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a Insight 2] 현재 디지털 미디어 플랫폼이 직면한 이슈에 대하여
강신일 제일기획 인터랙티브미디어Q팀 팀장
* 이 글은 인터랙티브미디어Q팀 정선아 프로와 함께 작성하였습니다.
이슈 하나, 보호받지 못한 5천 만 명의 페이스북 사용자 정보
얼마 전 디지털 업계를 떠들썩하게 했던 ‘캠브리지 애널리카(Cambridge Analytica; CA) 스캔들’을 기억할 것이다. 페이스북이 2016년 미국 대선 당시 5천만 명의 개인 정보 유출을 방조하였고, 유출된 정보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선거 캠프에서 불법적으로 활용됐다는 그 스캔들 말이다. 스캔들이 보도된 이후 페이스북 주가는 곤두박질쳤고 페이스북 최고경영자인 마크 저커버그는 미국 청문회에 출석해 공식 사과를 해야 했다. 사실 직접적으로 페이스북이 정보 유출을 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페이스북으로선 다소 억울할 수도 있겠으나 20억 명 이상이 사용하고 있는 거대 미디어 회사로서 개인 정보 관리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까? 이처럼 페이스북을 비롯한 오늘날 디지털 미디어플랫폼은 사용자들의 방대한 데이터를 가지고 적합한 타깃을 얼마나 빨리 찾아서 광고를 보여주는가, 즉 광고 효율성에 중점을 두고 기술이 고도화되고 있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개인 정보를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이 미흡했던 것이 사실이다. 이번 일로 미디어뿐만 아니라 사용자들도 미디어의 서비스를 무료로 이용하는 대신 당연하게 제공했던 내 정보가 어떻게 활용되는지 관심을 갖게 되었고 정보의 소유와 사용에 대해 이의를 제기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이런 사용자의 요구에 따라 앞으로 페이스북이 어떻게 개인 정보를 투명하게 관리해나갈지 주목해야 할 것이다.
이슈 둘, 불법/유해 콘텐츠 논란 속에서도 성장 중인 유튜브
전 세계 사용자를 보유한 디지털 미디어 플랫폼의 타기팅 기술은 날로 발전시켜 왔으나, 개인 정보 보안에 대해서는 미흡했던 것과 더불어 플랫폼 내에서 유통되는 콘텐츠에 대한 단속과 제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점도 아쉬운 점이라고 할 수 있다. 실제로 유튜브에서는 검색 몇 번만으로 어렵지 않게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콘텐츠를 찾아볼 수 있고 창작자의 소유권과 저작권이 보호되지 못한 불법 콘텐츠도 상당히 많이 유통되고 있다. 유튜브에 광고를 하다 보면 광고주가 의도하지 않게 불법적이고 유해한 콘텐츠 앞에 광고가 게재되어 대중과 언론에 많은 비판을 받게 되기도 한다. 불법 콘텐츠의 대표적인 사례는 유튜브에서 유통되는 ‘음원’이다. 유튜브에서 ‘멜론100’이라고 검색해보면 음원 사이트의 재생 화면을 녹화하여 그대로 개시한 동영상을 많이 볼 수 있고 심지어 이런 콘텐츠 앞에 광고가 붙기도 한다. 이런 불법 음원 영상뿐만 아니라 테러조직인 IS의 선동 영상에 영국 정부의 광고가 노출되어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되기도 했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겨울 왕국의 캐릭터인 ‘엘사’가 등장하는 부적절한 성인용 콘텐츠가 키즈 영상으로 유통되어 광고주의 집단 보이콧 선언이 있기도 하였다.
논란 이후, 유튜브는 재발 방지 대책을 발표하였지만 불법/유해 콘텐츠에 대한 논란이 반복되는 것을 볼 때 얼마나 실효성이 있을지는 의문이다. 유튜브가 각종 대책을 적용하고 있지만, 아직 이런 콘텐츠는 교묘하게 존재하고 대다수의 많은 광고주는 위험을 감수한 채 광고를 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현상은 유튜브를 대체할만한 매력적인 매체가 등장하지 않는 한 계속될 것이다.
이슈 셋, 독점되는 디지털 광고 시장 - 구글과 페이스북 그리고 아마존의 성장
여러 논란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의 디지털 광고 시장은 구글과 페이스북의 양강 체제라고 할 수 있다. 2017년 기준 글로벌 디지털 광고 시장에서 구글과 페이스북이 61%를 차지하고 있고, 디지털을 포함한 전체 미디어 광고 시장에서도 25%를 점유하고 있는 것을 볼 때 구글과 페이스북이 디지털 광고 시장을 독점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러한 두 기업의 독점 현상 속에 최근 눈여겨볼 만한 것은 아마존의 약진이다. 이커머스 데이터를 기반으로 광고 사업을 시작하면서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아마존은 미국의 글로벌 브랜드 평가 전문 업체 ‘브랜드 파이낸스’의 <세계 500대 브랜드(Global 500 2018)> 조사에서 브랜드 가치 1위에 올랐다.
