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이 광속입니다. 지난 5월 시작한‘AE의 아침’이 벌써 12월 호라니…. 노란 개나리를 보며 설레던 시절에서, 금방이라도 눈이 올 것 같은 쌀쌀한 계절이 돼버렸습니다.
이 칼럼을 화려하지는 않지만 20년간의 A E 생활 동안 느끼고 경험한 것들에 대해, 진솔하게 대화하고 공유하자는 뜻으로 시작했습니다.
며칠 전 올해 최고의 문화 아이콘 싸이와 마돈나의 퍼포먼스를 봤습니다. 지금은 올드 스타라고 치부될 수 있겠으나, 마돈나는 누가 뭐래도, 최소한 저에게는 8·90년대 팝의 아이콘이자 최상의 자리에 위치한 스타였습니다. 과거의 기억들이 주마등처럼 스치면서 추억에 젖어 보는 순간이었죠.
이제는 명실공히 글로벌 스타가 된 싸이와 같은 무대에서 공연을 하고 있는 마돈나를 보니 정말 느낌이 묘했습니다. 그 묘한 감정의 근원은 두 스타를 보는 (정서적) 거리의 차이에 있다고 볼 수 있을테지요.
마돈나에 환호하던 시절엔 접하는 매체와 대상에 대한 정보가 단선적이고 제한적이다 보니 그만큼 정서적으로 느끼는 거리도 멀 수밖에 없었지요.
거리가 멀다는 것이 어쩌면 더 위대하고, 더 경외로운 존재로 보게 하는 기제가 됐을 겁니다.
하지만 싸이의 경우는 다릅니다.그를 만날 수 있는 매체가 무수히 다양해졌을 뿐 아니라, 원하면 언제든 다시 보기가 가능하고 내용에 대한 다양한 피드백까지 가 능한 시대에 만난 스타라 그런지 실제보다도 가까 운 거리에 있는 듯합니다.
제가 참여한 소주 브랜드의 바이럴 영상이 그 좋은 예가 아닐까 싶습니다. 실제하지 않지만 같이 있는 듯한…. 그만큼 우리가 사는 시대는 거리와 시간과 공간이 다양한 미디어의 발달로 인해 자유자재로 그 규모와 부피가 커졌다 작아지고, 가까워졌다 폭넓어지는 등 입체적으로 변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참, 어딘가 모르게 아쉬움이 남는 건 왜 일까요? 우리를 둘러싼 환경의 빠른 변화가 주는 환호성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여전히 외로워하고 마냥 행복하지만 은 않습니다.
어쩌면 결국… 가장 중요한 ‘거리’는 디지털 미디어의 발달로 인해 우리가 편해진 업무나 생활에서의 시간과 공간의 거리가 아니라 지금 내 앞에 있는 당신과 나의 ‘마 음’의 거리가 아닐까 싶습니다.
우리가 하는 일도 요즘 강조하고 있지 않나요? 진정성에 대하여!
재미난 것은 기술이 첨단화되면 될수록 정서를 촉촉하게 하는 장치가 더 요구되고 정교화 돼가고 있는 것 같아요. 사람과 기계의 차이가 바로 이 부분일거라 생각합니다.
여러분, 날씨마저 추워진 12월 한 달만큼은 서로서로 가까이 마주하고, 대화하고, 온기를 나누며 나도 모르게 멀어진 ‘마음’의 거리를 좁히는 훈훈한 계절이 되었으면 좋겠네요.
[AE의 아침] 마음의 거리를 좁히는 계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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