ▲‘광고진흥종합계획’ 수립 ▲광고산업 실태조사 ▲시범사업 시행 ▲전담기관 지정 ▲전문인력 양성 ▲‘미디어광고균형발전위원회’ 설치 등 광고산업 진흥을 위한 구체적인 내용이 담겼으며, 법의 취지에 따라 불필요한 규제는 최소화했다. 양 의원은 “광고산업을 국가 차원에서 전략적으로 육성하고 관련 제도와 기반을 종합적으로 정비하기 위한 법적 틀을 마련하고자 추진했다”고 법안 발의의 배경을 설명했다. 이번 ‘미디어광고산업진흥법’ 제정안에는 양문석, 전용기, 임오경, 이기헌, 허성무, 이광희, 김동아, 이언주, 조계원, 김주영 의원이 공동발의로 참여했다. 현재 ‘미디어광고산업진흥법’은 소관위원회에 회부되어 논의가 진행된 상태다.
26일에 국회에서 열린 토론회는 양문석, 임오경, 조계원, 이기헌, 김승수 의원이 공동 주최하고, 17개 광고 관련 단체를 회원사로 두고 있는 한국광고총연합회가 주관했다. 최세정 고려대학교 미디어학부 교수가 사회를 맡았으며, 발제는 황장선 중앙대학교 광고홍보학과 교수가 나섰다. 토론은 박현우 이노레드 대표와 최지혜 한국언론진흥재단 선임연구원, 신원수 한국디지털광고협회 부회장이 참여했다. 이날 토론회 현장에는 더불어민주당 양문석 의원과 조계원 의원, 국민의 힘 김승수 의원과 박정하 의원, 임대기 한국광고총연합회 회장, 이용우 한국광고산업협회 회장(이노션 대표), 목영도 한국광고디지털협회 고문, 한광석 한국광고홍보학회 회장(남서울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등이 참석했다.
1. 토론회 시작에 앞서, 더불어민주당 양문석 의원은 대한민국 광고 시장 규모에 대한 정확한 데이터가 없다는 것으로 말문을 열었다. “광고 시장 규모가 20조에서 30조 사이라고 하는데, 데이터마다 10조 이상 차이가 나는 황당(?)한 현실이 어디 있냐, 기업들이 해외에 얼마나 광고를 하는지도 모른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제대로 조사해서 데이터를 집계하는 것부터 진흥 정책까지 종합적으로 고민해 왔고, 올해가 가기 전 반드시 광고 기본법 이 만들어질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2. 국민의 힘 김승수 의원은 “21대 국회 때 ‘광고산업진흥법’을 발의하고 홀로 국회에서 목소리를 냈지만 22대에 들어와 여아와 함께 뜻을 모으게 되어 (광고산업진흥법이) 날개를 단 듯하다”고 소회를 밝혔다. 그러면서 광고산업진흥법이 제정되지 못한 채 계류 중인 이유를 광고와 관련된 부처(방송통신위원회, 행정안전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의 권한을 뺏는 듯한 오해와 부처 이기주의를 극복하지 못한 부분이 크다고 설명하면서 본인이 21대 여당일 때 관련 부처 실무 관계자를 불러 조정을 촉구했지만 끝내 (조정을) 못해 아쉬워했다. 김 의원은 “현재 국제간 미디어 (광고) 경쟁이 치열한데, 이 법을 빨리
통과시켜 제대로 된 지원과 대응을 해야 한다”며, “광고 매체나 광고 방식 등 광고 환경이 기존의 문법에서 완전히 달라졌음을 인지하고 이러한 변화에 중소기업들이 따라갈 수 있는 역량을 키우기 위해 각 부처들이 한마음으로 대안 마련에 우선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3. 더불어민주당 언론개혁특위에서 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는 조계원 의원은 “광고 시장이 약 20조, 7만여 명에 달하는 종사자들이 있는 거대 산업임에도 불구하고 기본법이 없다는 사실에 놀랍다. 기본법 제정이 시급하고, 통합적인 컨트롤 타워가 필요하다.”라고 말하며, 문체부에서 광고산업진흥을 위한 기본법을 내는 게 당연하고 그 역할을 (문체부가) 할 것을 주문했다.
