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잃어버리는 방법
나는 길치였다. 길치였던 사실을 과거형으로 고 백할 수 있는 이유는 스마트폰 덕분이다. GPS만 찍으면 어디로 가야 하는지 내가 서 있는 방향까 지 알려주는 친절한 기술 덕택에 나는 더 이상 길 치가 아니다. 아무리 처음 가는 골목이라도, 아무 리 후미진 곳에 있는 맛집이라도 가장 가까운 길 로 단숨에 찾아갈 수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이 런 생각이 든다. 길을 잘못 든 곳에서 우연히 마주 치는 즐거움들을 죄다 잃어버린 건 아닐까 하는 생각. 어쩌면 나는 더 이상 길을 잃지 않게 된 것이 아니라, 길을 잃어버릴 자유를 빼앗긴 것일지도 모른다.
사보 기고를 부탁받았다. 그것도 자유주제로. 자 유주제라니, 나는 마치 다시 길치가 된 것 같았다. 제아무리 유능한 지도 앱이라도 목적지를 입력하 지 않으면 무용지물인 법이다. 무엇에 관해 이야 기 할까 한참을 고민하다 문제 속에서 답을 찾기로 했다. 자유주제니까 자유. 나는 이번 기고의 목적 지를 ‘자유’로 정했다.
자유로움을 추구하는 건 인간의 가장 큰 본성이 라 했던가, 아니면 인간의 가장 큰 권리라고 그랬 던가. 어쨌거나 자유라는 단어가 주는 무궁무진한 가능성은 광고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원래 가던 길을 벗어난 곳에서 의외의 놀라움을 경험할 수 있듯 크리에이티브라는 녀석도 예기치 않은 곳에 서 찾아오기 마련이다. 자 이제, 우리가 알던 광고 의 지도를 벗어난 크리에이티브의 세계를 자유롭 게 거닐어보자.
[TREND] 길을 잃어버리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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