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을 돌아보며
2019년 초 당사는 광고시장을 전망하면서, 19년 광고시장은 지상파 중간광고 도입, 모바일의 지속적 성장, DOOH의 본격 도입 등으로 약 5%대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하였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모바일과 OOH의 성장세는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으나, 19년 지상파의 중간광고 도입이 무산되었고, 넷플릭스 등 OTT의 지속적 성장으로 실시간 방송광고는 다른 어떤 때보다 감소폭이 큰 것으로 나타나 결과적으로 2019년 광고시장은 당초 기대 수준에는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여러모로 광고시장의 활력이 아쉬웠던 지난 2019년 각 매체별로 어떤 이슈들이 있었는지 살펴보자.
방송 광고 시장
먼저 2019년 방송광고 시장은 전년 대비 큰 폭의 하락세가 예상된다. 지난 몇 년간 디지털의 성장으로 방송이 계속 위협받은 것은 사실이었으나, 지상파의 하락세에도 케이블과 종편은 꾸준히 성장하여 전체방송광고 시장은 소폭 성장하거나 정체인 양상을 보여왔다. 하지만 2019년 방송광고 시장은 지상파뿐만 아니라 케이블, 종편까지 일제히 하락세를 겪었다. 특히 지상파는 경기둔화와 빅이벤트 부재의 직격탄을 받았고, 넷플릭스와 같은 OTT의 성장, 유튜브 이용증대 등의 영향으로 실시간 시청률이 감소하면서 큰 폭의 광고비 감소세를 보였다. 케이블은 일부 PP(방송채널사용사업자)가 성장세를 보이긴 했으나 전체 케이블 시장의 광고비 이탈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참신한 예능을 선보였던 지상파 계열의 MPP들도 실시간 시청률 하락의 직격탄을 받아 일제히 광고비가 감소하였다. 종편의 경우 채널에 따라 킬러 콘텐츠를 만들어내기도 했으나 전체 종편 시장의 성장을이끌기에는 다소 한계가 있었다. 2019년 방송광고 시장의 가장 큰 이슈는 본격 ‘OTT 서비스의 출범’ 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방송광고시장에 더 이상 성장의 동력이 없다는 판단, 특히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등 외국계 OTT의 국내 진출이 가속화 될 것을 우려하면서 방송은 통신과 결합하여 앞다투어 OTT 서비스를 준비하며 미래를 대비하고있다. 특히 최근 OTT 가입자의 증대로 실시간 시청률이 큰 폭의 하락세를 겪는 것을 목도한 방송사들이 더 이상 손 놓고 있을 수 없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지상파 3사와 SKT가 손잡고 19년 9월 ‘Wavve’라는 OTT 서비스를 출시하였고, CJ E&M과 JTBC도 CJ의 ‘Tving’을 통합 OTT 플랫폼으로 활용하는데 합의하였으며, KT도 단독으로 기존 ‘올레TV 모바일’을 ‘SEEZN’으로 개편하여 단독 OTT 서비스를 런칭하였다. 이렇게 방송과 통신이 앞다투어 OTT 서비스를 출시하는 것은 넷플릭스와 같은 외국계 OTT 서비스의 성장이 무서운 속도로 가속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5년간 주요 방송 채널(지상파 3사+종편 4사+TBN)의 시청률 추이를 살펴보면 월별 등락만 있었지 전체 8개사의 시청률 합산은 큰 폭의 하락세는 아니었다. 하지만 2019년 3월 이후 8개사 시청률은 유례없는 큰 폭의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데 공교롭게도 넷플릭스의 성장세와 그 흐름을 같이 한다.
이런 넷플릭스의 성장세를 자세히 살펴보면 주요 콘텐츠가 국내 런칭하는 시점에 가입자가 큰 폭으로 늘어나는 것을확인할 수 있다. 즉 성공적인 오리지널 콘텐츠가 가입자를 유입시키고 그 가입자들이 지속 OTT 서비스를 유료 구독하면서 OTT 성장을 이끌고, 시청률 하락을 가속화 시키고 있는 것이다.
2021년 경에는 디즈니플러스가 국내에도 본격 서비스되고, 국내 토종 서비스들도 콘텐츠 투자확대, 가입자 유치 경쟁을 벌일 것으로 보여져 당분간 실시간 방송은 이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OTT 성장으로 인해 방송국도 편성의 방향을 조금
씩 바꿔갈 것이다. 최근 숏폼 형태의 콘텐츠가 증대되는 것도, 방송에서 예고편을 내보내고 OTT에서 본편을 송출하는 편성도 OTT 시대가 되면 달라질 방송의 일상적인 모습일 것이다.