4. 국민의 힘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간사인 박정하 의원은 미디어광고산업진흥법이 문체위에서 통과될 수 있도록 여·야간 협의를 주문하며, 앞으로 광고산업이 부흥할 수 있도록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5. 광고업계를 대표해 임대기 한국광고총연합회 회장의 인사말이 있었다. 임대기 회장은 “오늘날 광고는 국경없는 글로벌 시장 속에서 한국 기업과 K-콘텐츠의 성공을 뒷받침하는 필수 요소이다. BTS와 블랙핑크, 오징어게임, 케이팝데몬헌터스 같은 세계적 성과 뒤에 창의적인 광고와 전략적 커뮤니케이션이 있다. 4차 산업 혁명 시대의 첨단 기술이 가장 먼저 실험되고 구현되는 무대가 광고산업이며, 수많은 일자리를 창출하고 높은 부가가치를 만들어 내는 대표적인 창의 산업이다.”라며 광고산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더불어 광고가 국제 경쟁력의 지표이자 경제, 문화 성장의 바로미터임을 힘주어 이야기하며, 광고산업이 미래 성장 동력으로 확고히 자리매김하기 위해서 범부처 차원의 지원과 제도적 기반 마련이 꼭 필요하다고 재차 당부했다.
#광고산업 기본법 필요성 증대
6. 토론회 발제는 ‘미디어광고산업진흥법, 왜 지금 필요한가?’를 주제로 진행됐다. 황장선 중앙대학교 교수는 본격적인 주제 발표에 앞서 광고계 요즘 분위기를 전했다. 광고를 전공한 학생들이 졸업 후 광고회사에 취업하지 않겠다는 이야기, 언론이나 교과서에서 광고를 대부분 부정적으로 묘사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 클릭수, 조회수 등으로 효과를 강조하는, 소위 요즘 대세라고 하는 퍼포먼스 광고에 휘둘리는 현실 등... 교수로서 자괴감이 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17년 전 주요 일간지에 실렸던 LG트윈스 전면 광고를 화면에 띄우며, 언론에서 야구팬을 인터뷰한 내용을 소개했다.
‘(광고를 보고) 소리 내 읽으면서 살짝 목이 멨다. 팬이라는 게 자랑스럽다.’, ‘며칠째 야근으로 무거운 마음으로 만원 지하철을 탔는데, 많은 사람들 손에 든 신문에 실린 전면 광고가 완전 감동이다.’ 등등. 황 교수는 구독률, 노출수, 페이지 뷰 등의 광고 효과도 중요하지만, 광고는 그것을 넘어 더 큰 의미와 가치를 지녔다고 말했다. “LG 트윈스 팬과 잠재적 팬, 나아가 LG 기업, LG트윈스 팀에 대해 사람들이 갖게 되는 감정에 잔잔한 감동을 일으키게 만들고 상당히 오랜 기간 충성도 있는 아주 극성적인 팬들로 거듭나게 만드는 것이 광고의 힘이다.”
그리고 광고산업 규모에 관한 설명도 이어갔다. 발표에 의하면, 광고산업의 규모는 최근 10년간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GDP 내 약 0.8%를 차지하고 있다. 종사자 수는 75,338명, 사업체 수는 6,667개 등 콘텐츠 산업 내에서도 경제적 파급효과가 큰 편이라고 했다. 게다가 광고산업이 테크와 융합될 때의 경제적 가치도 큰 것으로 내다봤다.
“엑스퍼트마케팅리서치(2024)에 따르면, 글로벌 애드테크 시장은 2022년 8,120억 달러(약 1천조원)에서 2032년까지 3조2,490억 달러(약 4.3천조원)로 성장할 것이며, 국내 애드테크 시장은 ‘23년 약 7.66억 달러(약 1조원) 규모로 추산되며 ‘32년 약 25.1억 달러(약 3조원)에 이를 것이다.” 즉, 광고산업의 특성상 데이터와 테크, 콘텐츠, 커머스 등과 융합하기 쉽고, 리테일 및 인플루언서 등 새로운 광고 시장의 확대로 인해 현재 20조란 시장 규모보다 훨씬 클 것이라는 예측이다.
