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ritten by 최숙희(브랜드마케팅연구소선임연구원)
입소문은 제품이나 서비스의 구매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특정 시점에, 특정 제품이나 서비스 혹은 기업과의 의사소통 역할을 하는 입소문은 ‘보이지 않는 네트워크’를 타고 이동한다. 최근 기업들이 ‘보이지 않는 네트워크’에서 브랜드 관리에 심혈을 기울이는 이유는 이 때문이다. 혁신적인 신제품 정보나 충격적인 정보일수록 확산 속도는 더욱 빠르다.
지금은 입소문 마케팅 전성시대
좋은 스토리의 확산은 인터넷이라는 공간에서 더욱 빛을 발한다. 소비자는 인터넷을 통해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정보를 얻음에 따라 의심이 많아지고,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비평도 늘었다. 인터넷이 익명으로 여러 사람의 의견을 공유할 수 있다는 점이 이를 더 부추겼다. 또한 혈연과 지연, 학연 등의 관계 외에도 다양한 커뮤니티를 통한 랜덤 네트워크 등의 인터넷 브리지(Bridge)가 많아졌다.
이처럼 인터넷의 보급으로 입을 통한 구전(Word-of-mouth)¹만큼이나 마우스를 통한 구전(Word-of-mouse)이 중요한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경로로 부각되고 있다. 이메일, 온라인 커뮤니티, 블로그, 메신저 등 온라인 구전이 빠르게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작은 네트워크(Small-world-network)는 정보 확산을더욱 쉽게 해주는 지름길, 즉 허브 역할을 한다.
사례 1 여섯 명 거치면 모두 아는 사람임을 증명한 ‘케빈 베이컨 게임’
스탠리 밀그램의 실험(Six degree of separation)에 의하면, 지구상의 모든 사람은 여섯 단계로 분리된다. 즉, 여섯 명만 거치면 모두 관련이 있다는데, 실제 케빈 베이컨 게임(www.oracleofbacon.org)²을 해보면, 영화배우 전도연은 ‘베이컨 넘버3’라는 결과가 도출된다.
실제 전도연은 1999년에 개봉한 영화 <내 마음의 풍금>에 출현해 이병헌과 연기했다. 이병헌은 <아이 컴 위드 더 레인(I come with the rain)>에 출현했고, 일리아스 코티스(Elias koteas)는 이 영화에 해스퍼드(Hasford) 역으로 출현했다. 일리아스는 핼랜(Harlan) 역으로 2001년에 개봉한 영화 <노보케인(Novocaine)>에서 케빈 베이컨과 함께 출연했다.
케빈 베이컨 게임은 단 몇 개의 다리로도 넓은 세상을 좁게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을 잘 보여준다. 각각의 무리(Cluster)를 연결하는 다리(Bridge)가 넓은 세상을 좁게 만드는 지름길 역할을 수행한다는 것이다. 만약 지름길이 없다면, 정보의 확산은 매우 더딜 것이다.
입소문 마케팅을 위한 실전 전략
전략 1 입소문의 근원지 ‘허브’와 함께 일하라
효과적인 입소문 마케팅을 위해서는 허브를 찾아내고, 이들을 표적으로 삼아 대화 소재를 주고 자극해야 한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의 대표적 빅 마우스(Big Mouth)인 아줌마 10명 중 8명은 평소 입소문을 내며, 아줌마 10명 중 3명은 정보 전달을 위해 일부러 다른 사람을 만나거나 전화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줌마 네트워크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마케팅 사례로 P&G의 보컬 포인트(Vocalpoint, www.vocalpoint.com)를 들 수 있다.
사례 2 아줌마 입소문 활용한 P&G 보컬 포인트
P&G의 청소년 대상 입소문 마케팅 활동은 입소문 마케팅 전담 자회사인트레머(Tremor, www.tremor.com)가 수행한다. 회사 운영 초기 P&G 제품 위주로 활동한 트레머는 현재 P&G 외의 고객사가 다수를 차지할 정도로 시장에서 인정받고 있다.
