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사장을 들어서는 순간 하얀 기저귀를 찬 아기가 걸음마를 시작하는 비주얼이 압도적이었다. 2014년에 설립되어 첫 행사를 가졌던 DigiAsia의 두 번째 행사 메인 비주얼이다. 이제 2살이니 발걸음을 내딛을 수 있다는 상징적인 표현인 셈이다. 오프닝 행사 영상물에서도 동일한 컨셉으로 일관된 메시지를 참가자들에게 전달하였다. DigiAsia는 우리에게 매우 생소하다. 그야 그럴 수밖에 없는 게 이제 두 번째 행사가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전 세계에 많은 디지털 행사가 있음에도 DigiAsia는 나름 독자적인 운영철학을 갖고 있는 듯했다. 아시아광고연맹(AFAA)의 공식행사이고 대만광고대행사협회(TAAA)가 주도적으로 진행하는 DigiAsia의 금년도 주제는‘Social Next’이다. 소셜미디어가 우리의 일상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 이해하고 이러한 변화에 앞서 나아가기 위한 의미에서 주제를 선정한 것이다. 행사 프로그램을 들여다보니 정말 여러 분야를 소셜미디어와 연결시켜 하나씩 하나씩 연관성을 살펴보면서 행사 참가자로 하여금 총체적인 관점을 형성할 수 있게 해주고 이를 통해 인사이트를 도출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어떻게 보면 DigiAsia는 디지털 지식포럼 성격에 가까운 행사라고 느껴진다. 짧게나마 지면을 통해 참관했던 몇몇 프로그램들의 일면을 소개해 본다.
1일차 Social x Creative
첫 세션은 혁신(Innovation)에 대한 이야기였는데 태국 디지털광고협회장인 Supachai Kid Parchariyanon가 스토리텔러로 무대에 섰다. 그는 디지털 기술을 접목한 성공적인 프로젝트 사례를 소개하면서 중개인 역할을 하는 대행사 비즈니스는 위축될 수밖에 없겠지만 혁신을 통해 비즈니스를 새롭게 디자인하여 사업의 지속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주장하면서 행사 도입부를 빛냈다.
인지화(Cognifying) 세션은 인공지능(AI)이 현재 어디까지 와있고 앞으로 어디까지 발전할 수 있는가에 대한 믿음을 들려주었는데 여러 가지 재미있는 사실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 1982년 미국 카네기멜론대학에서 개발한 코카콜라 자판기가 세계 최초의 인터넷 연결 기기라는 점과 컴퓨터가 딥러닝(Deep Learning)을 통해 Chess, Jeopardy 우승자들을 눌렀고 이제는 비즈니스에 대한 분석력도 향상되어 개별 국가별 사업을 컴퓨터가 완전히 이해하는 데 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고 하니 놀라울 따름이다.
2일차 Social x Technology
2일차에는 좀 더 세분화된 영역의 이야기들이 전개되었다. 우선 디자인과 관련한 세션에서 ‘타이베이 스마트시티 프로젝트’가 소개되었는데 디자인은 삶을 편리하게 환경을 아름답게 하는 데 목적이 있다. 소셜미디어는 단순히 정보를 교환할 뿐만 아니라 좋은 디자인 아이디어나 창조적 변화들을 수집하고 공유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이 세션에서 보여주었다. 필자는 안타깝게 3일차 행사는 참관하지 못하였다. DigiAsia의 또 하나 특징은 ‘디지털 매칭 스테이지’라고 하는 프로그램으로 3일차에 진행되었다. 좋은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는 벤처기업들이 투자가들을 대상으로 무대에 올라 투자 유치를 위해 자사의 상품을 소개하고 투자자들과 매칭을 이루는 것이다.
디지털 행사답게 행사장에는 아시아의 많은 젊은이들이 모여들어 경청을 하였다. 2회 행사까지 모두 타이베이에서 진행되다보니 아시아 행사로 알려지기엔 부족함이 있었던 것 같다. 아시아광고연맹에서 3회 행사부터 새로운 변화와 시도를 해나가겠다고 하니 보다 많은 아시아인들이 함께 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