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으로 1990년대까지는 메이커들이 가진 기술적 특성이 자사 차량에서의 주된 차별화 요인이었으나, 메이커들의 인수와 합병으로 기술적 차별성은 오히려 줄어들게 되었다. 이것은 기존의 브랜드나 메이커들이 그들의 국적(國籍)과 기업철학(企業哲學)을 초월해 상호 강점을 가진 기술영역의 보완적 역할을 통해 차량개발의 효율을 높이려는 전략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이에 따라 제휴기업들은 차량을 구성하는 부품모듈(parts module)이나 플랫폼(flat form)의 공용화(共用化)를 추진하면서, 개별 모델이나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는 오히려 더욱 강조하는 방법으로의 접근이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최근의 경향은 자동차의 디자인아이덴티티 개념을 재정립해야 할 필요성이 있음을 시사해주고 있다. 본 연구에서는 먼저 형태(形態)와 조형(造形)의 개념을 통해 자동차디자인 아이덴티티의 조형과 내용의 연관관계를 살펴보고 자동차의 디자인 특성을 주요 사례들을 통해 고찰하였다. 고찰의 시간범위는 기본적으로는 공식적인 최초의 내연기관 차량이 제작된 1886년 이후부터 2007년 현재까지가 대상이지만, 세부적으로는 20세기 중반 이후가 가장 주된 고찰범위가 된다. 그것은 2차 세계대전 이후 유럽과 미국의 주요 메이커들이 비로소 명확한 정체성을 가진 자동차기술 발전단계에 들어섰으며, 일본의 자동차산업 또한 2차대전 이후 도요타의 「린 프로덕션방식(Lean production)」의 창안으로 고도 성장기를 거쳐 세계적인 수준에 올랐기 때문이다. 본 연구는 자동차디자인 변화를 비교 분석하여 자동차의 디자인아이덴티티 형성의 구조를 규명하는 것이 주된 내용이므로, 자동차의 탄생과 산업적인 발전을 이룩한 유럽(Europe) 국가들과 북미(北美)대륙, 1970년대 이후 급격히 부상한 일본의 주요 자동차메이커의 차량디자인에서 특징 변화를 조형분석의 방법으로 비교?고찰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