특히 청소년 대상 입소문 마케팅의 성공에 고무된 P&G는 트레머의 서비스를 ‘엄마들(Moms)’에게 확장하기로 결정하고, 2년에 걸친 준비 끝에 20세 미만 자녀를 둔 어머니 대상의 입소문 마케팅 네트워크인 ‘보컬 포인트’ 전략을 만들었다.5 여성 고객 참여 커뮤니티를 통해 P&G는 주부들이 제품을 사용하며 느끼는 불편함과 개선점을 이야기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이를 아이디어 제공원으로 활용하거나, 신제품 컨셉트 개발이나 출시 전 제품의 개선점을 발견하는 등 프로슈머 조직으로도적극 활용한다.
전략 2 소비자와 가까운 사람의 입소문 ‘로컬 네트워크’를 공략하라
입소문은 제품이 좋아야 한다는 것을 대전제로 한다. 소비자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할 때 품질과 효용에 대한 기대치뿐만 아니라 자신과 가까운 사람의 조언을 귀담아듣는다. 소비자와 가까운 사람들의 입소문, 즉 로컬 네트워크(Local Network)를 활용하는 기업이 늘어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사례 3 로컬 마케팅으로 소비자 참여 유도한 MCI 콜링 서클 서비스
장거리 통신 회사인 MCI(Microwave communications Inc.)는 1990년경 프렌즈앤패밀리 콜링 프로그램(Friends & Family calling program)이라는 로열티 프로그램을 통해 혁신을 이루었다. 이 프로그램에 가입한 고객이 자주 통화하는 가족이나 친구 중 20명을 MCI 고객으로 가입을 유도해 콜링 서클(Calling circle)에 등록하면 그들 간의 통화 요금을 할인 받을 수 있다. 고객이 자발적으로 통화가 잦은 가족과 지인의 MCI 가입을 독려한 덕분에 mci는 당시 이 업계의 절대 강자인 AT&T로부터 수백만 고객을 빼앗아올 수 있었다.
통신사의 경우 소비자가 통신사를 다른 곳으로 바꾸고자 할 때 전환 비용(Switching Cost)이 비싼 탓에 쉽게 통신사를 바꾸지 못한다. 하지만 MCI는 가족이나 연인 등의 로컬 네트워크를 활용해 소비자 스스로 통신사를 바꾸도록 유도한 것이다. 국내 이동통신사 SKT 의 망내 할인 상품인 T끼리 T내는 요금이나 T가족요금제, KT F의 SHOW 맘앤키즈(Mom & Kids) 할인 제도, LGT 가족사랑할인요금제 역시 타깃별 로컬 네트워크를 공략한 사례다.
전략 3 타깃과 가까운 곳에서 입소문을 위한 씨를 뿌려라
소비자 사이에 제품의 서비스에 대한 입소문을 내려면 이벤트, 게릴라 마케팅, 체험 마케팅, 전국 투어, 샘플링, 데모 등 적극적으로 씨를 뿌려야 한다. 입소문의 씨를 타깃과 밀접하게 뿌릴 수 있다면 그 효과는 배가된다.
크리스피 크림 도넛은 점포 인근에서 적극적으로 게릴라 샘플링 행사를 진행한다. 주중 각 점포에 ‘핫 나우(HOT NOW)’ 네온사인이 켜지면 매장 방문객에게 무료로 제품을 나눠주거나, 밀집된 지역의 매장 오픈 때 50명 이상의 회사 동료나 팀과 함께하는 크리스피 타임 등을 마련하는 등 대규모 샘플링 행사를 벌여 매장 영업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타깃과 밀접한 마케팅을 벌인다.
이처럼 샘플링이나 제품 이벤트를 통해 타깃의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행위 이외에도 이메일이나 휴대전화로 연락해 약속장소에 모여 짧은 시간 동안 황당한 행동을 한 뒤 순식간에 흩어지는 ‘플래시 몹(Flash Mob)’을 통해 생활 공간에서 적극적으로 마케팅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전략 4 소비자 감성을 자극하는 ‘이야기’가 있어야 한다
좋은 이야기는 입소문 마케팅의 필수 요건이다. 그것은 기업의 이야기이고 소비자의 이야기다. 영웅과 신비감, 기대감,희소성 등은 스토리 마케팅의 구성 요소다.
