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ave in Marketing] Build up Identity 가장 이상적인 형태의 브랜드 찾기

재테크의 세계에서 하수는 ‘돈을 더 많이 버는 것’에 몰두하고, 선수는 ‘돈을 불필요한 곳에 쓰지 않는’ 사람이며, 고수는 ‘돈을 잘 관리해서 큰돈을 만드는’ 사람이라고 한다. 마케팅의 세계에서는 어떤가? 3% 이하의 경제 성장률이 현실로 드러나고 있는 저성장 경제(Slow Economy)에서는 이제 고객 수를 늘리려는 촉진과 프로모션 활동은 하수의 것이다. 세분 시장 마케팅을 통해 틈새시장을 발견하고 고객을 재정의함이 선수의 활동이라면, 거기에서 한 발짝 더 나아가 ‘우리는 누구인가’ ‘우리는 무엇을 추구하는가’와 같은 질문에 정확한 대답을 가지고 있고, 자신들이 추구하는
핵심 가치를 고객뿐 아니라 내부 종업원, 협력업체, 투자자, 지역 사회에 이르기까지통합적으로 관리하는 사람이 진정한 고수다.

최적의 아이덴티티를 가진 브랜드로, 이데아를 구축하라
필자는 최근 학계와 업계 두 분야에서 개발, 활용되고 있는 국내외 다양한 브랜드 구축 모델 40여 개를 검토하고 분석했다. 그 결과 소비자 지향성과 브랜드 관리자 지향성 양자를 혼합해 최고의 아우라 브랜드를 구축하는 과정을 4단계로 설명하는 브랜드 이데아(Brand Idea) 모델을 제안한다. 브랜드 이데아란 ‘브랜드의 가장 이상적인 형태’로 현재 자신의 브랜드를 ‘아이덴티티(Identity) 구축-차별화 (ifferentiation) 달성-감성적 애착(Emotion Bonding)-아우라(Aura)’의 I - D - E - A 4단계로 발전시킨 것이다. 자신의 무형 자산 잠재 가치(한국디자인진흥원 홈페이지에서 측정 가능)를 극대화한 최고 수준의 브랜드 형태를 지칭하는 말이다.
브랜드 이데아를 구축하는 일은 한마디로 자신에 대해 자신이 정의하는 브랜드 아이덴티티(Brand Identity)와 조직의 이해 관계자가 우리에 대해 연상하는 브랜드 이미지(Brand Image)를 일치시키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작업이다. 이 같은 맥락에서 자신의 브랜드 정체성을 구축하고, MVVS(Mission, Vision, Value, Slogan)를 이해 관계자와 효과적으로 커뮤니케이션하는것이 바로 아이덴티티 마케팅이라 정 의할 수 있다. 정리하면 아이덴티티 마케팅이란 자신의 정체성을 재구축(Renewal)하고, 자신의 핵심 서비스를 브랜딩하며 스토리를 개발해 체계적으로 전파하는 일련의 활동을 말한다.(아래 그림 참조)

기업의 정체성을 재구축하기 위해서는 현재 자신의 회사 홈페이지 ‘About Us’에 명시한 관련 정보를 살펴본 후 CEO와 임원, 팀장들과의 인터뷰 등을 거쳐야 한다. 그를 통해 빈도수와 연결성 등을 고려한 종합적인 의미의 네트워크 분석(Semantic Network Analysis)을 거치면 정체성을 나타내는 키워드와 노드 워드(Node Word: 키워드와 가장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는 단어)를 찾을 수 있게 된다. 이 분석 과를 바탕으로 아래의 MVVS를 새로 정비할필요가 있다. 저성장 경제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명확한 브랜드 정체성(MVVS)을 구축한 기업들만이 자신의 개성과 차별성을
유지하면서 장기 생존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

브랜드 재구축의 네 단계
① 미션(Mission)미션은 ‘당신의 존재 이유는 무엇인가’에 대한 대답이다. 우리가 누구인가를 한마디로 나타내는 자기 정의라고 할 수 있다. 미션은 현재와 미래를 동시에 지향해야 한다. 존재의 이유를 정할 때는 너무 쉽게 달성하는 수준이 아닌 원대한 꿈이 담긴 수준으로 해야 한다. 그래야 모든 조직 구성원과 외부 관계자가 회사의 현재, 그리고 향후 나아갈 방향이 무엇인지를 알 수 있다. 세계적인 제약 회사 글락소스미스클라인 (GlaxoSmithKline)의 미션은 ‘Do More, Feel Better, Live Longer’이다. 단순히 미래에 이루고자 하는 비전이 아닌 강력한 미션을 내세워 조직 구성원의 행동을 이끄는 지침으로 삼는 것이다. 가장 21세기적인 기업으로 평가받는 스타벅스의 사명서에는 ‘To inspire and nurture the human spirit, one person, one cup and one neighborhood at a time.(인간 정신에 영감을 불어넣고 더 풍요롭게 한다. 이를 위해 고객 한 분, 음료 한 잔, 이웃 한 분에게도 정성을 다한다.)’는 미션이 담겨 있다. 스타벅스는 허먼 멜빌의 소설 <백경(Moby Dick)>에 나오는 일등
항해사 스타벅(Starbuck)의 이름에서 기업명을 따왔다. 스타벅이 커피를 좋아하는 데서 유래했다고 알려진 스타벅스의 사명서를 보면 단순히 돈을 받고 커피를 파는 공간이 아니라 인간의 정신에 영감을 불어넣는 공간으로 만들겠다는 분명한 의지를 알 수 있다.