아마존의 브랜드 가치를 1,508억 달러(약 163조 8,000억 원)로 평가하였는데 이는 지난해의 브랜드 가치보다 약 42% 오른 수치다. 현재의 구글과 페이스북의 양강 체제가 아마존의 성장으로 삼강 체제로 변화될지 기대가 되는 조사이다. 이렇게 아마존의 가치를 높게 평가한 이유는 아마존이 보유한 데이터의 가치가 반영되지 않았을까 싶다. 아마존의 사용자 데이터는 구글과 페이스북의 사용자 데이터와 다르다. 이를 광고 데이터로써 접근해본다면 페이스북과 구글이 CPVC(Cost Per View/Click)에 최적화된 데이터이고 아마존은 CPS(Cost Per Sale)에 최적화되어 있다. 사용자의 구매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사용자의 구매 패턴까지 파악할 수 있는 매체라면 구글과 페이스북 이상의 성장 가능성이 있는 플랫폼인 것이다. 아마존의 행보가 기대되는 이유이다.
데이터의 종류는 분명 아마존과 구글, 페이스북 간의 차이는 있지만, 중앙화된 서비스를 통해 정보를 수집하고 그 데이터를 기반으로 자신들의 서비스를 확장하고 강화해나가는 공통점이 있다. 이미 수집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플랫폼의 확장은 유저가 이질감 없이 서비스를 즐기며 더 많은 데이터를 남기게 되고 플랫폼은 이를 바탕으로 쉽고 빠르게 성장하기 때문에 현재의 디지털 광고시장에서는 데이터를 많이 가진 이들의 플랫폼들이 더욱 견고해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사용자의 데이터를 단순히 플랫폼 성장과 확장의 도구로 사용한다면 이들의 독점 시대도 영원할 수는 없을 것이다.
블록체인 기술의 등장, 미래 디지털 시장의 판도를 바꿀 수 있을까?
현재 광고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디지털 플랫폼을 가장 긴장시키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블록체인 기술의 등장일 것이다. 블록체인의 장점은 ‘탈중앙화’ 이다. 중앙 서버에서 정보를 독점, 통제하는 구조가 아니라 참여자 모두가 데이터를 공유하고 나누어 저장, 보관할 수 있다. 특정인이 데이터를 조작, 해킹하거나 독점할 수 없는 구조이다. 아직은 태동기 이긴 하지만 블록체인 기술이 탑재된 플랫폼이 등장한다면 현재의 구글이나 페이스북 또는 아마존과는 다른 양상으로 데이터를 보관하거나 활용할 가능성이 크다.
오늘날의 디지털 광고 구조에서는 광고주와 사용자 사이의 수많은 중개자가 존재한다. 페이스북이 대표적인 중개자라고 할 수 있다. 광고주가 페이스북이 제공하는 사용자 데이터를 바탕으로 사용자에게 광고를 노출하면 페이스북이 광고비를 가져가는 방식이다. 그러나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하는 광고 플랫폼에서는 중개자 없이 사용자가 직접 개인 정보를 제공하고 이에 따라 광고주는 타기팅된 광고를 사용자에게 노출하기 때문에 광고비는 사용자가 가상화폐로 보상받을 수 있게 된다. 또한 사용자는 자신의 데이터가 어떻게 사용되었는지 누가 열람하였는지 투명하게 확인할 수 있다.
블록체인의 기술은 디지털 콘텐츠 유통 시스템에도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유해 콘텐츠의 원천적인 봉쇄는 어렵겠지만 적어도 음악, 영화, 사진 등의 문화 콘텐츠의 저작권 보호와 관리는 블록체인 기술로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콘텐츠 정보를 블록으로 생산하여 관리하게 되면 소유와 사용을 정확하게 추적할 수 있기 때문에 불법 콘텐츠 유통을 방지할 수 있고 이로 인해 창작자에게 더 많은 보상이 가능해진다. 이런 기술의 진보는 자연스럽게 디지털에서 소비되는 콘텐츠의 자정 효과를 가져온다. 건전한 콘텐츠가 유통, 소비되는 디지털 생태계가 구현되는 것이다.
이처럼 머지 않은 미래에 블록체인은 디지털 미디어 생태계에 큰 변화를 줄 것이다. 어쩌면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모바일 광고 시장이 순식간에 폭발적으로 성장한 것처럼 빠르고 급속도로 다가올지 모르고 현재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플레이어들 외 전혀 새로운 강자가 나타날 수도 있다. 그러한 변화가 내가 몸담은 광고 대행사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게 될지는 알 수 없으나 곧 다가올 미래에 디지털 미디어 업에서 대행사가 입지를 굳건히 하기 위해서는 어떠한 대비가 필요할지 많은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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