사례 4 브랜드 스토리 통해 비전 제시한 라코스테6
1927년 사상 최초로 데이비스컵을 미국에서 가져오면서 테니스의 전설이된 르네 라코스테의 별명인 악어를 로고로 착용한 의류 브랜드인 라코스테(Lacoste)는 1933년 탄생했다. 그해 라코스테는 르네 라코스테가 테니스코트 위에서 클래식 우븐 원단의 긴소매 셔츠 일색이던 당시의 남성 패션계에 지금은 라코스테 클래식으로 불리는 베이식 피케 셔츠로 일대 변혁을 일으켰다. 라코스테의 성공 비결은 진정한 스포츠 정신과 품질, 그리고 품격에 바탕을 두고 있다.
라코스테는 75주년 오리지널 히스토리(Original History)를 통해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는 캠페인을 시도했다. 브랜드의 기원인 테니스 룩을 바탕으로 미래 지향적인 테니스 룩을 선보인 것이다. 브랜드 히스토리(Brand History)를 통해 미래 테니스의 모습을 3d 스폿으로 제작해 표현하는 등 새롭게 도약하려는 라코스테의 미래를 그리는 것이다.
전략 5 스토리는 정직하고 자연스러워야 한다
전 세계 입소문 마케팅 관련 기업과 학자의 모임인 Word of Mouth Marketing Association의 버즈에이전트(BzzAgent) CEO 데이브 볼터(Dave Balter)는 입소문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한다.
“입소문은 지구상에서 가장 강력한 미디어다. 입소문이란 둘 이상의 소비자가 어떤 제품이나 서비스에 관해 실제로 의견을 주고받는 것을 가리킨다. 입소문은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브랜드 전도사(Brand Advocates)가 될 때 비로소 발생한다. 입소문은 제품을 살릴 수도 죽일 수도 있기 때문에 마케터, CEO, 창업가가 꿈꾸는 성배(聖杯)와 같은 것이다. 입소문이 성공적으로 퍼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정직하고 자연스러워야 한다.”
사례 5 실화를 광고 소재로 삼은 서브웨이
대학생 자레드 포글(Jared Fogle)은 몸무게 180kg, 허리둘레 60인치의 심각한 비만에 시달렸다. 어느 날, 그의 의대생 룸메이트는 몸집이 거대한 탓에 그의 발목이 부은 것을 보고 다이어트를 권한다. 이에 굳게 결심한 자레드는 서브웨이(Subway) 제품으로 살을 빼기로 마음먹는다.
점심은 서브웨이 ‘풋롱 베지 서브(a foot-long veggie sub)’ 저녁은 ‘식스 인치 터키 서브(six-inch turkey sub)’를 먹기로 한다. 다이어트 이후 그의 몸무게는 3개월 만에 130kg으로 줄었고 걷기 운동을 병행한 결과 80kg까지 감량하는 데 성공한다.
서브웨이는 자사의 저칼로리 제품을 먹고 다이어트에 성공한 자레드 외에도 세 명의 인물을 활용해 광고를 벌인다. 비만에 대한 사회적 위기 의식과 건강에 대한 관심 고조, 광고 덕분에 서브웨이는 비만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함께하는 기업으로 이미지를 높이는 데 성공했다.종종 광고 역시 입소문에 도움이 되거나, 아니면 입소문의 발원지가 되기도 한다. 네트워크 허브는 특히, 광고에 민감하기 때문에 광고를 통해 입소문에 대한 확신을 심어주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성공적인 입소문을 위해서는 상품의 특성, 고객의 사회적 네트워크(social network)의 특성, 네트워크의 구조, 연결성을 고려해 전개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사실로, 입소문은 우수한 제품의 사용 경험(remarkable product)에서 출발한다는 점이다.
입소문의 생명은 정직이라는 점에서 기업의 마케팅 활동이 어떤 의도성을 갖기 시작할 때 사람들은 떠날 것이다. 중요한 것은 입소문은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고객에게서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1 출처 : www.bizjournals.com/cincinnati/stories/2009/07/13/story2.html
2 출처 : www.oracleofbacon.org/cgi-bin/movielinks
3 서울대학교 경영학부 김상훈교수 롯데 마케팅스쿨 <마케팅개론> 입소문 마케팅 실전 전략 강의 노트 참조
4 <아줌마 앤 더 시티(aj umma & the city)>, 대홍기획 트렌드 리포트
5 KT 경영연구소 발행 <통신시장> 2006년 Vol. 3 일부 참조
6 그림 출처 : www.lacoste-future.com
7 출처 : www.womma.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