광고산업의 성장 잠재력과 가치에 이어 광고업계의 위기도 짚었다. 황 교수는 구글, 메타 등 주요 글로벌 플랫폼들의 광고 시장 점유율이 증가 추세가 디지털 광고 시장이 확대되고 성장할수록 함께 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면서 이는 광고비의 국외 유출뿐 아니라 데이터 집계의 어려움도 가중한다는 것을 역설했다.
또 알리, 테무 등 대형 글로벌 리테일러들의 광고 수수료 파괴 문제나 OTT 시장의 광고 확대 및 이에 따른 치열한 경쟁, 광고업계의 양극화와 중소광고회사들의 생존 위기 등 이러한 문제점을 정확하게 진단하고 대응하기 위해서는 광고산업을 체계적으로 진흥할 기본법이 필요하다는 것으로 귀결했다.
더불어 그는 미디어에 따른 지원이 아니라 오히려 매체, 대행사, 제작사 등 광고업의 유형에 따른 지원이 낫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효율적 지원과 중장기적인 차원의 법제 마련을 위해 단일화된 전담 조직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함께 피력했다.
#중소광고회사들 육성과 지원에 집중
7. 박현우 이노레드 대표는 토론에서 ‘미디어광고산업진흥법’이 한국 광고산업의 미래를 위한 중요한 발판이 될 수 있도록 네 가지 제언을 공유했다. 광고가 산업과 기업을 성장시키는 핵심 기관차 역할을 한다는 점과 ‘광고 스타
트업’ 창업 생태계 확장의 필요성, 중소 광고회사들의 글로벌 시장에서의 활약을 위한 발판 마련, 건강한 콘텐츠를 만들고 생태계 구축에 광고가 기여할 수 있도록 기술적 솔루션에 대한 투자 지원이다.
그중 박 대표는 “광고업은 작은 회사들이 실력으로 승부할 수 있는 좋은 무대”라면서 “유튜브가 수많은 크리에이터들의 창업 생태계를 만들어 양질의 콘텐츠를 생산하고 수익을 창출하게 했듯이, 광고산업 또한 1인 창업이나 5인 미만 소규모 스타트업이 더 활성화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광고 산업이 크게 타오르려면, 현재 많은 분야의 브랜드들이 적극적으로 해외 진출에 시동이 걸고 있을 때, 한국의 경쟁력 있는 광고회사들이 세계적으로 함께 진출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줘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8. 최지혜 한국언론진흥재단 선임연구원은 연구자이자 전문가 시각에서 양문석 의원이 발의한 ‘미디어광고산업진흥법’과 김승수 의원이 발의한 ‘광고산업진흥법’을 비교 하며 두 법안의 특징 및 쟁점 등을 중심으로 풀어냈다.
우선 최 연구원은 법 명칭과 관련해서, ‘미디어광고산업진흥법’으로 법 명칭에 ‘미디어’를 포함시키고 균형발전 기본계획, 균형발전위원회, 공익적 프로그램 지원을 신설한 것은 전향적 시도이긴 하지만 광고산업을 넘어 미디어 균형 발전에 방점을 둔 것으로 해석될 수 있고, 자칫 광고산업 진흥의 본래 취지가 미디어형 발전으로 희석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법안명과 관련해서는 심사 소위 논의에서 ‘광고산업진흥법’으로 일원화 방안이 검토된 바가 있으므로 명칭 변경에 대한 의견을 덧붙였다.

