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고자산은 기말 보유수준 및 장부금액을 경영자의 재량으로 조정할 수 있기 때문에 이익관리 수단으로 쉽게 활용될 수 있는 항목이다. 특히 선행연구들에서는 기업이 기말재고자산을 비정상적으로 변동시켜 당기순이익을 실질적으로 조정한다는 결과가 제시되어 왔다. 그러나 선행연구들은 재고자산을 활용하여 이익을 관리하는 과정을 매출원가 조정의 논리로만 파악하였는데, 재고자산은 매출원가 조정 뿐만 아니라 매출액을 조정하는데도 활용될 수 있다. 따라서 본 연구는 유가증권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기말재고자산의 비정상적인 변동액이 매출액조정액 및 매출원가조정액과 어떠한 관련성이 있는지를 다양한 측면에서 실증 분석함으로써 이익관리 과정에서 재고자산을 활용하는 행태를 보다 구체적으로 파악하고자 하였다. 연구 결과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연구기간 동안 표본기업들은 기말재고자산을 비정상적으로 감소시킴으로써 당기 매출액을 상향조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기말재고자산을 통해 매출원가를 하향조정하는 행태도 나타났다. 둘째, 표본기업들은 매출원가 조정 보다는 매출액을 상향 조정하기 위해 재고자산을 주로 활용하고 있는 실태가 파악되었다. 이는 그 동안 재고자산을 활용한 이익관리를 매출원가 조정의 논리로만 설명하였던 선행연구들의 한계점을 보완한 연구결과라고 할 수 있다. 셋째, 적자회피가 의심되는 기업일수록 기말재고자산을 비정상적으로 감소시켜 매출액을 상향 조정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파악되었다. 또한 대규모상장기업일수록 기말재고자산을 비정상적으로 감소시킴으로써 매출액을 상향조정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파악되었다. 본 연구는 이익관리 과정에서 재고자산의 주된 활용 목적이 매출액조정인지 매출원가조정인지를 실증적으로 파악한 최초의 연구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특히 적자를 회피하고자 하는 상황일수록 또는 대규모상장기업일 수록 기말재고자산을 비정상적으로 감소시켜 매출액을 상향조정하는 결과가 나타난 것으로 볼 때, 이익관리를 위한 재고자산의 주요 활용 목적을 매출원가조정 뿐만 아니라 매출액조정의 측면에서 실증한 점은 선행연구의 범위를 확장한 본 연구의 타당성을 뒷받침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