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대한민국의 화두는 누가 뭐래도 ‘소통’이 아닐까 한다. 소통이라는 화두는 정치권에서는 물론 내가 다니는 직장에서도, 그리고 우리 집에서도 모두가 소통을 말하며 소통을 원하고 있다. 이렇게 우리 사회의 최고의 화두인 소통을 가능하게 하고 소통을 촉진시키는 데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것이 Social Network Service다. SNS는 수백 미터 상공에 떠 있는 크레인에서 홀로 1년을 버티게 할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다.
SNS는 실로 시공을 초월한 소통의 도구인 것 같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SNS에 몰입하며 지금의 시대를 SNS시대라고 하는 것 같다. 아마도 SNS가 이러한 소통이라는 시대적 요구를 해결해 줄 수 있는 가장 큰 이유는 SNS를 사용함으로 인해 청중이 더 이상 일방적으로 정보를 받는 입장이 아니라 정보를 재해석하고 여기에 자기의 생각을 덧붙여 많은 사람들에게 전달할 수 있는 정보창조 및 정보 전달자가 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것 같다.
이는 곧 청중이 더 이상 청중으로 머무는 것이 아니라 미디어 역할을 함께 함으로 인해 생각과 감정을 불특정 다수와 공유할 수 있다는 특징이 아닐까 한다. 이를 필자는 미디어와 오디언스를 결합한 미디언스라고 부른다.
적극적인 여론 창출자들
SNS 사용자가 우리나라에서도 이미 500만 명을 넘고 있는데 이러한 사용자의 숫자보다 더 중요한 것은 SNS를 사용하는 사람들의 특성이다. 이들은 ‘앞장서려는 성향 또는 생각한 것을 직접 실행에 옮기는 실행력이 일반인보다 몇 배 더 높은 사람들’이다. 이들은 어떠한 사건에 대하여 자신의 의견을 블로그나 유튜브 등 동영상에 올려서 전파하는 실행력이 일반인에 비해 훨씬 높다고 한다. 이 의미는 시청률 같이 ‘몇 %의 국민이 SNS를 활용하게 되었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들의 현실 참여와 의견 주도 능력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500만 사용자들 중 절반만이 실제로 SNS의 적극적인 사용자라고 하여도 이미 적극적인 정보 창출자 및 여론 선도자가 200만 명이 넘는다고 볼 수 있다.
또한 더 재미있는 변화는, SNS를 통해 미디어가 된 이들은 ‘공인으로서의 미디어가 아니라 개인으로서의 사적인 미디어’의 성격이 짙어 그들은 객관적 정보를 감성과 태도가 섞인 드라마로 만들어 전파 할 가능성이 높다. 이로 인해 정보와 감성이 섞인 드라마가 있는 정보가 대중을 보다 쉽게 설득시키고 공감을 일으킬 수 있다.
요새 우리 젊은이들에게 급격히 퍼지고 있는 괴담 스토리 현상도 이런 힘에 의해 가능한 것이 아닐까 한다. 여기서의 초점은 이러한 미디언스 시대에 경영과 브랜드 커뮤니케이션이 제대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패러다임을 버리고 새로운 패러다임을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제 기업이 더 이상 정보를 통제할 수 없게 되었다는 측면이 중요한 이유 중 하나다. 즉 알릴 것은 알리고 피할 것은 피할 수 있는 상황이 이제는 더 이상 가능한 상황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는 곧 기업의 모든 비즈니스 행위가 원하던 원하지 않던 간에 커뮤니케이션 효과를 갖게 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변화로 인한 문제는 사후적 여론관리라는 것이 매우 힘들어 졌다는 것이다.
따라서 미디언스 시대에 기업경영 차원에서 새롭게 고려해야 할 중요한 경영 대상은 기업의 모든 경영행위에 대한 커뮤니케이션 효과를 인정하고 이를 전사적 경영전략 차원에서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바로 커뮤니케이션과 경영의 결합적 사고가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하며 이를 진화된 IMC 버전으로 필자는 ‘통합 브랜드 커뮤니케이션 경영 (Integrated Brand Communication Management : IBC경영)’으로 명명하였다.
기업이 의도하지 않은 커뮤니케이션도 관리해야
이러한 IBC 경영 패러다임으로의 변화는 기업의 커뮤니케이션 전략의 대폭적인 수정이 불가피함을 의미한다. 그 대표적인 변화 방향이 과거의 커뮤니케이션 문제가 ‘기업에서 의도한 커뮤니케이션을 어떻게 잘 할 것인가?’하는 것이었다면, 이제는 기업에서 ‘의도하지 않은 커뮤니케이션까지도 어떻게 잘 관리할 수 있을까?’하는 것에 더욱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변화는 구체적으로 커뮤니케이션 각 차원에 변화를 요구하는데 첫째는 커뮤니케이션 내용 차원에서의 변화이다. 기존의 커뮤니케이션 내용이 제품 마케팅 차원에 국한된 것 또는 제품 마케팅과 기업 홍보가 분리되었다고 한다면 이제는 마케팅과 경영전반에 걸친 내용이 모두 동시에 고려되어야 함을 의미한다. 둘째로 커뮤니케이션의 타깃 측면에서도 더 이상 제품의 소비자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일반 공중과 내부 기업의 이해 관계자가 모두 포함되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며 이것은 코틀러가 말하는 마켓 3.0과도 일맥 상통한 내용이다. 세 번째는 커뮤니케이션의 형식 측면의 변화인데, 앞서 언급된 커뮤니케이션의 목적과 내용, 그리고 타깃의 변화는 기존의 ATL 중심의 커뮤니케이션이 아니라 ATL과 BTL의 구분이 없는 TTL(through the line)이라는 미디어 중립적 커뮤니케이션의 변화가 필연적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아울러 이러한 커뮤니케이션 관리의 변화로 인해 클라이언트와 광고회사 모두에 있어서 새로운 형태의 관리 조직의 변화의 필요성이라는 이슈가 발생된다. 클라이언트에 있어서는 커뮤니케이션 관리를 지금과 같이 한 부서에서 관리하는 것이 아니라 전사적 차원에서 관리되어야 하는 기업전략 중의 하나로 보아야 하며 광고회사 역시 전통적인 ATL, BTL의 구분된 조직이 아니라 브랜드나 경영컨설팅, 그리고 PR 같은 새로운 기능을 포함하여 ATL과 디지털 및 BTL 등의 기존 기능의 물리적인 통합을 넘어선 화학적 통합 조직이 필요한 시점이다.