주무부처 관련 쟁점에 대해서는 “정부조직법 제36조에서 광고 정책은 문체부가 전속 소관”이므로 문체부가 주무 부처가 맞다고 밝혔다. 다만 양문석 의원 안의 ‘균형발전 조항’이 ‘방송광고판매대행 등에 관한 법률’과 일정 부문 중복되는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방송광고판매대행법’의 집행 주체는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다. “현행 ‘방송광고판매대행법’에서 방송광고 균형발전 기본계획과 방송광고균형발전위원회, 공익적 프로그램 지원을 규정하고 있으며, 양문석 의원 안에서도 마찬가지로 제13조에 문체부 장관이 미디어 광고산업균형발전 기본계획을 수립하도록 하고 있고, 제14조에서도 미디어광고균형발전위원회 설치 및 운영, 제15조는 공익적 프로그램 제작 지원은 방송통신발전기금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안이 들어가 있다.” 결과적으로 문체부와 방통위, 과기정통부 간 권한 충돌, 전담 기관과 코바코 간 업무 중복 발생 우려를 제기했다.
법안 심사 소위에서는 이에 대해 문체부가 총괄 부처임을 유지하되 방송·통신 관련 사항은 관련 부처와 협의하도록 하고 별도 위원회 신설보다는 기존 자문 기구 협의체 활용을 검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최 연구원은 “문체부가 주무 부처로 중심을 잡되, 관련 부처 간 거버넌스 메커니즘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하며, “법은 현재 매체 지형을 고정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매체가 등장해도 적용 가능한 원칙을 제시할 수 있어야 지속 가능한 기본법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발언했다.
9. 마지막 토론자로 나선 신원수 한국광고디지털협회 부회장은 두 가지의 ‘관점의 전환’을 강조했다. 하나는 광고산업이 중소기업 산업이라는 점을 명확히 인지해서 진흥법은 99%의 중소광고회사들에 초점을 맞춰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고 또 다른 하나는 AI, 디지털이 전환된 체계에서는 미디어를 넘어서는 유통 구조에서 광고산업을 바라봐야 한다는 것이다. “레거시 미디어는 20%에 불과하다. 이젠 AI, 검색, 동영상, 웹툰 등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광고와 콘텐츠가 함께 유통된다는 현실을 직시하고 이와 함께 광고산업은 글로벌로 나가야 한다. 아마존의 대규모 할인 행사인 프라임데이에서 우리나라 화장품이 판매 1위를 했다는 기사가 심심찮게 나온 것을 본 적 있을 것이다. 대부분 중소기업의 제품들이다. 그러면 중소기업의 광고를 누가 했겠나, 중소광고회사들이 하고 있다.
99%의 중소광고회사들이 기업들과 해외 시장에서 열심히 노력해서 어렵게 (성과를) 만들어가고 있다.” 신 부회장은 광고산업진흥법이 중소광고회사들을 지원하고 육성해서 글로벌로 나갈 수 있는 토대 마련이 중요하고 이를 위해 앞장설 것을 주문했다.
#미디어(광고)진흥재단 설립 기대
토론회는 한 시간 남짓 진행됐다. 양문석 의원은 토론회를 마치기 전 법안명에 ‘미디어’가 들어간 ‘미디어광고산업진흥법’이라고 칭한 이유에 관해서 설명했다. “왜 광고에 집중을 더 안 하냐고 하는데, 정책 결정권자들의 시각에서 볼때, 미디어광고산업이라고 하면, 여기에 광고나 드라마 등 모든 콘텐츠를 포괄할 수 있는 개념으로 보지만, 광고산업이라면 대부분 (제정을) 반대할 가능성이 더 커서다.”
그리고 본인이 발의한 법안이 범위와 규모 면에서 훨씬 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전담 기구 설립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콘텐츠진흥원을 넘어서는 새로운 기구가 만들어질 것이다. ‘미디어진흥재단’ 또는 ‘미디어광고진흥재단’ 으로 새롭게. 그 안에서 데이터가 만들어지고, 데이터를 통해 예산과 지원 영역, 규모가 나올 것이다. (광고인) 여러분이 생각하는 그 이상의 것이 나올 수 있게 판을 크고 깊게 준비하고 있다.” 광고산업 기본법이 통과되기까지 거쳐야 할 절차가 많지만, 양문석 의원은 법안 추진과 관련해 “대통령실과 매우 긴밀히 협의하고 있고, 국가정책과 맞물려 좋은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고 밝혀, 법안 제정이 빠르게 진행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