디지털 광고 시장
디지털 광고 시장
2018년 처음으로 4조를 넘으며 전년 대비 14% 이상 성장했던 디지털 광고 시장은
2019년에도 성장률이 꺾일 기세를 보이지 않았다. 2019년 디지털 시장은 전년보다도 높은 성장세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유튜브와 같은 동영상 광고가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전체 디지털 광고 시장의 성장을 견인하였다.
이렇게 동영상 광고와 같은 노출형 광고 시장이 성장하면서, 단가 인상과 신규 상품 등이 지속 출시되고 있으며, 주요 노출면을 차지하려는 경쟁도 더욱 가속화 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디지털 미디어에서도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가열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동영상 미디어가 성장하면서 방송사들도 동영상 플랫폼 내 자사의 예능 콘텐츠를 속속 출시하고있다. JTBC의 ‘와썹맨’과 ‘워크맨’, TvN의 ‘나나나 TV’ 등의 예능 콘텐츠들은 2019년 가장 성공한 유튜브 채널 중 하나일 것이다. 이렇게 유튜브와 같은 동영상 플랫폼의 성공을 보면서, 방송 콘텐츠가 속속들이 유튜브에 진출하고 있고 SMR 서비스가 유튜브에도 서비스를 개시하면서 방송광고 규제를 덜 받는 자유로운 콘텐츠 마케팅의 가능성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디지털 동영상 광고는 2022년 경이 되면 전체 디지털 노출형 광고 시장의 50% 이상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방송이 OTT 서비스를 본격 준비하면서 실시간 방송이 약화되면 방송과 디지털은 콘텐츠 경쟁, 가입자와 구독자를 늘리는 경쟁으로 더욱 치열하게 접전할 것으로 보인다.
OOH 광고 시장
방송과 인쇄 등 전통매체의 하락세에도 불구하고 OOH 시장은 DOOH 미디어가 성장하면서 소폭 성장한 수준으로 마감될 것으로 보인다. 모바일의 성장으로 모든 미디어가 위축되고 있지만, OOH 미디어는 이동형 미디어, 극장 미디어라는 특성으로 인해 모바일의 성장세에 비교적 영향을 덜 받는 미디어이다. 여기에 사용자의 모바일과 인터랙션이 가능한 다양한 DOOH 미디어가 등장하면서 성장 가능성이 더욱 큰 미디어가 되고 있다. 앞으로 디지털 기술이 더욱 접목되어 사용자 인식 기술이 향상되고, 지역기반 타겟팅이 되며, 프로그래매틱 바잉 등의 Tech까지 접목되면 OOH는 디지털 시대에 더욱 각광받는 미디어로 거듭날 것으로 기대된다.
2020년을 전망하며
2019년 방송광고 시장이 유례없이 큰 폭의 마이너스 성장을 보이고, 디지털이 큰 폭으로 성장하는 것을 보면서 방송광고의 위기인가 를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그러나 조금 더 들여다보면 방송은 OTT로 전환되면서 디지털화의 첫발을 내딛고 있고, 디지털 광고시장의 성장에 방송콘텐츠가 기여하면서 두 미디어는 같이 성장해 나가고 있는 걸 알 수 있다. 즉 5G 서비스의 성장, 스마트TV의 보급 등으로 방송과 디지털이 점점 더 경계없이 융복합이 되고 있는 것이다. 이제 ‘방송 vs. 디지털’과 같은 이분법적 사고로 미디어를 바라보아서는 안되는 시기이다.
최근 EBS ‘자이언트 펭TV’의 ‘ 펭수의 성공과, 온라인 탑골공원에서 재조명되고 슈가맨에서 활약하며 제2의 전성기를 맞는 가수 양준일을 보면서 드는 생각은 새롭고, 시대에 흐름에 맞는 콘텐츠는 어떤 미디어냐, 어떤 플랫폼이냐를 가리지 않고 살아남는다는 것이다.모든 미디어가 디지털화의 길을 걷는 2020년은 TV의 반격, 라디오의 반격, OOH의 반격을 콘텐츠의 관점에서 지켜보는 재미가 있는 한 해가 될 것으로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