② 비전(Vision)
비전은 ‘당신이 달성하고자 하는 바가 무엇인지’에 대한 대답이다. 이것은 한마디로성공을 위한 조감도다.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의 저자
켄 블랜차드(Ken Blanchard)는 21세기 기업의 진정한 경쟁력은 ‘확실한 비전’에서 나온다고 말했다. 또 비전에는 ‘의미 있는 목적’과 ‘미래의 청사진’ ‘분명한 가치’라는 세 요소가 담겨야 한다고 강조한다. 비전은 분명한 비즈니스 목표를 말하며, 구체적인 숫자로 표현될 때가 많다. 예를 들면 ‘Global Top 5’와 같은 목표나 ‘매출 200억원 달성’ 등이 비전에 들어갈 수 있으며, 확실한 목표를 설정하기 위해서는 연도가 함께 기록될 수도 있다.

③ 가치(Value)
가치는 조직이 추구하고 숭상하는 핵심 개념이다. 기업과 경영진이 추구하는 가장
중요한 가치를 흔히 핵심 가치(Core Value)라고 한다. 현장에서 종업원이 추구해야 할 가치는 업무 가치(Work Value)라고 한다. 자본주의 4.0 시대에 사는 우리는 ‘공유가치(Shared Value)’의 개념을 이해해야 한다. 자본주의 4.0 시대에는 기업의 목적이 재무적 수익 추구가 아니라 공유 가치 창출로 전환된다. 공유 가치는 사회적 발전과 경제적 이익의 상관관계를 파악하고, 기업의 경쟁력 강화 및 공동체의 사회적 환경을 개선하는 정책, 경영 방식 등을 동시에 추구하면서 구현할 수 있다. 공유 가치는 기업뿐 아니라 정부와 비영리 조직에도 동일하게 적용되며, 자연과 지역 그리고 모든 주민이 함께 사는 지속 가능한 경영을 추구하기 위한 필수 개념으로, 조직의 아이덴티티 리뉴얼 작업에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④ 슬로건(Slogan)
정보 홍수 시대에 슬로건은 핵심적인 브랜드 아이덴티티 구성 요소다. 효과적인 슬로건은 미래 지향적이고 창의적이며 반복해서 되뇔 때 기분이 좋아지는 느낌을 줄 수 있어야 한다. 이는 브랜드 론칭에서부터 시작해 반복적이고 일관성 있게 진행돼야 한다. 브랜드 네임만의 독특한 운율이나 음을 포함해 CM송이나 징글(Jingle)을 적극 활용함이 보다 효과적이다. 슬로건도 브랜드이기 때문에 더 나은 방향으로
지속적인 리뉴얼을 해야 한다. 내부의 변화가 고객을 이끈다 정체성이라는 개념은 사실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지극히 추상적으로 느껴질 수도 있다. 명확하지 않던 기업의 정체성을 M-V-V-S에 따라 재정립하는 작업은 일반적인 브랜딩 이상의 기대 효과를 가져온다. 단순한 매출 증가를 목적으로 하던 프로모션이 지금까지의 마케팅을 지배했다면 이제는 고객과 지역 사회 가치를 창출하기 위한 조준 사격을 해야 하는 시대다. 그리고 그 방법으로는 기업의 정체성을 체계적으로 명문화하는
아이덴티티 마케팅이 적합하다. 공자는 <논어>에서 ‘근자열원자래(近者說遠者來)’
라고 말했다. ‘이웃에 있는 백성을 기쁘게 하면 먼 곳에 있는 백성도 그 소문을 듣고
찾아온다’는 뜻이다. 이것은 아이덴티티 마케팅의 효과를 가장 상징적으로 담은 말이다. 조직 구성원과 임원진, CEO에 이르기까지 기업 내부의 미션과 비전, 가치와 슬로건을 공유하고 굳건히 한다면 브랜드 이데아는 강력한 힘으로 고객을 이끌 것이다.

서용구
숙명여자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며, 독특하고 날카로운 시각과 세밀한 연구로 브랜드 마케팅 분야에서 입지를 굳혀왔다. 저서로는 <IDEA> <브랜드 아우라의 비밀> <보이지 않는 기업 성장엔진 : 디자인-브랜드-명성> <브랜드 마케팅> 등 다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