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태 전략3본부 전략10팀, kyungtae3.kim@oricom.com
20세기 영화 발달 초기시절, 공산주의자들은 그들의 정치적 이상을 실현하기 위한 대중 계몽(Public Enlightenment)에‘기술복제시대의 예술 작품’이 가장 효과적인 매체가 될 수 있을 것이란 판단을 하였고, 그들의 정치적 선전(Political Propaganda)의 최전선에 영화를 배치하고자 했다.
하지만 그들의 바램과는 달리 자본가들로부터 기술과 자본을 빌려오는 제작 형태를 취해야만 했던 영화는, 대중에게 판타지를 끊임없이 제공함으로써 오히려 20세기 내내 대중의 허구적인 욕망을 채워주는 데에 가장 효과있는 자본주의 재생산을 위한 문화산업의 핵심요소가 되었다.
올 여름‘트랜스포머(Transformers:Revenge of Fallen)’가 다시 돌아왔다. 전작이 만들어낸 폭발적인 기대에 힘입어 미국과 전세계 60여 개국에서 화려하게 개봉했던 이 영화는 전편 못지 않은 거대한 흥행 수익으로 제작자들을 흐뭇하게 해주었다. 하지만, 이들 못지않게 미소를 짓는 사람들이 있었으니, 바로 영화 제작에 투자를 한 기업들의 마케터들이다.
사실, 자동차가 변신하여 로봇이 된다는 영화의 기본적인 아이디어는 영화 제작에 대대적인 투자를 결정한 GM의 Associate Director인 디노 베르나치(Dino Bernacchi)가“그 동안 우리는 자동차가 영웅이 되고, 주인공이 되는 영화를 찾고 있었다 라고 말한 바 있듯이, 이 영화가 GM의 세련된 홍보물이 아닐까 하는 착각마저 불러일으킬 만한 태생적 요소를 갖고 있다.
하지만 이외에도 영화 속 곳곳에서는 Apple과 HP 컴퓨터, eBay와 USA Today, 그리고 Panasonic의 메모리 칩과 길거리의 Burger King 간판, 심지어 큐브의 힘을 빌려 로봇이 되는 X-Box와 Mountain Dew 자판기 등 상상을 초월하는 PPL의 폭격이 러닝 타임 내내 관객을 향해 퍼부어진다.
마케터들의 광고 전략은 영화 속 PPL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영화의 개봉과 맞물려 미국 전역으로 전파를 타고 있는 LG전자의 핸드폰 광고는 영화의 감독이자 제작자인 마이클 베이(Michael Bay)가 직접 연출하고 영화 속 옵티머스 프라임의 성우 역을 맡았던 피터 큘러(Peter Culler)가 광고 속 옵티머스 프라임의 목소리 연기를 맡아 화제가 되었다.
광고의 내용 또한 영화의 스토리를 차용하고 있다. LG전자는 이와 함께, 트랜스포머를 테마로 한 마이크로 사이트를 미국의 통신 회사이자 그들의 비즈니스 파트너인 Verizon과 연계하여 제작, 영화를 통한 광고 효과의 극대화를 노리고 있다.
21세기 영화는 더 이상 정치적 선전을 목적으로 제작되지 않는다. 다만, 문화산업 속에서 존재하는 소비자들의 감성과 욕망을 자극하고 이를 재생산시키는 것에 기여할 뿐이다. 영화를 통해서 대중들은 더 이상 이성적인 계몽이 아닌, 감성적인 충족을 원한다. 그렇기 때문에, 관객들은 영화 속 플롯(plot)의 모순에 대한 비판을 하지 않는다.
어차피 이 영화에서 대중이 바라는 것은 로봇에 대한 판타지이고, 영화 자체의‘질(質)’보다는‘양(量)’일테니 말이다. 바로, 이 코드가 소비자로 하여금 영화 속의 간접 광고와 그 바깥에서 존재하는 광고들에 대한 거부감을 낮추고 기업의 광고를 좀 더 관대하게 받아들이게 하는 요소가 아닐까?
[참고]
. www.imdb.com
. www.uncoverlg.com
. www.boxoffic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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